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아름다운 마을 친체로 (Chinchero)

배흘림 2018. 3. 24. 15:49



직물이 유명하고 아름다운 마을, 친체로

(2017. 12. 30)


이날은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하는 날인데 전날 삭사이와망을 다녀온데다

방향이 반대인 피삭을 포기하는 바람에 일정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느긋하게 8시에 출발하여 친체로 마을로 향했다.


성스러운 계곡 (Valle Sagrado de los Incas)피삭에서부터

우르밤바, 오얀따이땀보, 아구아까리엔떼스 등을 거쳐 마추픽추까지 이르는 계곡을 말하며

곳곳에 피삭과 친체로, 모라이, 살리네라스, 오얀따이땀보 등의 잉카유적지가 있어서

마추픽추에 가는 여행자라면 세트메뉴처럼 꼭 들러야 할 여행지이다.





친체로 마을에 거의 다가갈 순간 가축들이

도로를 점령하여 길을 열어줄 때까지 잠시 기다려야 했다.





이 집은 동물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당나귀부터 돼지, 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친체로에서 만난 야마, 언제 봐도 이쁜 야마

근데 넌 모델이 직업이면서 왜 그렇게 지저분하니?





이 분들은 집 안에서 알파카 제품 만드는 방법을 시연하고 제품도 판매하려고

우리에게 열심히 호객을 했지만 미안하게도 우린 그냥 안녕 ~~

그래도 그 특유의 환한 미소로 가는 길을 가볍게 해 주셨다.


사실 우리가 남미에 한 번 가기도 어려운데 이들을 두 번 본다는 것은

우주를 돌던 우주선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질 확률만큼이나 낮을텐데

이들은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이고이 웃으며 보내 주셨다.


사실 가이드가 정한 집이 따로 있는지라 우리는 그저 따라서 갈 뿐~~






가이드가 이끄는 집으로 들어서니 옥수수, 레몬, 소금, 명반, 화산재 등

각종 염색재료를 늘어 놓고 설명을 시작했다.


염색재료는 화학물질은 전혀 없고 모두 천연재료를 사용하는데

혼합하여 모두 24가지의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시어머니인지? 친정 엄마인지? 는 알 수 없지만

친체로 마을에서는 도제식교육으로 기술을 전수한다고





먼저 알파카 털로 실을 뽑는 과정를 잠시 보여줬다.





그리고 이름을 잊었는데 마같이 생긴 것을 강판에 갈고

체로 거른 다음 지저분한 알파카 털을 담가 헹구니




원래의 지저분 했던 알파카 털과는 확연히 다르게 깨끗해졌다.





그리고 선인장에 기생하는 하얀색 벌레 코치니아를 잡아서 사용한다.





셔터스피드가 느려서 사진이 흔들렸지만......

하얀색 벌레 코치니아를 올리고 터트리니 이렇게 붉은 염료가 됐다.





이 염료로 알파카 털로 만든 실을 염색하는데

루즈처럼 입술에도 바를 수 있다고 한다.

벌레란 게 찜찜하지만 천연 화장품이다.




잠시 가볍게 전통댄스도 보여주고






알파카 제품을 파는데 질이 좋았다.

우리는 쿠스코 산페드로 시장에서 알파카스웨터를 두 벌 구입 (55솔)했지만

여기서 다시 알파카스웨터 한 벌을  50 Sol에 구입했다.





이제 친체로 마을을 둘러보는 길

쭉 뻗은 언덕 길에 잘 놓여진 배수로가 눈에 띤다.


그리고 오르다 보면 길 양 옆으로는

토산품과 기념품을 가게와 노점상들이 있다.





친체로의 작은 성당인데 좀 더 시간을 내서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성당이었다


성당 내부는 사진촬영금지라 아쉬웠지만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벽에 있는 프레스코화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아침부터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급기야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손님을 맞으려 이제 막 좌판을 깔던 노점상들은 미처 깔기도 전에 덮기 바빴다.


내가 가는 길에는 비가 없으니 그냥 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내가 에스파냐어를 할 줄 모르니......원




성당이 외관도 예쁘다.














언제 조성된 다랭이밭일까?

아뭏든 정리가 무척 잘 돼있다.





농지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

잉카에 오니 모든 바위들이 예사롭게 보이질 않네 ㅎㅎ





배수로에 왜 이런 문양을 넣었을까? 무슨 의미일까?

나처럼 장난 좋아하는 잉카인의 소행일까?





친체로를 떠나며 케츄아족이자 친체로가 고향인 가이드 삐끼 씨한테들은 얘기

페루정부와 친체로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공항을 지으려 하며

이에 땅을 가진 자들은 개발호재를 발판삼아 한몫 잡으려 하고

뜻있는 환경보호론자들과 소시민들은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친체로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 하는데

현재 친체로에서 진행되는 얘기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얘기와 너무나 흡사해 안타까웠다.





참으로 평화로운 광경인데 개발논리에 저 동물들도 살기 힘들어지겠지?

여행자 입장에서야 접근성이 좋은 공항이 생기면 반겨줄 일이지만

이 지구란 곳은 인간 만의 소유물은 아닐텐데 말이다.





내가 가는 길에 감히 비를 뿌려?

몇방울 떨어지던 비가 금세 그치니 대지에서 수증기가 솟구쳐 오른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햇살이 강하고 수분이 매우 빨리 증발하고 건조해지나 보다.

젖었던 비포장도로도 금세 말라 뽀송뽀송~~아니 곧 흙먼지를 날릴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