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남미여행 준비

배흘림 2018. 2. 5. 12:57



남미여행을 다녀와서 쓰는 남미여행준비

(준비기간 : 2017. 10월 ~12월)


볼리비아 우유니 2박 3일 투어 중 마지막날 알티플라노에서



남미에 관심을 가진 것이 언제쯤부터였을까?

아마 3~4년 전쯤?

어쩌면 그보다 조금 오래 전인 5~6년 전쯤이었을까?


아뭏든 그것은 그닥 중요치 않다.

어차피 이 글을 쓰는 것은 남미를 다녀온 다음이니

다만 그 큰 대륙을 한 달만에 본다는 큰 오류 속에서

파면 팔수록 신기루처럼 새롭게 나타나는 명소들......


자료를 모으면 모을수록 첫번째 여행을 가기도 전에

트레킹 위주로 진행할 두 번째 여행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다.



페루-이카사막의 와카치나마을



배낭여행자들이 대개 인도를 시작으로 남미를 끝내면 모든 과업을 완성했다 여기듯

일반적으로 배낭여행자들이나 패키지여행자들 모두 남미는 최종여행지라 여긴다.


나와 함깨 했던 여행자들도 그동안의 여행은 대부분 패키지를 주로 이용했던

이들이지만 여행의 이력만큼은 안 가본 지역이 없을 정도로 모두들 화려했다.


그에 비해 지금껏 나의 여행지는 고작 중국과 인도차이나 국가들 위주였고

아시아를 벗어난 경험은 유럽의 이탈리아가 유일했다.

오히려 가까운 일본마저도 기웃거려 본 적이 없었던 나였다.


그런데 웃기게도 남들은 모두 내가 엄청난 경험의 여행자이며

그야말로 안 가본데가 없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난 절대로 잘난 체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 이유를 추정해보건대 아마 두 달에 걸쳐 만든 꼼꼼한 자료와

그 자료를 바탕으로 거침없는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두 대의 DSLR 카메라와 때론 망원렌즈에 삼각대까지 지참하고 다니니

그들에게는 무척 다양한 경험자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줬을 것이다.


그래서 난 그들에게 초라한(?) 여행자임을 드러내고 자랑했다.

그리고 저의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첨언하면서 말이다.




페루- 여행자들의 성지인 마추픽추



남미여행을 구체적으로 구상한 것은 8,9월쯤 이었다.

원래는 12월까지 회사를 다니고 1월 말경에 장도에 오르겠다고 말이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고 변수가 많은 곳이 남미라 했거늘

남미에 가려해서인지 회사일에도 이상한 기류가 생기며 꼬이기 시작했다.


직장생활 30년 (이 회사는 11개월 28일 근무) 만에 처음 당해보는

얄팍함이 추접스러워 예정보다 빠른 10월 중순에 그만두고 말았다.


예정보다 2개월을 먼저 그만 둔 상황이라 남미행을

한 달 앞당겨 12월에 가기로 하고 여행사에 예약을 했다.





페루 쿠스코 아르마스광장-신년을 맞고 즐기는 쿠스코 시민들



여행을 하려니 막상 언어, 숙박, 교통이 난제였다.

그렇다고 패키지여행으로 한달 동안 끌려다니는 여행은 싫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항공과 숙박을 여행사에 일임하는 세미배낭여행이었다.


여행사는 알아보지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별여행사에 예약했는데

2015년 3월에 라오스선발대로 다녀온 적이 있어 신뢰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표 분의 인품을 믿기 때문이었다.


예약을 마친 후 한 달쯤 지나 그저 심심해서 다른 여행사들 홈페이지에

기웃기웃했는데 역시 타사들과 최소한 비슷하거나 더 좋은 조건이었다.


추후 여행사 직원에게 타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지도 비교하지도 않고

무조건 예약부터 했었노라고 얘기를 했더니 의아하다며 놀라는 눈치였다.




페루-잉카 유적 성스러운 계곡 중 살리네라스



자료조사는 남미가이드북과 여행사에서 보내온 자료집 파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미 여행을 다녀온 블로거들의 글을 많이 참조했다.


한때는 다음에서 공식으로 지정한 여행블로거로 활동했으니 블로거들의 생태를 조금은 안다.

그래서 국내여행지나 맛집은 블로거들의 글을 참조는 하되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남미를 다녀온 블로거들의 글은 남미만큼이나 순수했고

때론 남미만큼 거칠지만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고 자료로도 충실했다.





해발 3,600m인 라파스 시내 전경



남미여행은 브라질로 시작해서 패루나 콜롬비아에서 마치는 시계방향 루트와,

콜롬비아나 페루 리마를 시작으로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브라질에서

Out하는 반시계방향 루트가 있는데 보편적으로 이 루트를 많이 선호하는 듯 하다.

