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마테호른을 보면서 5대 호수를 거치는 Sunnegga 하이킹

배흘림 2018. 9. 11. 11:33


마테호른의 날선 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로트호른에서 수네가까지의 하이킹

(2018. 7. 29)


고르너그라트의 로텐보덴(Rotenboden)에서 리펠베르그까지의 하이킹을 포기하고

로트호른(Rothon / 3103m)에서 수네가(Sunnegga / 2288m)까지

 하이킹하기로 결정하고 산악열차를 이용해 체르마트(Zermatt)로 내려갔다.






체르마트에서 고르너그라트로 가는 산악열차 역사 유리창에는

"체르마트가 매혹적"이라는 한글로 된 홍보문구가 있었다.





호텔 발코니에 장식된 꽃


우리나라는 불경기에 화훼산업이 시들고 있다는데

유럽사람들의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고르너그라트로 가는 산악열차역에서 5분 여 걸어가니 수네가로 가는 역이 나왔고

열차를 타러 가는 통로는 매우 길었는데 단조롭지는 않았다.






열차는 지하에 푸니쿨라를 설치해 운행하는 독특한 산악열차로

폐쇄된 공간이어서인지 상당히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이는 먹었지만 신기한 걸 보면 어린애들처럼

궁금증이 샘솟는 나로선 독특한 경험이었다.






수네가에서 내려 블라우헤르트(Blauherd)역까지 곤돌라로 갈아타서 올랐는데

블라우헤르트역에서 로트호른까지의 케이블카는 공사 중이라 운행을 안했다.


그런데 관리자도 없고 운행중단에 대한 안내문도 없어서 우왕좌왕하다가

기념품 샾에 가서 물어보고서야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고객 중심이 아닌 관리자 중심의 시스템에 어이가 없었다.






원래는 로트호른(3103m)에서 블라우헤르트(2571m)를 거쳐 수네가(2288m)까지

5개의 호수를 지나는 하이킹을 하려고 했는데 케이블카 문제로 맨 위에 있는

 호수인 Stellisee(2537m)까지 올라갔다가 나머지 호수들을 보면서

수네가까지 하이킹을 하며 내려 가기로 했다.





꽃님께선 뭘 그리 열심히 담으시나?





마테호른과 침봉군






말로만 듣던 얼굴이 검은색인 양들이 더위를 피해

나름 그늘이랍시고 작은 그늘을 찾아 쉬고 있는 모습

우린 더위를 피해 알프스에 왔는데 얘네들은 이 정도도 더운가 보다.






체르마트와 마테호른 글라시어 파라다이스, 슈바르츠제, 고르너그라트, 리펠베르그 등에서

마테호른을 봤는데 날카롭게 선 정면의 각과 양쪽으로 흐르는 능선까지

모두 드러나는 수네가에서의 조망이 단연 으뜸이었다.






에델바이스


길을 걷다 초로의 일본 여성이 유심히 들여다 보기에 물어보니 에델바이스라고 알려줬다.

우리 일행들은 내 말을 안 듣고 윗길을 고집하다가 에델바이스를 놓쳤다.


2주일 동안 알프스에 머물렀는데 에델바이스를 딱 한 번 봤다.

원래 귀한 꽃인지? 아니면 내가 까막눈이었던지?


에델바이스는 "고귀한 흰 빛"이란 뜻이라는데

고귀한 분이라 그리 찾아 뵙기가 어려운 걸까?





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하이킹 코스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애덜빤쓰~~어른 빤쓰~~

다 찢어진 빤쓰~~


어렸을 때 유난히 짖궂었던 퇴계로 5가에서 살던 동네아이들이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로 불렀던 노래

그 친구들은 어찌 사는지?


 




드디어 해발 2537m에 있는 Stellisee에 도착했다.









호수 너머 봉우리를 자세히 보니 돌고래가 수면 위로 머리를 내민 형상이다.







지대가 낮고 바람이 불어 Stellisee에 반영은 없었다.

그러나 맑고 푸른 물과 수초, 그리고 멀리 보이는 마테호른만 봐도 눈은 호강했다.





하이킹 중 마테호른을 함께 바라보며 정담을 나누는 중년부부





Stellisee에서부터 내려가는 길은 줄곧 마테호른을 바라보며 걷는다.









낙폭이 상당히 큰 실폭포인데 이름은 모름





멀리서 바라 본 실폭포

 









Mosjesee

위에서 봤을 때는 몰 빛도 예쁘고 경치도 멋져서 내려갔는데

막상 도착하니 실망이었고 그래서인지 된비알을 오르느라 무척 힘들었다.









호수 Leisee와 함께 있는 공원


호수가에는 미끄럼틀, 그네, 시소 등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원이 조성돼 있다.

그런데 호수 둘레를 걷다가 젊은 여성이 수영복 상의를 훌렁 벗고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유럽의 여성들은 가슴 정도의 노출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고 들었지만

막상 바로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니 문화충격에 시선을 먼저 돌릴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

Mosjesee에서 만나 하이킹을 잠시 같이 했던 일가족의 아이인데

씩씩하게 걷는 모습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젊은 부모가 대견스러웠다.







Leisee에서 충분히 쉬고 수네가역으로 갔더니 이번 푸니쿨라가

마지막 열차라고 해서 서둘러 탔고 열차는 바로 출발했다.


조금 더 늦었으면 1시간 30여분 걸어서 내려갈 뻔했고

또한 이 멋진 푸니쿨라 탈 기회를 놓칠 뻔했다.


브리질 이구아수 폭포에서도 하마터면 마지막 버스를 놓칠 뻔했는데

왜 그리도 막차와 인연이 많은 지 ㅎㅎ





트레킹 중 만났던 알프스 야생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