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Ushuaia)

배흘림 2018. 6. 13. 14:49


편안한 휴양지 우수(雨水)아이아

(2018. 1. 12~1. 14)


우수아이아에서는 첫째 날을 빼고 둘째 날 오전과

우리가 떠나는 셋째 날 새벽부터 오전내내 비가 내렸다.


강한 바람과 함께...그러나 소나기는 아니었고

촉촉하게 적시며 분위기를 띄워주는 비였다.


그래서 우수아이아의 이름을 비와 물이 많다하여

내 맘대로 우수(雨水)아이아이름 지었다.






남미 여행 중 여러차례 비가 왔지만 대부분 우리가 움직일 때는

내리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우수아이아에서만 우산을 사용했다.






우리 숙소는 우수아이아의 한쪽 끝 귀퉁이에 있었다.

숙소를 나오면 바로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무슨 기념탑인지는 모르지만 숙소에서 바다로 가려면

이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 길이 지름길이었다.





정박해 있는 거대한 크루즈선





여행안내소

여행안내소 부근에는 시티투어버스와 시티트레인 출발지가 있고

펭귄섬 투어와 내셔날파크 투어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도 있다.





여행안내소에서 여러가지 자료도 챙기고 우수아이아 스탬프도 찍었다.






우수아이아에서는 이틀 동안 땅끝투어와 펭귄투어 등을 하지 않고

쉬면서 이리기웃 저리기웃거리고 구석구석 발길 닿는대로 움직였다.

시티트레인 투어만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만족스러운 여정이었다.


우수아이아에서는 정적인 여행이었던 반면에 역설적으로 역동적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우수아이아에 머무는 순간에도 다시 올 날을 꿈꾸고 있었다.







우리가 포기했지만 문의는 했던 투어들을 정리하면 두가지였는데

1. 땅끝을 다녀오는 내셔날파크 투어는 입장료(350페소) + 기차(850페소)

+ 투어비용 (1,100페소) = 총 2,300페소 (133,000원)를 요구했다.


2. 비글해협투어는 바다사자섬과 등대(영화 해피 투게더 촬영지)를

돌아보고 오는 3시간 짜리 투어가 1,300페소 (70달러)였고

비글해협 투어에 펭귄섬 1시간 짜리 트레킹을 추가하는

총 7시간 투어는 2,700페소(156,000원)를 요구했다.


그런데 비글해협 펭귄섬 투어는 모객이 원활하지 않자

2천 페소 이하로 떨어졌고 펭귄섬을 상륙하지 않고

배에서 내리지 않을 경우 1,500페소로도 가능했다.


내셔날파크 투어는 특별히 볼 것도 없는데 가격이 비싸서 포기했고

비글해협은 평소 바람 많고 파도가 높아 멀미를 할 가능성이 높다하여

꽃님을 위한 배려로 나스카 경비행기에 이어 포기한 투어 종목이었다.


비글해협은 종의 기원을 저술한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1809~1882)이

연구를 목적으로 타고 다녔던 배의 이름인 비글호에서 따온 것이다.






우수아이아도 칠레 푼타 아레나스처럼 펭귄이 주요 관광상품이다.


푼타 아레나스가 칠레의 남극으로 향하는 관문이라면

우수아이아는 아르헨티나에서 남극으로 가는 관문이다.





아기를 내려다 보는 어미 펭귄의 모습이 비록 인형이지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펭귄관련 상품들이 다양하면서 많았고

푼타아레나스에서 구입한 것과 똑같은 것이

우수아이아에도 있었는데 가격은 우수아이아가 비쌌다.


기념품 가게에서 90페소(5,200원) 짜리 작은 기념품과

엽서(40페소)를 구입했다.


엽서는 아래 그래피티가 있는 건물인 우체국에서 보내면 된다.

굳이 땅끝 내셔날파크까지 갈 필요는 없다. (우표값은 별도 )





우체국 건물 하단의 그래피티


우수아이아는 마젤란해협의 남쪽에 있는 섬으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는 최남단 오지다.


그런 지형적 특성상 우수아이아는 범죄자들을 격리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 아르헨티나 정부는 정치범과 중범죄자들의

교도소 및 유배지로 활용하였고 현재는 그래피티, 죄수박물관 등

박물관들이 곳곳에 산재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죄수의 눈빛이 그윽하면서 너무 잘 생겼다.

죄수를 이렇게 멋지게 그려도 되는 거야? ㅋㅋ





Monumento Galicia en Ushuaia

직역하면 "우수아이아의 갈리시아 기념비"인데 내용은 모르겠다.





남미 독립의 영웅 산 마르틴 장군 동상









우수아이아의 다운타운













공원






공원 한 켠에 있는 컨테이너 건물 안에는

무명의 작가들이 만든 악세사리 등을 팔고 있었다.


그중에 동전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 파는 젊은 친구한테서

280페소짜리 악세사리를 구입했는데 한국 동전이 있냐고 묻길래

마침 삼각대 플레이트를 조일 때 사용하는 10원 짜리 동전을 주면서

경주 불국사 다보탑이란 명칭까지 알려 줬더니 무척 고마워했다.


덤으로 남았던 칠레 동전을 건네니 " I don`t like Chile." 라면서 안 받았다.

어느 나라든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와는 껄끄러운 게 진리인 모양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3094Km 떨어져 있다.

그럼 우린 다음 날이면 3천Km이상을 날아가야 하는구나






다시 우수아이아의 큰 길로 나왔다.





우수아이아 다운타운과 뒤 쪽의 주택가





최남단으로 내려왔건만 산세가 험준하다.





여기도 어김없이 가난한 사람들은 위에 자리잡고 사는 모양이다.





개인주택일까?  별장?  리조트?













폐선에 그려진 멋진 그래피티





폐군함





요녀석들은 다가가면 슬금슬금 피했다.


관광객들이 쓰는 돈으로 유지하는 동네에 살면서

그러면 안된다고 타일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 바다로 입수했다.





원주민인 듯한데 묘한 뉘앙스가 풍긴다.





이 작품도 원주민을 소재로 한 그래피티인 듯






바람이 거세서 우산살이 휘어졌다.

이 우산은 2011년 다음에서 선정한 여행분야 공식블로거

기념품으로 받은 것으로 여타 우산보다 튼튼한 제품이었는데도

지구 반대편 땅끝의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애석하게도 수명을 다했다.


그래서 그간의 노고를 생각해서 장례(?)를 치뤄주고

우수(雨水)아이아 쓰레기통으로 보내줬다.







집앞 도로변에 쓰레기통이 있는데 바닥보다 조금 위에 설치해 놨다.

아마 쓰레기통을 뒤지는 개나 야생동물들 때문일 거라 짐작해 본다.

아래 우측 사진이 비로부터 주인을 보호하다 장렬히 사망한 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