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충남 태안군 솔향기길

배흘림 2011. 11. 24. 18:20

 

 

 

 

 

 

 

솔내음 맡으며 룰루랄라 걷는 태안 솔향기길

(2011. 11. 16& 11. 22)

 

 

제주도 올레길로부터 시작된 느림의 걷기가 지리산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등으로 번지면서 걷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요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기 고장의 문화재와 풍경 좋은 곳을

연계시켜 걸으며 둘러보는 도보여행코스를 만들고 홍보하기 바쁨니다.

 

 

 

 

충남 태안군에도 솔향기길이 있다기에 코스답사를 위해서 한 번,

 개미여행사 트레킹팀들과 한 번 연이어 두 번을 걸었습니다.

 

솔향기길은 말 그대로 해송이 우거진 사시사철 푸른 숲 사이를 걷는 길입니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로 삼림욕을 하며 천천히 걷는 솔향기길의 옆에는

서해바다가 나란히 함께하며 작은섬들과 동굴, 해수욕장 등이 있어 눈도 즐겁습니다. 

 

 

 

 

그러나 솔향기길이 생기된데는 매우 아이러니하고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2007년 12월 7일 태안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대형크레인을 실은 바지선이 충돌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는데

유조선에 실려 있던 기름이 쏟아져서  태안앞바다는 죽음의 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0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겨울 바다추위와

역겨운 기름냄새에도 불구하고 기름 묻은 돌 하나하나를 닦아내는 열성을 다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길이 없어도 갔으며 밧줄에 의지해 낭떠러지를 내려가 바다에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할 각종용품과 식사, 간식 등을 운반할 길이 필요하게 됐답니다.

 

그러한 연유로 길을 만들다보니 우리나라 서해안 특유의 리아스식해안의 아름다움과 만나게 됐고

재인 이원면 면민회 회장이신 차윤천 선생을 중심으로 깍고 다듬어 지금의 길을 냈다고 합니다.

 

 

 

만조때의 만대항

 

조선시대 한 스님이 길을 가는데 분명히 땅이었던 곳이 가다보니 파란 물이 넘실대고 있더랍니다.

스님 왈 "아까는 분명히 땅이었는데......."하며 가다 말았다고 해서 가다만대,

 만대항이라고 부른답니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비슷한 장소로 일주일의 시차가 있는데 바로 밀물과 썰물이 바뀌어 있습니다.

 

 

 

비슷한 장소인데도 거의 다른 바다의 모습이니 그 스님이 가다 말았을만 하죠? 

 

 

 

 

 

사진에서는 난코스처럼 보여지나 실제로는 전혀 어렵지 않은 길입니다.

 

 

삼형제바위

보는 위치에 따라 하나나 둘로 보이며 때로는 셋으로 보여져서 삼형제바위라 부른답니다.

 

 

 

 

 

 

 

 

 

장안여 수인등표

 

섬돌모양으로 길게 뻗어 물에 잠기고 드러나기 때문에 "장안여"라고 전해오고 있으며,

 만대부리 해안으로부터 약 150m 뻗어나가 주변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육안으로 봐도 물살이 거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1938년 여객선이 침몰하여

 80명의 승객 중 7명만이 살고 나머지는 모두 사망하는 대형해난사고가 있었던 현장이랍니다.

 

 

 

 

 

길은 이렇듯 오솔길 같이 흙길이라 발이 좋아할 길이지요.

 

 

 

 

산수골약수터

만대항에서 3~4분 거리에 있는 약수터입니다.

 

 

해안경계용 진지에 있는 목각초병

야~ 지키려면 바다를 보고 있어야지 왜 육지를 향하고 있니?

 

 

 

 

쉼터의 나무의자에도 이렇듯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6~8인용 나무데크가 5개 있는데 점심을 먹기 좋은 위치이고 옆에는 화장실도 있습니다. 

 

 

당봉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서산시의 황금산과 대산석유단지, 벌말해수욕장이 보입니다.

 

 

가마봉전망대에서 본 여섬

 

이원방조제가 완공된 후 유일하게 남아있는 섬으로 남을 여(餘)자를 쓰는데

 조상들이 홀로 남을 섬의 이름을 미리 지었다니 선견지명이 대단하다나 어쨌다나?

 

또다른 해석은 여기 가마봉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흡사 여성 같다해서

 여(女)섬이라 이름을 붙였다는데 제가 볼때는 도통 뭔 소린지 모르겠어요.

