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웅장하고 장쾌한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Cataratas do Iguazu)

배흘림 2018. 6. 25. 16:39



장쾌함을 넘어 장엄한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

(2018. 1. 16)


남미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이구아수로 가는 날

이번 남미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구아수로의 이동은 부에나스 아이레스 숙소를 7시에 출발했고

비행기는 9시 20분에 떠서 11시 10분경 아르헨티나 이과수에 도착했다.


이구아수에서는 이틀의 일정으로 첫 날은 이구아수 폭포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브라질 쪽의 이구아수를 감상하고

둘째 날은 악마의 목구멍으로 대표되는 아르헨티나 쪽의 이과수를

 본 후 보트투어가 포함된 마쿠코사파리도 함께 즐길 예정이었다.





아르헨티나-브라질 국경을 통과하려는 차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슥소를 브라질 쪽 이과수에 잡았으니 항공도 브라질로 갔으면 좋았으련만

 아르헨티나 쪽 공항으로 가는 바람에 국경을 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다음날 두 번에 걸쳐 국경을 넘나들었으니 이틀동안 총 세 번의 국경을 넘었다.






국경을 넘으니 1시간의 시차가 발생했다. 아니 손해를 봤다.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데다 한 시간을 잃어 버렸으니 점심은 건너뛰고

숙소에서 체크인만 하고서 서둘러 이과수 폭포로 향했다.(15:00)


호텔부터 버스터미널까지는 800m 밖에 되지 않다기에

무난하게 찾아가리라 생각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 헤매기 시작했다.


길을 가던 포르투칼 아주머니한테 여쭈니 다행히 영어가 가능한 분이었다.

오히려 우리보다 유창한 영어로 친절하게 알려주신 덕에 터미널을 찾았다.


터미널에서도 우왕좌왕했고 브라질에 막 도착했기에 환전을 못했는데

다행스레 아르헨티나 페소로도 버스요금을 받았다.(1인당 35페소)

 

터미날에서 이과수 방문자센터(매표소)까지는 16Km 정도였지만

시내버스인데다 공항에도 잠시 들렀다 가니 40여분이 걸렸다.







4시 30분에 티켓 부스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티켓을

구입하고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5시 입장 마감)

티켓 부스에서도 브라질 헤알이 없어서

달러로 입장권을 구입(1인 22달러)


방문자센터에서 종점인 첫 전망대까지는 11Km 로

셔틀버스는 숲이 빽빽하게 우거진 밀림의 한 가운데를 지나갔다.







그런데 점심도 굶고 힘겹게 겨우 입장해 셔틀버스에서 내려

Camino de las Cataratas에 도착했더니 이 녀석들이 먼저 반겨줬다.

물론 사람을 반기는 게 아니라 음식을 얻어먹을 요량이지만


코아티들은 사람들한테 먹을 것을 달라고 애원하는 눈빛을 보내는데

가끔은 테이블 위의 음식을 낚아채 가기도 해서 주변을 잘 살펴야 했다.






이과수 투어 이틀 동안 코아티(긴코너구리 / Coati)들을 많이 만났는데

요녀석은 숫놈처럼 보이는데 의젓하고 품위(?)있게 생겼다.


코아타가 몰려 잇다는 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든지

음식물이 있다는 얘기 즉, 작은 매점이 있는 곳이다.

여기서 점심 아닌 간식을 먹었다. (10달러) 







홀로 여행 온 듯한 중국 청년이 자리를 잡자

코아티는 자기 것인 양 자연스럽게 배낭을 뒤졌다.






중국인들이 사진찍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익히 알지만

이 청년도 셀카를 찍으려고 코아티가 다가오길 기다려는 거였다.


예전에 장가계에서 야생원숭이와 셀카를 찍으려고 다가섰다가

위기를 겨우 모면했던 중국아가씨가 생각났는데 왜들 셀카에 목을 매는지







이 자리에 서니 영화 미션에서 신부가 험준한 계곡과 절벽을 오르던 첫 장면이 떠올랐고

오보에의 청량한 음율이 배경으로 흐르던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듣고 싶었다.





드디어 장쾌한 아니 장엄하기까지 한 폭포와 마주했다.


이구아수( Iguazu)의 'I'는 '물"이고 'guazu'는 '큰'이라는 뜻이라니

이름이 폭포의 규모에 비해 너무나 소박하게 그냥 "큰물"이다.


이구아수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의 3개국에 걸쳐 있는데

국경에 따라 275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폭은 자그마치 3Km, 평균낙폭은 64m, 최대낙폭이 82m니

무려 25층 빌딩의 높이에서 물을 쏟아붓는 거다.








마쿠코사파리(Macuco Safari)를 즐기는 사람들


마쿠코사파리는 짐칸을 좌석으로 개조한 트럭을 타고 정글을 지나면서

새나 동물들을 보고 하이라이트인 보트를 타고 폭포 아래로 들어가는 투어다.

우리는 다음날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 폭포로 가서 마쿠코사파리를 즐겼다.






날이 흐리고 가랑비도 잠시 스쳐 지나가서 물안개가 많이 낀 상태







난 아직 세계 3대 폭로라 불리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빅토리아 폭포를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먼저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온 꽃님은

나이아가라 폭포는 이구아수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 했다


미국 루즈벨트의 마누라도 이구아수에 비해 나이아가라 폭포는

초라하고 불쌍하다 했다나 어쨌다나.......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 인간의 존재는 그저 미약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쉼없이 도전한다. 그리고 성취한다.

그런 도전정신으로 저 거친 물살 위에 데크를 설치했겠지?







전망대에서 내려가니 폭포 상단부 전경을 볼 수 있는 데크가 있는데

폭포수의 흩날리는 물보라가 한여름 장마비를 맞는 듯했다.

그러다 갑자기 생성된 찬란한 일곱 빛깔 무지개






이번 무지개는 하늘에 광활하게 그려넣지 않고

나 혼자만 보란 듯이 바로 앞에 새색시처럼 서 있다.






손을 내밀면 곧 잡힐 듯이~~ 내 손에 올라 앉을 듯이~~







엄청난 물보라에 연신 카메라 필터를 닦아야만 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은 불과 0.1초 내외였다.







두 대의 DSLR 카메라로 찍으며 오래된 카메라니까 여기서 좋은 사진을 남기고

장렬하게 전사해도 괜찮다며 막 다뤘는데 결국 캐논 50D는 사망했다.


나머지 한 대의 카메라로 열심히 찍었는데 방수기능이 좋은지 별 문제가 없었고

50D는 전원을 끄고 배터리도 분리하고 말렸더니 이틀이 지나니 살아났다. ㅋㅋ





데크에서 내려다 보니 폭포수가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아 공포스러웠다. 






다시 전망대로 올라와 마지막 사진을 남겼다.


퇴장 시간이 다 됐는지 직원들이 토끼몰이하듯이

쫓아다니며 "Finish"를 연발했다.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Finish! & Last Bus!! "를 외치니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퇴장했다.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