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칠레 산티아고 아르마스광장과 아우마다 거리

배흘림 2018. 5. 30. 17:45



산티아고 아우마다 거리와 일식집 두리스시

(2018. 1. 6)

 Metropolitan Cathedral

에스파냐의 침략자 발디비아가 세운 대성당


제국주의자들은 선교와 미개인들의 교화가 목적이라면서

약소국가들을 침략했으니 성당 건축부터 서두른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그러나 남미국가 어느 도시건 무력을 상징하는 아르마스 광장과

바로 앞에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 건

어불성설이고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닌가?






아르마스광장(Plaza de Armas)주변 대성당 옆의 건물로

구글 지도에는 종교적 성지라고만 표기돼 있다.





아르마스광장 주변의 노천카페

커피나 수제맥주를 한 잔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Al Pueblo Indigena de Enrique Villabobos

엔리케 빌라보보스의  "원주민 마을까지"란 작품으로 제국주의 침략자에

끝까지 맞선 마푸체 족의 지도자 알론소 라우타로를 기리는 작품





아르마스광장 조각작품과 분수





에스파냐의 침략자 발디비아


페루 리마대성당에서 성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침략자 피사로의 유해에 이어

칠레 산티아고에서 또 다시 마주한 침략자 발디비아의 동상을 보고 다시 드는 의문


피사로와 발디비아는 둘 다 침략자이자 정복자로

그들의 선조들을 학살하고 많은 재물을 수탈해 간 원흉들이 아닌가?


그런데 후손들은 그들이 리마와 산티아고란 도시를 만든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이렇게까지 후한 대접을 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산티아고 상가와 거리 곳곳에는 방범망이 쳐져있어

역시 치안이 매우 나쁜 도시임을 알 수 있다.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선량한 시민들이 몇 번씩이나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






오후의 울적한 기분에 홀로 호텔을 나와 거리를 배회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한 아우마다거리(Paseo Ahumada)였다.


아우마다거리는 아르마스광장까지 이어지는데 카페와 기념품점,

버스킹하는 이들과 악세사리를 파는 노점상 등 볼거리가 많았다.


아우마다거리에서 선물용과 꽃님이 착용할 것등

몇 개의 악세사리를 22,000페소(36달러)에 구입했다.


마침 이 근방에서 무명의 맹인 여가수가 버스킹을 했는데

두 번에 걸쳐 소정의 공연료(?)를 지불하고도 난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애절한 목소리와 힘있는 보컬은 당시 내 처지를 대변해 주는 것만 같았다.

이때까지 남미 여가수는 메르세데스 소사 할머니만 알고 있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맹인 여가수의 목소리가 다시 듣고 싶다.





칠레은행(Banco de Chille) 건물







원래 아우마다거리는 차 없는 거리인데 경찰차는 다녔다.

우리네 이방인 입장에서는 경찰차와 경찰이 반가운 건 물론이다.







저녁을 먹고 자정 무렵까지 아우마다거리를 돌아 다녔는데

마침 토요일이어서인지 거리 곳곳에는 브라질 삼바리듬 공연,

힙합댄스, 마술, 언어장벽을 실감케 한 코미디 등 볼거리가 다채로웠다.

또 길에서 댄스파티가 열려 남녀노소 손을 잡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칠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과일이다.

시장의 과일가게에서 체리와 포도, 망고를 샀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최고였다.  






또한 산티아고는 대도시라 매연이 심하기도 하지만

안데스산맥에 막혀 공기의 순환이 안되는

분지여서 대기질이 나쁜 편이다.






개들이 천국인 나라 칠레

대형견도 아무데서나 지들 맘대로 쉴 수 있는 칠레


칠레는 겨울이 되면 시민들이 길거리 개들한테도 옷을 입혀 준다고 한다.

그렇게 동물도 아껴주는 착한 사람들인데 치안이 불안하다니......


하기사 다음날 우린 택시기사놈한테 위조지폐사기를 당했으니

99명이 제 아무리 착해도 악인 한 놈이 이미지를 버리는 법

내게 2박 3일의 산티아고는 애증의 도시로 남았다.






여행가면 현지음식을 고수하려 노력하지만 남미 여행 13일차에

매일 닭요리와 빵, 피자, 스파게티 등이 지겨워서 두리스시를 찾았다.


먼저 위치를 알아보려 찾아 갔는데 두리스시 사장님이

한국여행자 임을 알아보시고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물어보니 한국사람을 보면 반가워서 그런다고

게다가 연배도 비슷해서 더 친근감이 느껴져서였다고


사장님은 전남 나주 출신이고 칠레 생활은 10년 정도 되셨다는데

그라믄 스페인어도 남도 특유의 톤으로 거시기 하실랑가?


아뭏든 숙소로 돌아가 이른 새벽 아따까마 숙소의 아침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문제의 피스코사워 한 잔을 제외하고-

꽃님을 모시고 두리스시로 다시 갔다.


식당에 갈 때마다 스페인어를 모르니 번역기까지 동원해 주문했는데

두리스시에서는 사장님한테 한국식으로 편하게 "알아서 주세요" 라고

믿고 주문을 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연어, 흑돔 등 회와 초밥이 딱 알맞게 나왔고 꽃님이 얼큰한 국물을

먹을 수 있냐고 물으니 매운탕까지 준바해 주셨다.


칠레 앞 태평양은 홈볼트 해류로 영양이 풍부해서

다양하고 풍족한 어족자원을 가진 곳이다.

당연히 칠레의 수산물은 싱싱하다.

자연산 임을 말할 것도 없고......







칠레에 갔으니 당연히 와인을 먹어야겠기에

사장님한테 가성비 좋은 화이트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마신 와인


회와 초밥에 매운탕, 와인까지 먹고 36,000페소(60달러)를 계산했다.

싱싱한 자연산 생선에 아보카도와 와인까지 곁들였으니 충분히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