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갔다 돌아온 귀여운 내 새끼덜
집 나갔다 얼마전 품으로 돌아온 내 새끼들입니다.
사연인 즉 이렇습니다.
4월초 그것도 결혼기념일에 오랑캐 같은 도적놈이 방문해서 로만손시계와 파리바게트 상품권까지 노략질해 갔었습니다.
노심초사 학수고대 무사히 잘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5월말 형사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때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제가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고 제 아들 녀석이 사고를 칠 일도 없을텐데 경찰서라니까 순간 얼음이 되더군요.
불과 1~2초후 카메라 문제로 전화를 했다고 하시니 안심과 동시 속으로 환호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경찰서란 한마디에 긴장했던 제 모습에 쓴웃음이 나옵니다.
결국 죄 짓고는 못살 팔자이지요.
현재 전당포에 맡겨져 있으니 서로 한 번 나와 달라고 하셔서
세상 태어나 처음 경찰서 형사계에 가봤습니다.
도난품은 전당포에 있으니 사진으로 확인을 요청하더군요.
카메라 바디에 12~24mm렌즈가 장착되어있는 사진과 가방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도난품은 범인 검거후에 전당포에서 압수하여 돌려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약 20일 동안은 저에게 긴시간이었습니다.
6월 중순 형사님으로부터 밤에 전화가 왔습니다.
이때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강력계 전화번호를 입력해 놓아서 미리 대처할 수 있었으니까요.
한 번 놀라지 두 번 당하나요?
아뭏든 그리하여 두 달 여간 가출한 이 놈들을 다시 찾게된 경위입니다.
도적질당하고 울분에 빠져 있을때 꽃님이 새로 사라고 충동질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 없었습니다. 무슨 염치로...
이어지는 설득,
꽃님 왈 "찾으면 내가 DSLR에 입문할께. 어이 사셔" 라고 지름신을 충동질시킵니다.
물론 절대로 돈은 안 주면서...말로만...
사실 말로만이라도 고맙죠.
내가 아는 몇몇분은 아내 모르게 취미생활을 하고 있어서 안쓰럽게 보이는데 그에 비하면 저야 행복이죠.
그래서 못 이긴체하며 바디와 번들만 재구입했습니다.
이제 바디가 두 대이니 같이 출사다니고 같이 취미생활하렵니다.
꽃님과 저는 기호가 비슷해서
등산과 좋아하는 영화 쟝르, 여행 테마마저 비슷했는데 예외인 것이 이 놈의 사진이었습니다.
같이 가서 사진 찍으면 옆에서 지루해하며 기다리는 꽃님을 볼때면
한없이 미안한 마음을 가눌길이 없었는데 이제야 사진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쁨니다.
길이 있으면 통하는 법인가 봅니다.
끝으로 카메라를 되찾아 주신 성북경찰서 강력4팀 형사님들께 감사드림니다.
그 분들 범인잡기도 바쁜데 촛불시위 현장에도 동원된다니 안타깝고
2MB의 실정에 여러 사람 고생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경기침체라 절도 사건은 늘어만 가고 할 일은 많아지고 벌써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가셨다는데
저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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