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넘기며...

배흘림 2008. 12. 31. 12:08

 

 

2008년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넘기며

 

  

2008년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넘긴다.

어라! 2008년의 끝이 아니라 2009년 1월이 바로 시작이다.

이를테면 2009년 달력에는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달력만 있는게 아니고 2008년 12월 달력이 같이 끼워져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아마 몇 해전부터의 현상인 듯 싶다.

그냥 무심코 봐 왔지만 달력 제작업체들의 장사속인지도 모르겠고 한편 세태의 반영이기도한 것도 같아 씁쓸하다.

 

 

속도감 넘치는 세상을 반영함은 아닐지?

 혹은 지겨운 한 해가 빨리 저물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우린 항상 느리고 여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아침에 눈만 뜨면 놀란 라이언의 직구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신호대기에 발을 구르고 버스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리며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오면 역정을 낸다.

 

 

사진현상만해도 2박 3일이 걸리던 것을 45분 현상소가 접수하고 17분 칼라가 최후의 승리자가 된 듯 했으나 

이젠 프린터를 가지고 다니며 즉석에서 현상까지 하는 이들도 있는 실정이니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는

문명의 고질병이라 표현할 밖에 없겠다.

 

모든 것을 경제논리로, 돈으로, 소요시간만 따지는 얼핏 합리적일 것 같지만 작은 의미에서만의 합리성 

크게 보면 지극히 비합리적이고 자가당착 모순에서 우리는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닌건지?

 

 

그래도 어쩔 것인가?

용기없는 소시민이...

어느 누구처럼 모든 것을 부정하고 홀로 유유자적할 수 있는 용기가 없는 바에야

기축년 새해 1월 2일 눈 뜨면 아침부터 앞 만보고 *나게 달려갈 수 밖에...

 

새해 바램이 있다.

좀 더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늙어가매 노린내도 나겠지만...

 

정녕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인간미를 내뿜고 싶다.

나 자신을 먼저 그리고 가족을, 이웃을, 동료들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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