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ABC 트레킹 첫째 날 / 칸데에서 톨카까지

배흘림 2018. 4. 14. 22:22




포카라행 비행기에서의 좋은 만남과 낯선 여정의 시작

(2018. 3. 3)

포카라로 가기 위해 카트만두공항 국내선에 도착


포카라행은 9시 출발 비행기였는데 8시가 다 되도록

가이드는 국내선이어선지 아님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지

숙소를 나설 생각을 안하고 여유를 부렸다.


남미를 다녀온 지 얼마 안돼 자꾸 남미와 네팔을 비교하게 되는데

자연은 히말라야와 안데스를 품고 있는 산악지형이라는 점이

사람들은 성격이 온순하고 친절하며 느긋하다는 점 등

자연과 사람 모두 닮은 점이 많았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비행시간은 약 25분 정도 소요됐는데

왕복항공요금은 무려 24만원 가량으로 무척 비쌌다.


거리는 200Km로 그리 멀지 않은데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버스를 타면 무려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 분들은 잔치나 행사가 있는 지 전통복식의 화려함을 뽐냈다.





포카라행 비행기 안에서 본 히말라야 풍경


이날 옆좌석에는 혼자 ABC트레킹을 가신다는 70세 정도의

어르신이 앉으셨는데 배울 점이 많은 분이셨다.


그 분은 창석에 앉으셨는데 창밖 풍경을

혼자 독점하지 않으려고 꼿꼿이(?) 앉아 계셨다.


창밖 풍경을 즐기시라 몇 번을 권했지만

굳이 괜찮다며 배려해 주셨고 겸손해 하셨다. 


항공편은 중국 청도를 경유하는 왕복 40만원 짜리 티켓을 구입하셨고

이번에 경험해 보고 다음에는 아내와 함께 다시 오시겠다고 했다.


사실 70 노인이 혼자 해외여행을 하기 쉽지 않을텐데 해외주재원으로

10여년을 생활하셔서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신 듯보였다.


그리고 하산길 도반에서 잠시 쉴 때 ABC로 향하시던

그 분을 다시 뵐 수 있었는데 안전산행을 기원해 드렸다.






드디어 포카라 공항에 도착(09:40)했고 날씨는 매우 좋았다..

우린 지체하지 않고 미니버스를 타고 칸테마을로 향했다.


도중 포카라 시내에서는 거리를 활보하는 소를 가끔 볼 수 있었고

아예 중앙선에 천연덕스레 앉아 있는 어미소와 송아지도 있었다.

도로사정 역시 좋지 않았고 포장도로라도 노면은 거칠었다.


네팔은 주 6일 근무를 하는데 특이하게 토요일이 공휴일이고

일요일에는 관공서들이 업무를 보고 학생들은 등교를 한다고 한다.

마침 우리가 도착한 날이 토요일이라 버스를 대절해 대가족이

야유회를 가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칸데마을(카레마을, 해발1770m) 먼지 자욱한 도로변에서

옷을 수선하는 아주머니이신데 일감이 없을 때 잠시 쉬시는 중

 

ABC트레킹의 관문이랄 수 있는 나야풀로 가는 도중에 있는 칸테마을에

버스가 도착해서 생수 등을 구입하고 산행을 시작했다.(12:30)


칸테마을 앞 도로는 버스와 트럭 등 통행량이

상당히 많은 곳으로 차가 지나가면 흙먼지가 일었다.


 




칸데마을에서 시작한 등산로는 처음부터 돌계단 오르막이었는데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날씨마저 더워 초반에 애를 먹었다.


우리나라의 당산나무처럼 조성된 이곳이 갑자기 만난 돌계단을

힘겹게 오른 이들에게 숨을 잠시 고르게 해 주는 첫 휴식지였다.


등산객의 배낭이나 포터들의 무거운 짐을 땅바닥에 내려 놓지 않고

쉬다가 길을 나설 때 쉽게 들 수 있도록 돌을 쌓아 두었는데

이것을 네팔말로 초우떠리라고 부른다.






