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 Buenos Aires)

배흘림 2018. 6. 19. 17:25


하루 동안 이곳저곳 살펴 본 부에노스 아이레스

(2018. 1. 15)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Buenos는 좋은, Aire는 공기의 뜻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머무는 시간은 2박 3일이지만

실제로 투어가 가능한 시간은 하루에 불과했다.


게다가 치안이 좋지 않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동양인 둘이서 밤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할테니

실제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한 나라의 수도이자 볼거리 많은 대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단 하루 만에 볼 수는 없을테니 모든 것을 보려는 욕심은 버리고

 동선도 최대한 줄여 갈 수 있는 데까지 하루를 투자하기로 했다.


먼저 여자의 다리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8시에 호텔 인근에 있는

Carlos Gardel 역에서 B노선(빨강) 지하철을 타고 Florida역까지 갔다.


Carlos Gardel은 프랑스에서 온 이민자로 유명한 탱고음악가인데

이 지역이 탱고로 유명한 코리엔테스 지역이라 그이 이름을 붙인 듯


마침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시간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민들의

출근 시간대여서 일터로 가느라 분주한 모습이 우리의 일상과 같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지하철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운행을 시작한

백 년이 넘은 유서깊은 지하철이고 현재 다섯 개의 노선이 운행 중이다.





 Basilica de Nuestra Senora de la Meroed


파사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박한 아름다움을 지녔고 사전을 뒤지니

Basilica(대성당), Nuestra(우리), Senora(숙녀). Meroed(자비)란 뜻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남미의 파리라고 부른다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오자 마자 정말로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인도 한복판을 점령(?)하고 있는 노숙자들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혹시 불쾌하고 불미스런 일에 말리지 않기 위해 서둘러 그들을 지나쳤다.






CCK (문화센터)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화의 수준이 매우 높고 풍요롭다고 한다.





Monumento a Juana Azurduy (후아나 아수르두이 기념비)





Puente de la Mujer (여자의 다리)


탱고를 추는 여인의 모습에서 착안해 건설한 다리로

세계 최고의 다리 중 하나로 꼽는다는데 내 눈이 이상한 건지

안목이 없는건지 탱고와는 전혀 관계 없고 그저 평범한 다리로 보였다.






대서양으로 연결되는 라플라타 강변에는 요트들이 닻을 내리고 쉬고 있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이 배가 박물관이라고 한다.





Obelisco

Plaza de mayo (5월광장) 주변의 대통령궁인 Casa Rosada

대성당 (Catedral Metropolitana)을 둘러보고 Obelisco로 향했다.


오벨리스크는 1936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건설 4백 주년을 기념해 세웠고

높이는 67.5m로 내부에 있는 206개 계단을 오르면 꼭대기까지 도달할 수 있다.







사실 오벨리스크에 간 목적은 오벨리스크 주변에 있는

Tickets Buenos Aires를 찾아가기 위함이었다.


티켓 부스에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공연 티켓을 판매한다.

티켓을 50%를 할인해 준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간 거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은 티켓부스를 열지 않는다고 했다.








맥 빠지는 순간 배가 슬슬~~ 급×이 나오려고 했다.

그래서 무작정 호텔 간판을 보고 들어가 리셉션에

가서 화장실 사용을 청했더니 흔쾌히 승낙해줬다.


시원하게 일을 봤으니 친절한 호텔의 이름을 기억하련다.

센트럴 파크 프라자(Unique Executive Central) 호텔을





9 de Julio Ave (7월 9일가)

1816년 에스파냐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해 이름붙인 도로

이 도로가 세상에서 가장 넓다는 도로인가?







일을 본 후 리셉션에서 탱고쇼 공연장을 물어봤더니

호텔 근처에 있는 포르테노 극장을 알려줬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면 1순위로 `잔혹한 힘`이란

뜻을 가진 Fuerza Bruta 공연을 보려고 했었다.


만약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이 여의치 않을 경우 플랜 B로

탱고쇼를 보려고 했는데 마침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팀이

해외 공연 중이라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은 관람이 불가능했다.


차선으로 탱고쇼는 토르토니와 포르테뇨 둘 중 하나를 보려고 했기에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시간이 밤 10시 15분 시작이라 너무 늦었다.

식사는 8시 30분부터 시작하고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입장료는 30달러였다.







이번에는 Cafe Tortoni에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입구에 노인네들이 줄을 서 있었다.


물어보니 카페 입장를 위한 대기줄이었고 우리는 탱고쇼

티켓 예매를 하러 왔다고 양해를 구한 뒤 카페 안의 매표소로 갔다.

탱고쇼 매표소는 카페를 가로질러 가야해서 좀 애매하긴 했다.


카페는 1858년부터 시작된 역사가 깊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지녀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쉽고 음료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었다.







카페 토르토니에서는 적당한 시간대인 밤 8시에 공연을

시작한다고 해서 예매를 했다.(1인 450페소 / 24달러)

한국에서는 보통 공연이 8시에 시작하므로 좋은 시간이었다.


