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 3박 4일 여행기

배흘림 2018. 8. 13. 10:50


아들 덕에 다녀온 제주여행

(2018. 4. 2. ~ 4 .5)


남미여행에서 돌아온 지 채 한 달도 안돼 네팔 트레킹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네팔행을 통보한 다음날 갑작스레 장인상을 당해 장례를 치른 후

네팔행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였다.


휴일에 갑자기 아들 녀석이 점심을 먹자더니 봉투을 내밀면서

회사 제휴 리조트에 예약을 해놨으니 결혼기념일에 다녀 오란다.


남미에 다녀온지 불과 한 달, 아직 네팔에는 가지도 않았는데 오자마자 제주에 다녀 오란다.

이렇게 되면 백수생활이 길어진다니까 어차피 백수일 때 많이 돌아다니란다.

웃어야 할지?


그렇게 네팔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서 항공권과 렌트카 예매 등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가족의 경우 제주 여행을 할때는 계획을 세워 진행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출발 직전에 항공과 숙박을 예약을 하고 떠난 경우가 많았다.


출발 전날 모든 예약을 하고 간 적도 있었고 심지어는

당일 새벽에 이른 오전 비행기 편만 예약하고 집을 나선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은 꽃님의 회사에서 오전 근무를 하던 중에

갑자기 부서 직원들 모두 휴가를 가라고 한 적이 있다.

미리 통보를 하지 않은 회사를 원망하며 퇴근한 꽃님과

우도에 가기로 하고 항공과 펜션 예약을 일사천리에 마쳤다.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니 다른 직원들은 갑작스런 휴가에 모두 방콕했는데

우린 우도에 다녀 왔다니 다들 놀라더라고......






제주에서의 첫 일정은 꽃님의 숙원이던 한라산 등산

제주에는 제법 다녀 왔건만 꽃님은 한 번도 오르지 않았고

나 역시 회사 연수 덕에 단 한 번 올랐던 한라산이었다.


제주 시내 작은 호텔에 짐을 맡기고(07:30)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가기로 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시내버스를 네 번 이용했는데 버스기사님들이

갈아탈 버스 번호와 정류장 위치까지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셔서

 매우 편한 여행이 됐고 기사분들의 직업정신에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제주터미널에서 버스를 환승해 성판악에는 8시 30분경 도착했고

휴게소에서 김밥 등을 사고 준비를 마친 후 출발했다.(09:00)





날씨는 매우 좋았으며 진달래밭대피소에는 11시 20분 경에 도착했고

진달래대피소의 매점이 폐쇄된 상태라 미리 컵라면과 온수를 챙겨갔다.


10여분 휴식을 하고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데 등산로에는 잔설이 쌓여 있었다.

바로 전날까지는 아이젠을 착용해야 할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는데

하루 사이에 눈이 많이 녹아 굳이 아이젠까지 필요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다.(12:40)







진달래대피소를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서서히 흐려지더니

정상부에 도달하니 구름이 끼었다 걷히길 반복했다.

정상에서는 사진 촬영 등으로 40여분을 머무르다

관음사코스로 하산을 시작했다.






등산로 주변에는 고사목 군락지가 있었고

관음사코스는 성판악코스와 달리 군데군데 아이젠이 필요한 구간이 있었다.





얼마 전에 다녀온 남미 알티플라노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 풍경에 매료되기도 했다.





기암과 운무가 빚어낸 그림










까마귀들의 경호(?)를 받으며 점심을 먹고 관음사에 도착했다.(17:20)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니 제주대학교 행 버스가 바로 왔다.


그날 친절한 버스 기사님들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지만 배차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바로 탈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다.

아마 천사같은 꽃님 덕택이리라 믿는다.  






하산 후 AJ렌트카에서 차를 빌린 후 호텔로 가서 맡긴 짐을 찾고 오라성에서 저녁을 먹었다.

렌트카 요금은 비수기 적용이지만 3월말보다는 조금 올라 2천 CC 기준으로

48시간에 자차까지 모두 적용되는 보험으로 89,000원이었다.


2진으로 제주에 온 꽃님 직장 후배들을 밤 10시 경 공항에서 픽업한 뒤

서귀포의 숙소에 늦게 체크인을 하고 여장을 풀었다.

  





세째날에는 흐드러지게 핀 유채를 배경삼아 기념사진도 찍고

해안도로 위주로 다니면서 비자림을 산책했다.

 





해안도로는 성산~종달리~세화리~평대리~김녕 구간을 다니며 해안 풍경을 즐겼다.









앞에 보이는 섬이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우도







넷째 날이자 마지막 날은 전날 밤에 강정마을 회집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두고 와서 이른 아침에 산책삼아 차를 가지러 나섰다.







이명박 정권 시절 해군기지 건설의 순수성이 의심됐던

강정기지의 아픔은 아직 남아 있었다.






누구를 위한 방어 기지인지? 누구의 이익을 위한 기지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가족이 해체됐고

마을공동체는 반목하고 분해됐고

구럼비는 산산조각났고.......






체크아웃 후에는 가랑비가 내려서 주로 실내 위주로 다녔다.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인 서연의 집 카페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들렀고

사진 찍는다는 이들은 한 번씩 들러 담는다는 광치기해변을 끝으로 3박 4일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