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Cataratas del Iguazu)

배흘림 2018. 6. 28. 14:20


세상 모든 삼라만상을 빨아 들일 듯한 악마의 목구멍

(2018. 1. 17)


이구아수에서는 이틀의 일정으로 첫 날은 이구아수 폭포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브라질 쪽의 이구아수를 감상했고

둘째 날은 악마의 목구멍으로 대표되는 아르헨티나 쪽의 이과수를

 본 후 보트투어가 포함된 마쿠코사파리도 즐길 예정이었다.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쪽 이과수와는 달리 단체로 투어를 하기로 했다.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에 있는 호텔을 10시에 출발해서 브라질 출국심사를 받고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 입국 심사를 받은 후 이구아수로 향했다.


투어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갈 때는 이와 역순으로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다만 우리는 버스 안에서 대기하고 모든 수속은 가이드가 대행을 해줬으니 다행이었다.

개별 여행자들은 차에서 내려 줄을 서고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던데

어쩌면 그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여기면 위안이 되리라

 





입구로 들어가서 Sendero Verde (Green Trail) 길을 따라 10여분 걸으니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el Diablo)로 가는 작은 열차를 타는 곳이 나왔다.


물론 기차는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방문의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지

기차를 타야만 악마의 목구멍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철로 옆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탈 기차는 12번 열차인데 아마 이날 12번째 운행하는 열차였을 것이다.







기차를 1시간 가량이나 기다리는데 날씨는 덥고 습하고 쉴 곳도 마땅치 않아

지루해 하며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예쁜 꼬마 아가씨의 재롱이 작은 즐거움을 줬다.






기차를 기다리고 타는 곳이니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에 비례해

당연히 먹을 거리가 많을테니 코아티 무리들이 몰려 다녔다.

다른 짐승들은 인간들을 피하는지 보이지 않던데

유독 코아티들만 인간의 음식에 집착했다.

 





음식 주인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코아티가 테이블 위의 음식을 공략했다.

우산으로 탁자를 치고 위협을 해도 꿈쩍도 않고 원래 제 것인 양 먹어댔다.






테이블에 올라 온 코아티의 표정이  "어서 빨랑 내 놓으셔." 다.

이건 뭐 완전히 공갈, 협박하는 수준이다.


공원을 관리하는 아가씨가 긴 나무 막대기에  빈 생수통을 끼우고

위협도 하고 쫓아 내지만 코아티들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음식을 두고서 지들끼리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괴성을 질러가며

쫓고 쫓기며 싸우는데 공포스웠고 한 여성은 공격을 받아 작지만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 녀석은 새끼들까지 데리고 와서 애원한다.

제발 ~~  Please

아니 여긴 남미니까 에스파냐어로 Por favor





지겨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우리 차례인 12번 기차가 들어왔다.






기차는 10여분 달려 종점에 도착했고

악마의 목구멍이 가까워졌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는 데크의 출발점






세계적인 관광지인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강물은 황토빛이다.









이게 강인지? 바다인지?





드디어 보이는 악마의 목구멍 상류


이구아수( Iguazu)의 'I'는 '물"이고 'guazu'는 '큰'이라는 뜻이니

폭포의 규모에 비해 너무나 소박하게 그저 이름이 "큰물"이다.

어쩌면 성의없이 대충 갖다붙인 느낌도 든다.


우리는 웬만한 다리면 이름에 모두 대교를 붙이는데

백령도의 그 작은 다리를 백령대교라 불러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었는지......






악마의 목구멍을 즐기는 사람들






폭포의 장대한 물살은 큰 굉음과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며

이 세상 모든 것을 흡입할 듯한 기세다.

우주에는 블랙홀이 있고 지구에는 악마의 목구멍이 존재한다.


이 자리에서 1분 동안 내려다 보고 있으면 근심이 사라지고

10분 동안 내려다 보고 있으면 온갖 시름이 잊혀지고

30분 동안 내려다 보고 있으면 영혼을 빼앗겨

폭포로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고 해서

'악마의 목구멍'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보트투어 선착장


점심을 먹은 후 오후에는 마쿠코사파리(Macuco Safari)를 즐겼다.

점심은 국립공원 내의 매점에서 엠빠나다 등으로 가볍게 해결했다.

 

마쿠코사파리는 1톤(?) 트럭의 짐칸을 개조해 좌석을 배열한 후

 밀림을 지나며 동식물을 관찰하고 보트투어로 마무리 짓는 투어다.






폭포를 향해 출발


보트를 타기 전에 가방 등을 담으라고 마대자루를 하나씩 나눠준다.

핸드폰은 방수팩을 사용하고 카메라 등은 비닐로 잘 싼 다음 마대자루에 넣으면 좋다.










사진만 본다면 충주댐 유람선에서 보는 풍경이라 해도 믿겠다.









점점 다가가니 무지개가 우릴 반겨줬다.






전날에 이어 이틀 동안 무지개를 실컷봤다.










파도가 넘실넘실~~

예전 SBS 개그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배는 난파선처럼 위태로워 보이지만 안전하다.






폭포를 향해~~





폭포 속으로~~






이구아수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의 3개국에 걸쳐 있는데

국경에 따라 275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폭은 자그마치 3Km, 평균낙폭은 64m, 최대낙폭이 82m니

무려 25층 빌딩의 높이에서 물을 쏟아붓는 거다.







배가 폭포 속으로 잠시 들어가 폭포수를 맞는데 나도 모르게 할렐루야를 외쳤다.

더운 날 폭포 샤워에 너무 시원해서 나도 모르게 그만......

교회를 다니지도 않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