카페에서 차를 드시던 한국인 부부를 만났는데 호텔을 통해서

다른 극장의 탱고쇼를 식사 포함 110달러에 예약을 마쳤다고 했다.


우리가 예약한 금액을 알려주니 깜짝 놀라며 예약한 탱고쇼를

취소하고 카페 토르토니 공연을 보겠다면서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결국 그분들은 예약했던 공연티켓을 취소하고

밤에 카페 토르토니의 탱고쇼를 즐겼다.







예매를 하고 나니 바로 옆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

카페 토르토니의 공연장이 작다는 블로그 글이 있어서

이곳이 공연장인 줄 알았는데 정작 공연장은 지하에 있었다.






이 공간은 카페 토르코니의 역사를 간직한 작은 갤러리다.















카페 토르토니를 나와 La Estancia에 가서 아사도로 점심을 먹은 후

Galerias Pacifico (갈레리아스 빠시피코 백화점)으로 갔다.






Galerias Pacifico


갈레리아스 빠시피코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큰 소리를 질렀다.


난 위급한 환자가 발생했는 줄 알고 가까이 다가가니

소매치기로 추정되는 청년을 눕혀 놓고 건장한 남성 세 명이

 발로 머리와 손, 발을 밟고 경찰에 신고를 하고 있었다.


길바닥에서 밟혀 있는 범죄자의 왜소한 몹집과

곱상한 외모 때문이지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산티아고에서의 위조지폐 사기가 떠올라 화가 나기도 했다.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데 아주머니가 DSLR 카메라를

조심하라는 주의를 주길래 번역기를 통해 방금 전

백화점 밖의 상황을 알려주니 놀라워했다.






갈레리아스 빠시피코 백화점은 백 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고

천장화가 박물관 수준에 달한다고 하던데 찾아 간 보람이 있었다.


















백화점 지하에는 전세계 음식을 파는 푸드코트가 있다.

우린 점심으로 아사도를 먹은 뒤였고 날이 더워

2층에 있는 별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El Ateneo Grand Splendid

엘 아테네오 서점은 오페라극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서점으로 개조한 곳이다.





예전 1층 객석은 서고로 탈바꿈했고 무대는 카페로 변신했다.






천장의 프레스코화





고풍스럽단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무대는 카페로 변신했고 그 자리에 서니 지휘자 내지는 협연자처럼......






엘 아테네오 서점의 음반판매코너





한때 재즈를 공부했던 아들 선물로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의 CD를 구입(299페소 / 17,000원)





웃지만 웃는 게 아녀...


시원한 파타고니아에 있다가 갑자기 변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더운 날씨 때문이지 아니면 하루종일 걸어서인지 꽃님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갈레리아스 빠시스코 별다방에 이어 서점 카페에서도 휴식을 취했다.

오렌지 쥬스 2잔 170페소 / 9달러)






예약해 둔 탱고쇼를 보러 카페 토르토니로 가야할 시간,

원래 계획은 국회의사당(Congress)와 꼴론극장, 레골레타묘지,

말바미술관까지였으나 애초부터 무리였기에 여기서 중단하기로 했다.


Callao역에서 지하철 D노선(녹색)을 타고

Catedral역에서 A 노선으로 환승하고 Piedras 역에서 내렸다.


마침 카페 토르토니는 출구 바로 앞에 있어서 편리했고

공연이 끝나고 걸어갔더니 굳이 환승을 하지 않아도 됐다.


지하철 역에서는 환승을 하는데 퇴근시간이어선지 혼잡했고

환승통로는 사람들로 메워져서 우리는 인파에 떠 밀려갔다.


오래된 지하철이라 에스컬레이터도 없는데 아기 엄마는

아이를 안고 계단을 내려가고 남편은 유모차를 들고서

어찌할 줄 몰라하고 있는 젊은 부부를 목격했다.


그 친절하던 남미인들도 도움은 커녕 자기 갈길만 가기에

다가가서 유모차 한 쪽을 들고 같이 내려갔다.


승강장에 다 내려서니 고맙다면서 말도 통하지 않지만

목적지를 물어보고 환승 방법 등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고마웠다.





카페 토르토니 앞으로 뉘신지 모르겠다.






토르티니에서의 탱고 공연은 해설 겸 가수가 진행을 맡고

10명 가량의 무용수가 클래식 탱고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포르테뇨라든가 다른 극장의 탱고 공연들은 출연자도 많고

현대풍으로 진화시킨 탱고라는데 감상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


 




이민자들의 향수와 항구 노동자들의 애환이 뒤섞여

탱고라는 관능적인 춤이 탄생했고

탱고는 하층민들의 삶을 지탱하는 원천이 됐다고 한다.


공연은 1시간 정도로 탱고를 오래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부족한 시간이겠지만 우리에겐 적당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밤 9시 40분,

덥고 힘들었지만 치안이 나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세 번의 지하철과 도보를 이용한 안전하고 즐거웠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