포터


나 역시 포터를 이용했지만 내 배낭은 10Kg 정도를 유지했고

카고백에는 13~14Kg의 짐을 넣어 포터와 나눠 지려고 했다.


그러나 포터는 내 짐 외에도 다른 일행의 짐까지 져서

결국 30Kg이 넘는 짐을 지고 힘겹게 올라야 했다.






걸어 온 길을 되돌아봤더니 다랭이밭이

내가 네팔 땅을 딛고 있슴을 실감나게 해줬다.






길을 가는 도중에 줄지어 오는 당나귀들을 만났는데

혹시라도 당나귀가 뒷발질을 할 지 모르니 안전상 옆으로 비켜서서

당나귀들이 모두 지나갈 때가지 길 옆에 피해있어야 했다.


당나귀 뿐 아니라 가끔 소도 만나는데

역시 소가 지나갈 때까지 길 옆에 피해있어야 했다.


소와 말이 많이 다니니 길에 배설물이 많아

냄새도 고약했고 밟지 않으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그러나 비 온 뒤면 배설물이 길에 녹아 피해 다니기 어려웠다. 


시누와까지는 소와 말을 이용해 짐을 옮기지만

시누와 위로는 소&말의 통행이 금지돼 있어서 길이 깨끗했다.







한참을 걷는데 어느 집 처마밑에 예쁘게 염색한 스카프가 걸려 있었다.

등산객을 상대로도 팔텐데 미처 물어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그집 베틀 의자에는 스카프만큼 어여쁜 아가씨가 일을 하고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안캠프(해발 1920m) 도착(13:40)






오스트레일리안캠프는 우리나라 어느 산골에 위치한 학교같은 분위기였다.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안캠프에서 산행 중 첫 끼니로

김치찌게와 달밧을 먹었는데 사진은 깜박했다.








네팔의 대표 맥주인 고르카맥주와 에베레스트 맥주로

땀흘리고 올라온 스스로에게 시원함을 선물하고...








포카라 지역은 패러글라이딩의 명소라고 한다.

함께 한 일행 중 두 명이 오랫동안 패러글라이딩을

즐겨 왔던터라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며 무지 부러워 했다.








산행 중 만났던 당나귀들이 그새 돌을 싣고 와서

사람들이 돌담을 쌓는 곳에 내리고 있었다.



 



포타나(Pothana) 여행자 Check Post 센터 (15:00)


이곳에서 여행 허가증으로 입산을 신고하고 허가받는 곳이다.

참고로 ABC 트레킹의 입장료는 4,000루피(한화 약 4만원)였다.





피탐 데우랄리(2100m)까지 또 다시 시작된 오르막 길 (탁재형 PD 사진)






피탐 데우랄리에서부터 킴체(1640m) 까지는 급경사 내리막 계단길이다.(16:40)

이곳에서 톨카까지는 1시간, 란드룩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데우랄리와 포타나로 가는

매우 짧은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어 이 길로 오르면 고행이

시작될 것이라는 글도 함께 넣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웃었다.





흔들 다리도 건너고





되돌아 본 킴체마을






어느덧 석양이 뉘엇뉘엇 해가 지고 있었다.

원계획은 란드룩까지 가려 했으나 일정을 늦게 시작했고

휴식시간이 많아 첫 날은 톨카(1700m)에서 일정을 마감했다.

(탁재형 PD 사진)






우리가 첫 날 휴식을 취한 톨카(Tolkha)의

이름도 거창한 인터내셔날 게스트하우스(18:00)


인터내셔날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샤워와 스마트폰 충전, 와이파이 사용을

무료로 할 수 있었고 다음날부터 숙박한 롯지에서는 100~300루피까지 받았다.







톨카에 있는 인터내셔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달밧으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밥 위에 과자를 올려주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