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원도 정선) 삼탄아트마인의 2014 정선국제불조각축제

배흘림 2014. 10. 14. 15:32

 

국내 최초로 시도된 삼탄아트마인의 2014 정선국제불조각축제

흑멸백흥(黑滅白興), 장엄한 헌화가

(2014. 10. 4) 

 

강원도 정선에서 태백으로 넘어 가는 끝자락에 두문동재라는 험준한 고개가 있다.

조선의 개국에 반대하고 고려에 충성했던 사람들이 숨어 살았던 두문동

그래서인지 나는 이곳을 지날 때 가끔 도피처와 유배지를 상상한다.

 

그 두문동재 직전에 우측 방향으로 가면 우리나라에서 차로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이라만항재로 가며 그 초입에 천년고찰 정암사를 만나게 된다.

 

적멸보궁 정암사와 마주한 삼탄아트마인에서는 정암사 자장율사의 창건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10월 4일에 2014년 정선국제불조각축제를 열었다.

 

 

 

2014 국제불조각축제의 주제는

"흑멸백흥(黑滅白興), 장엄한 헌화가"

정암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예언인  "흑멸백흥(黑滅白興)"

"흑(석탄)이 멸하면 백(창조적 문화)이 융성하리라"는 뜻으로 재해석하여 탄생시킨 문화축제였다.

 

"불조각 축제에 참여한 작가들은 지존의 길을 걸으며 동시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화가, 조각가들로 선정했고 예술의 궁극적 가치인 미학적 담론 생성과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던 인문학적, 철학, 미학적 사유의 깊이가 있는

시대정신과 공동체적 이상에 교감하고 화답하는 작가들이다.

또한 탐욕이 팽배한 이 시대에 버림과 비움을 실천하는 작가들이다." 라고

이번 행사를 주관한 컬쳐 크리에이터 김형석 씨가  "기획의 변"에서 밝히고 있다.

 

 

 

 

불조각축제의 전경으로 축제에 참가한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불멸하기를 추구하는

일반예술가들과 달리 역발상하여 친환경적인 나무, 숯, 종이 등을 소재로 조형물을 완성하여

 전시하고 축제 마지막 날 불에 태움으로서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제의적 축제였다.

 

불조각축제는 만다라화가이자 행위예술가인 홍천 여래사 주지 동휘스님이

광부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는 산신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우리는 832L앞의 공연을 감상하느라 산신제를 못 본 것이 무척 아쉽다.

 

 

 

이 작품을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니

조금은 낯설었지만 한편으로는 불의 향연도 기다려졌다.

 

 

이재효 조각가지름이 5.2m나 되는 거대한 작품을 불태우는 장엄함을 보여줬다.

 

 

 

 

 

 

 

 

 

 

 

작품이 무너지고 제 모습을 완전히 잃었을 즈음 마침 재로 변해가는 작품 옆에서 

상념에 잠겨있는 이재효 작가를 만나  아깝지 않느냐고 소감을 여쭈니

단순명료하게 "재밌네요."라는 쿨한 답이 돌아왔다.

 

 

 

내가 종종 갔던 정선의 구절리가 전성기 시절에는 지나가는 개도 천원짜리 지페를 물고 다닐만큼 흥했지만

개천에는 검은 물이 흘렀고 도로에 떨어진 무연탄에 길 검었고, 대포집마저 검은 색으로 보이던 시절이었다.

그 후 쇠락해져가는 구절리에서 빈집, 빈가게가 늘어가는 걸 보며 "폐허의 미학"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분명히 "비움"과 "버림""폐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기를 비운다는 것, 가진 것을 내준다는 것은 자기성찰을 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축제에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아낌없이 비우는 작가들에게 경외심을 느낀다.

 

 

 

의자 - 정인식

 

 

이 시대의 권위주의를 혁파하는 의미로 의자을 불살랐으리라 짐작해본다.

 

 

전영일

새의 형상같아 보이기도 하고 지게처럼도 보인다.

 

 

 

 

 

 

손 : 장용 (중국)

다른 작품들 불구경(?)하다가 손 태우는 장면을 놓쳤다.

 

 

진화 (중국)

 

 

 

정암사 자장율사와 문수보살의 지팡이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어 쇠와 나무로 융합한 작품

어찌보면 생땍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처럼 보인다.

 

 

먼저 간단하게 제를 지냈다.

 

 

점화봉은 올림픽처럼 미스&미스터 월드코리아 후보자들의 손에 의해 전달됐다.

 

 

그리고 성동훈 에 의해 불이 붙었다.

 

 

 

 

 

 

나무 속에 폭죽을 넣어 불꽃놀이의 효과도 냈다.

마침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에서도 불꽃축제가 한창이었을 것이다.

 

 

 

 

웬지 몸부림치고 괴로워하는 군상들 같다.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의 대필화가로도 활약했던 김선두 화백

전직 광부들과 광부가족들, 지역민, 관광객들이 간절한 소망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화선지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길래 조각가는 광부들에게 바치는 제의적인 나무작품을 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