아뭏든 둘다 같다 붙이기 좋아하고 그 방면에 소질이 있는 이들의 얘기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여섬의 높이는 20m정도로 작은 섬이며,

뒤에 보이는 굴뚝 건물은 태안화력발전소입니다.

 

 

일주일 전 썰물때 본 여섬

이렇듯 썰물때는 섬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바다물이 빠진 바다가에서 본 여섬 

 

 

 

연세가 지긋한 여성 두 분이 뭘 열심히 들여다 보고 계시대요.

가까이 가보니 한 쪽 눈이 없고 날지도 못하는 중증상태의 새 한마리를 안고서

동물병원에 데려갈까 고민하시던데 무척 천사같은 마음을 지니신 분들이었습니다.  

 

 

 

산토리니펜션

생긴지 7년 되었다는데 솔향기길 덕분에 손님이 더 많아지겠군요.

 

 

 

 

 

 

 

용난굴

솔향기길을 걷다보면 바다가에 용이 나와 승천했다하여 용난굴로 이름 붙여진 굴이 있습니다.

길이는 18m로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으며 양쪽으로 갈라져 두 개의 굴로 나뉘어집니다.

 

그러나 만조시에 바다물이 차면 길이 없어져 들어가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옛날에 두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이 굴 속에서 도를 닦고 있었는데

 우측의 용이 먼저 승천하자 좌측의 용은 승천길이 막혀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망부석 주위에는 곰바위와 거북바위가 있다는데 미처 정보를 몰라 찾아보질 못했습니다.

 

 

 

 

 

용난굴 주위의  바위들

 

 

별쌍금약수터인데 화장실이 가까워서인지 물을 먹고 싶은 맘이 별로네요.

 

 

한 50m 정도의 유일한 콘크리트 길을 갑니다.

 

 

자드락펜션으로 앞에는 작은 백사장이 있고 연못에는 물레방아가 있으며 펜션이 잘 정비되어 있더군요.

 

 

 

 

 

 

 

솔향기길을 걷다보면 몇차례 양식장 앞을 지나가게 되는데 어느 한 양식장 앞에서

여행자들에게 꼬리치며 재롱을 피워 이쁨을 듬뿍 받은 귀엽고 사교성 많은 이 녀석도 만났더랬죠. 

 

 

 

 

 

 

푸른 소나무와 하얀 억새가 묘한 조화를 이루네요.

 

 

 

컴퓨터 모니터에서도 솔향기가 나는 듯한 다시 걷고 싶은 길 솔향기길입니다.

 

 

 

위 사진 : 일주일 전의 바다물 빠진 꾸지나무골해수욕장과

아래 사진 : 밀물로 바다물이 들어온 낭만적인 해수욕장 모습

 

 

 

우리 가족은 1996년쯤 미처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이 알려지기 전에 이 곳에 놀러온 적이 있습니다.

해안선의 길이라야 고작 200m 정도 밖에 안 되지만 해송과 고운모래 등을 가진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의 매력에 예전 추억을 다시금 아로새겨 봅니다.

 

 

 

지도상에는 솔향기길이 1~4코스까지 표시되어 있는데 현재 2~4코스는 공사 및 정비 중이라 1코스만 가능합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좋지 않으니 산악회를 통하거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됩니다. 

소요시간 : 3시간 30분(점심시간 포함)

 

 

 

이 식당과 펜션에 대해 꼭 한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솔향기길 답사를 갔던 날 우린 도중에 마을과 매점 등이 있으려니하고 점심을 챙기지 않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식당은 커녕 매점도 없어서 점심을 거른채 오후 3시경에야 겨우 이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밥을 먹은 다음 사장님께 우리가 차를 만대항에 두고 왔는데

콜택시를 불러 주거나 버스 등을 이용하는 방법을 여쭤 봤습니다.

 

그러자 이 젊은 사장님께서 "걱정마세요. 제가 모셔다 드릴께요."하는게 아닙니까.

우리는 미안해서 그럴 수 없다며 재차 차를 불러 달라니까 너무 멀어 택시도 오기 힘들답니다.

 

그래서 사장님께서 손수 운전한 차를 타고 우리는 만대항까지 쉽고 편하게 돌아갔습니다.

식당에서 만대항까지 거리는 편도 7Km,  왕복 14 Km인데 6천원짜리 육계장 두그릇 팔고

 이런 서비스까지 해 주시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정규트레킹때 매상 좀 올려 드리려 했더니 마침 그 날이 휴무라네요.

 그래서 또 신세를 갚지 못했고 언젠가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식당입니다.   

 

 

식당 전화 : 041)674-7850, 010-8508-7850

주 소 :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52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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