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쿠스코 아르마스광장에서의 신년맞이 행사

배흘림 2018. 3. 31. 11:34




잊지못할 2017년의 마지막 밤

(2017. 12. 31)


마추픽추에서 내려온 후 아구아깔리엔떼스에서 4시 12분 기차를 탔고

오얀따이땀보에서 버스를 이용 쿠스코 San Augstin 호텔에 도착하니 밤 8시 30분이 됐다.





호텔 식당에서 부페식으로 저녁을 먹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나갔다.

쿠스코 아르마스광장의 야경은 가스등 불빛과 성당이 어우러진

잔잔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해서 삼각대까지 준비해서 갔다.





그러나 사람들 사는 세상은 비슷한 법

쿠스코 역시 새해를 맞으려는 사람들로 아르마스광장은 북적대기 시작했다.





더구나 새해를 맞아서인지 가스등 아래 기둥에

조명을 설치해 은은한 맛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몰려들기 시작하고 페루사람들도 폭죽놀이를 좋아 하는지

여기저기서 쉴 새없이 폭죽이 터지고 불꽃이 하늘로 날아 올랐다.





이쯤되면 조용히 야경을 감상하기는 틀렸고 같이 즐기기로 했다.

마침 옆에 친구들이 자기들이 피카츄라면서 사진을 찍으란다.

역시 남미답게 쾌활하고 열정적인 젊은이들이었다.





11시쯤 되자 수 만명의 사람들로 아르마스광장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거기에 비례해서 폭죽 터지는 소리도 늘어만 갔다.


그리고 어디에선가 응원가 비슷한 힘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거의 배틀이 붙듯이 여기저기서 춤과 노래가 계속 이어졌다.


아마 축구에 열광적인 페루사람들의 응원이 저러리라.

국가대표팀간 축구경기가 있는 날은 평소에 밀리던 도로마저

한산해 진다더니 아르마스광장에서 그 느낌을 잠시 맛봤다.






어느 중년부부가 우리에게 다가와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Happy New Year! "를 한국말로 알려 달라고 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알려줬지만 발음하기를 어려워 해서

간단하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열 번 정도 가르쳐 줬지만

역시 우리말 발음이 어려운지 따라하기 힘들어 했다.





11시 50분 경이 되자 모두 스크럼을 짜고 아르마스광장을 돌기 시작했고

새해맞이 행사는 우리네처럼 관 주도로 하지 않고 어떤 사전행사도 없었다.

그저 해마다 그랬다는 듯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형태로 물 흐르듯 이어졌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죽과 노래로 매우 거친 듯하지만 소란은 없었다.

단, 인파가 몰리니 우리는 미리 소매치기에 철처히 대비를 하고 나갔다.





산동네에서도 불꽃은 쉬지않고 하늘로 날았다.

어쩌면 빈민들에게는 새해 희망을 갈망하는 놀이가 아닐까?








좁은 틈을 비집고 야마도 새해를 맞으러 나오셨다.

물론 주인이 돈벌려고 끌고 나왔을테지만......

 



우리가 페루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쿠스코 San Augstin Eldorado Hotel


조작실수로 세이프티 박스가 작동을 안해서 도움을 요청했었다.

아르마스광장으로 빨리 나가려는 나는 마음이 급했지만

직원들은 남미 특유의 느긋함으로 내 속을 태웠다.

그러나 그들은 매우 친절했다. ㅎㅎ


다음날인 2018년 1월 1일 라파스행 비행기가 7시 50분 출발이라

아르마스광장에서 아쉬움을 접고  0시 30분 에 호텔로 돌아왔는데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신년맞이 행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2시까지는 음악소리에 쿵쾅거렸는데 아르마스광장에 가지 않고

호텔에 머물렀어도 어차피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

그리고 평생 잊지못할 2017년의 마지막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