스위스

스위스에서 가장 예쁘다는 뮈렌마을(Murren / 해발1634m)

배흘림 2018. 9. 22. 15:59



뮈렌마을에서 빈터렉을 지나 그루지알프까지 하이킹

(2018. 8. 1)


아름다운 스위스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뮈렌(Murren)이 가까이 있어서 마을 구경에 나섰다.


뮈렌이 Best of Best라는 얘기인데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스위스에서 볼 수 있는 그저 평범한 풍경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예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아름답다는 소문에 기대가 너무 컸던 데다

운해가 끼어 우중충하고 가랑비마저 오락가락한 날씨 때문이었으리라






2주일 동안의 알프스에서 머무는 도중 날씨는 매우 좋았는데

낮에는 체르마트에서의 첫날과 이날 딱 이틀만 가랑비가 내렸다.


난 여행을 가면 날씨운이 좋은 아니 거의 비구름을 멀리 보내는 능력의 보유자로

오죽하면 가는 곳마다 비가 와서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에세이집까지 펴낸

탁재형PD도 네팔 ABC 트레킹을 함께 했을 때 내게 패배를 인정할 정도였으니 말이다.ㅎㅎ



아뭏든 트리멜바흐폭포에서 나오니 날씨는 흐리지만 비는 그쳐 있었다.

트리멜바흐폭포에서 슈테헬베르그 (Stechelberg / 해발 867m)까지는

2.5Km로 걸어서 30분가량 걸렸다.






슈테헬베르그는 쉴트호른 (Schilhorn / 해발 2970m) 전망대로 오르는

케이블카 탑승장인데 도착할 무렵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쉴트호른은 영화 007시리즈 제 6탄 여왕폐하대작전의 촬영지 중

하나라는데 우리는 뮈렌까지만 가고 쉴트호른에는 아예 갈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사진도 없어서 스캔한 케이블카 티켓으로 대신했다.

  

뮈렌까지는 케이블카 요금이 11프랑(12,500원)이었고

케이블카는 김멤발트(Gimmelwald / 1367m)를 거쳐 뮈렌에 도착했다.





뮈렌 마을길





아이거(Eiger)와 묀히(Monch)가 보인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아쉬운 대목이다.





빙하를 당겨서 한 컷






가랑비가 계속 내려서 풍경 감상 겸 휴식으로

에스프레소를 한 잔 하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뮈렌은 다른 마을들과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아뭏든 날씨 탓으로 돌리고 뮈렌은 체르마트처럼

내연기관 자동차는 출입이 제한된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도 차를 아래에 주차시키고

케이블카나 열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날이 조금 갰을 때 파노라마로 한 컷






집인지 호텔인지 바로 옆에는 산양(?)들이

풀을 뜯어먹는 목가적인 풍경이 그려졌다.






이 지역 사람들은 사냥으로 잡은 동물의 머리로 벽을 장식한다고 들었는데

아마 그런 것이지 않을까 강력하게 추정해본다.




앗! 얘네들은 사냥으로 희생돼 건물 벽에 머리만 걸려 있는 산양들의 친구? 후손? 














뮈렌역

뮈렌에는 그루지알프까지 다니는 기차역과 슈테헬베르그에서 쉴트호른까지 다니는

케이블카 뮈렌역 등 두 가지가 있는데 두 역 사이는 도보로 10분(?) 가량 걸렸다.





뮈렌에서 라우터브루넨까지는 기차로 갈 경우 그루지알프에서

케이블카로 환승을 해야 하는데 요금은 11프랑이었다.


원래는 뮈렌마을을 둘러보고 그루지알프까지 하이킹을 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하이킹을 접었고 비가 그치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표소에 가서 기차표를 환불해 달라고 부탁했다.


설마 환불을 해주랴 싶었지만 처음에는 안된다고 하더니

하이킹으로 가려고 한다니까 조금 귀찮은 표정으로 환불을 해줬다.






세 명이 올라왔는데 친구는 여행 내내 고산증과 시차 적응에

애를 먹었는지 피곤하다며 그냥 기차를 타고 갔고

우리 부부는 한적한 기찻길 옆을 룰루랄라 하며 하이킹을 시작했다.(15:30)






주민들인데 개를 산책하며 걷는데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우리는 굳이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




아늑한 숲 사이도 지나고













야생화도 보고 담고






동물들의 통행을 제한(?)하는 문도 통과하고






빈터렉(Winteregg /1582m)역을 지났다.(16:20)







다음날이면 언제 다시 볼지 기약할 수 없는

아이거와 묀히, 융프라우를 실컷보며 걸었다.






이 포인트에서는 아이거와 묀히가 거의 정면으로 보였다.


그루지알프(Grutschalp / 1487m)역까지 걸어 도착했다.(17:00)

1시간 30분 가량이 걸렸고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9프랑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에는 Freeride-Trail이라고 쓰여 있어서

무료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자전거의 경우 무료라고 했다.


공부 못하는 애들이 시험볼 때 "~~이 아닌 것은?" 이런 문제에서

출제자의 의도와는 반대로 맞는 것을 답이라 하듯이 내가 꼭 그 경우였다.


뮈렌역에서 11프랑을 환불받아 9프랑을 지불했으니

결국 1시간 30분을 걸어 2프랑(2,300원)을 번 셈이었다. ㅋㅋ


그러나 알프스의 호젓하고 비마저 내려 인적마저 뜸한 숲길을

부부 단 둘이서 전세 내서 걸었으니 이 또한 좋은 추억으로 남으리라.





퐁듀(Fondue / 1인분:19프랑)



스위스 레스토랑 물가가 비싸다고 해서 레스토랑 이용을 극도로 자제했는데

알프스에서의 마지막 날인만큼 스위스의 전통음식인 퐁듀(Fondue)를 먹었다.


퐁듀는 산간지방에 사는 주민들이 한겨울에 먹을 양식이 없을 때

끓인 치즈에 꽁꽁 얼고 말라버린 빵을 찍어 먹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야 입맛이 워낙 글로벌해서 역한 치즈 냄새는 견딜만 했지만

이 집만 그런 건지 아니면 다 그런 건지 너무 짠맛에 힘들었다.






치즈에 담가 먹는 빵은 리필이 가능했다.

 




우린 4명이라 퐁듀 2인분에 스테이크와 스파게티를 각각 1인분씩 주문해서 먹었다.





스파게티







전체 상차림







알프스에서의 마지막 날이 마침 스위스 독립기념일이라

밤에는 마칭밴드, 불꽃놀이 등의 행사를 해서 함께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