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원도 정선) 폐광이 문화예술광산으로 거듭났다, 정선 삼탄아트마인

배흘림 2014. 10. 10. 18:27

 

막장으로 상징되던 폐광이 예술의 꽃으로 되살아난 삼탄아트마인

(2014. 10. 4)

 

1990년대 초부터 정선에 즐겨 다녀서 "정선병환자"라는 소릴 듣던 내게

삼척탄좌는 정암사나 만항치로 갈 때 흘깃보며 지나가던 검은색의 탄광일 뿐이었다.

 

삼척탄좌는 1962년에 설립되어 당시 최고의 설비로 가정용 난방을 담당했던 연탄의

주원료인 석탄을 생산했는데 1980년대 연탄에서 석유와 도시가스로 바뀌어 감에 따라

정부가 석탄합리화정책을 꺼내 들었고 정책의 결과로 많은 광산들이 문을 닫았다.

 

삼척탄좌 역시 시대의 흐름을 비켜갈 수 없었기에

2001년 10월에 곡괭이질과 삽질을 멈추고 탄광의 문을 닫았다.

 

그러자 지역경제가 무너졌고 지역민들에 대한 보장책으로 나온 것이 카지노였다.

그러나 일부 지역민들은 도박에 빠져 삶이 망가졌고 전당포와, 급전대출 업소가

나날이 늘면서 급기야 정선은 학생들의 교육권까지 침해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고 아픔을 간직한 정선에 뜻있는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삼척탄좌를 예술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신선한 시도가 2013년 5월에 이루어졌는데 바로 삼탄아트마인이다.

 

 

 

삼탄아트마인에 도착하니 먼저 테마파크에서나 볼 수 있는 진기한 자동차들이 우릴 맞았다.

 

 

굴러가려나? 시동이 걸릴까?

 

 

예술공간답게 쓰레기통도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

 

 

국적모를 노인네들이 방문객들을 맞아주고......

 

 

고슴도치 신발털이개로 역시 공간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소품이다.

그런데 내딴에는 신발을 열심히 털었지만 잘 안털렸다. ㅋㅋ

 

 

 

우리들은 재개발, 재건축 등의 용어에 익숙해서 과거의 것들은 하찮게 여겨

부정하고 허물고 새로 만드는 것에 익숙하며 그런 일들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이 삼탄아트마인은 지난 날의 흔적을 보전하면서 문화예술과 융합하여

창조적인 문화시설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둬야겠다. 

 

 

건물에는 숫자가 씌여 있는데 이것은 해발고도를 뜻하는 숫자라고 한다.

그러니 832L은 해발 832m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석탄을 캐는 광부

1974년 900갱에서 26명의 광부가 한꺼번에 희생된 참사가 있었고

그밖에도 채탄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희생된 광부들을 추모하 위해 세운

추모의 탑이자 우리나라 산업화의 기수들이었던 광부들을 기억하고자 세운 조형물이다.

 

 

 

 

중앙압축기실

 

 

53m 높이의 권양

 

 

삼척탄좌에서 캐올리던 모든 석탄을 집합시키던 거대한 산업용 엘리베이터로

당시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던 독일 GHH사와 AEG사가 제작하였다.

 

 

 

공사는 1974년에 시작하여 1981년 준공했는데

모든 설비는 컴퓨터와 연계하여 중앙 집중 제어스스템에 의해 관리되었다고 한다.

 

 

 

13년 전에 폐광된 곳이 아니라 지금도 가동되고 있는 듯한 느낌,

누군가 스위치를 누르면 금방이라도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와이너리로 이용하고 있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갱 속으로 들어가는 광부들에게 가장 큰 위안은 가족들이었을 거다.

 

 

 

문화예술광산으로 거듭난 삼탄아트마인의 갤러리를 둘러봤다.

 

위 작품은 삼탄아트마인이 그동안 고생하신 광부들을 위로하는 자리인  "광부의 날"을 만들고

행사 중 가장 심혈를 기울인 불조각축제에서 산화할 이재효 작가의 작품과 비슷한 형상의 작품이다. 

 

 

예술가들의 열정을 흙과 기름 묻은 장갑으로 형상화했다.

 

 

 

지금 삼탄아트마인에는 광부들의 거친숨소리나 땀내음은 없다.

대신 예술가들이 폐광에서 영감을 얻어 에술의 혼을 담은 창작물을 전시하고 있다.

 

 

삼척탄좌 4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공간으로

당시의 월급명세서, 회의록 등 각종 기록물이 보관되어 있다.

 

 

삼탄뮤지엄(종합운전실)

 

 

산소마스크

 

 

여명세서

삼척탄좌는 지형적으로 수맥이 많아 다른 광산에 비해 채탄작업이 까다로운 편이라

그만큼 광원들의 보수가 높았는데 당시 공무원 급여의 약 2배 이상이었다고 한다.

 

 

 

고원(高原)의 기억과 힐링 展

3층 갤러리에서는 고원의 기억과 힐링 展을 열고 있었는데 그 중 몇 작품을 소개한다.

 

 

 

 

매력적인 처자가 스님을 희롱하는 걸까?

 

 

 

 

황재형 (광부화가) 작

사진으로 오해할만큼 사실적인 그림이다

 

 

정종미

바닥의 검은 천은 석탄의 검은 물을 뜻하며 꽃은 꽃상여를 뜻한다.

즉, 희생된 광부들의 진혼곡을 표현한 작품이다.

 

 

권학준 작 (중국교포 화가)

 

 

권학준 작

 

 

Mountain Grandfather (성동훈)

탄광시절 화장실이었던 장소

 

 

 

삼탄아트마인 김민석 대표가 30여년간 150여 개국을 다니며

수집한 10만 여점의 소장품을 보관, 진열하고 있는 수장고이다.

 

 

 

 

Reflection-the space (김정란)

 

 

Pseudo Landscape (김규학)

이 작품은 서울 서대문구의 사진을 중심으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작은 부분에서 내 친구가 운영하는 한의원 이름을 발견했는데 반가웠다.

 

 

채집된 풍경 (박병춘)

광부들의 공동샤워장이었던 공간에 광부의 삶, 정선군의 전설, 풍경, 야생화 등을

채색하여 정육점의 고깃덩이처럼 추억을 걸어놓았다.

 

 

 

 

 

 

 

 

아트샵

아트샵에서는 도예체험, 정선아리랑 체험, 직업체험(큐레이터, 바리스타, 쿠킹클래스),

아트체험(에코백 페인팅, 큐티베어 페인팅, 우드로봇목걸이, 팝아트) 등을 할 수 있고

기념품도 구매할 수도 있으며 정선 곤드레나물 등 정선의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광부의 날을 맞아 참여한 중년 여성이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린 작품 "광부의 딸"

그녀는 아버지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생사를 넘나들던

이 공간을 둘러본 후 그림을 그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 소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정암사 건너편)

구) 강원도 정성군 고한읍 고한리 5-26

전 화 : 033) 591-3001

입장료 : 성인 13,000원 / 청소년 12,000원 / 어린이 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