아마 고도를 서서히 올려 라파스와 우유니에서 고산증 적응을 돕기 위함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볼리비아 우유니에서-모델은 우리 꽃님



아뭏든 반시계방향의 남미 여행루트는 대개 미국을 경유해야만 하는데

(물론 멕시코 직항이 있지만 아직 취항 초기라 보편적이진 않다)

입국이 아닌 경유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ESTA가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비자면제국가라 미대사관에 이른 새벽부터 줄 서는 고생은 면제됐으나

이 놈의 깡패국가 미국은 경유시에도 입,출국 수속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아뭏든 ESTA신청서를 작성하고 신용카드로 14달러를 지불하니 이틀 쯤 지나 ESTA가 발급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글신청 프로그램이 무척 쉬워 영어를 전혀 못해도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칠레-푸에르토 나탈레스



다음으로는 남미국가 중 유일하게 비자를 요구하는 볼리비아 비자신청하기였다.

볼리비아는 공산주의 국가라서 아직 반미정서가 남아 있다.

혹자는 미국과 친한 국가들에게 비자를 요구하는 것이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지 도착 비자만 95달러의 수수료를 받을 뿐

우리나라에서 비자를 받을 경우에는 수수료가 면제되니까

굳이 비자수수료 수입을 원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칠레-토레스 델 파이네



볼리비아 비자를 받는 과정은 조금 복잡했다.

먼저 남미 풍토병인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아야 했는데

이게 아무 동네 의원급에서나 맞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국가에서 지정한 병원이나 검역소에서만 접종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예방접종을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 하는데 신청자도 많고

개인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11월 말에나 예약이 가능했다.


드디어 집 가까운 분당서을대병원 감염내과에서 예방접종을 맞았는데

젊은 의사쌤이 어찌나 자상하시고 친절하시던지 게다가 목소리까지

좋으신 분이 조단조단 설명하시면서 여러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우리 꽃님께서는 딸이 있다면 사위삼고 싶다 할 정도로 그 의사쌤애에 푹 빠졌다.

그런데 예방접종자들 중 30%에게 온다는 부작용이 하필 내게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접종 후 6일차에 처음에는 감기처럼 다가 왔는데

나중에는 극심한 근육통에 허리 부분까지 통증이 왔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 꽃님께는 그냥 지나간 듯 아주 경미한 증상만 훑고 지나간 거였다.


속으로는 몰라도 남편 땜에 이끌려 가는 여행인데 가기도 전에 죽을 듯 아프면

난 곤궁한 입장에 처했을 것이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볼리비아비자 발급에는 인터넷신청과 직접방문 두가지 방법이 있다.

실제로는 두 방법 모두 서울시청 건너편의 볼리비아대사관을 방문하는 것은 같다.


다만 50세 이상은 인터넷 사용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볼리비아대사관 측에서

편리를 봐 줘서 서류를 지참하고 오면 즉시 발급해 주는 시스템이다.

단 이 경우 예약을 해야하며 일주일 두 번, 하루 10명으로 제한돼 있다.


인터넷신청은 볼리비아대사관 블로그에서 신청을 하고

비자신청서를 출력 후  첨부서류, 사진 등을 지참 후 방문하면 된다.


비자발급 업무는 오전에만 가능하며 인터넷 신청시에는

띄어쓰기 등을 유념하여 꼼꼼하게 작성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 일행 중 우리 포함 몇 명을 제외하고는

비자발급을 위해 볼리비아대사관에 재방문을 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페리토 모레노 빙하



참 여권사진도 필요했는데 마침 운전면허 갱신시기도 도래했다.

그래서 집에서 삼각대와 조명시설을 설치하고 DSLR로 여권사진을 찍어

인화업체에 의뢰, 단 돈 2천원(배송비 2천5백원 별도)으로 두 사람의 여권 사진을 만들어냈다.

(사진관하시는 분들 먹고살기 힘드시겠네......)


이 밖에도 국제선항공권 e티켓과 볼리바아숙소예약증, 황열병예방접종증명서(옐로우 페이퍼),

은행 잔액 잔고증명서(잔고 50만원 이상) 등이 필요했다.


또 하나 기억남는 에피소드는 환전과 은행잔고증명서 발급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는데

여행원이 무슨 용도로 사용할 거냐고 묻길래 남미여행을 가기 위함이라고 말했더니

대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너무 멋지고 부럽다면서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잔다.


얼떨결에 나도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유쾌한 기억으로 남는다.



아르헨티나-우수아이아



옷은 동선에 따라 다르겠으나 우리는 남쪽 파타고니아까지

다녀올 예정이었기에 사계절 옷을 모두 챙겨갔다.


남미는 우리와 정반대의 계절이니 1월은 여름이다.

또 볼리비아 라파스나 우유니에서는 낮엔 덥지만

높은 고도로 인해 밤에는 기온이 급강하했다.


결국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여려벌 준비해서

껴입고 벗는 편이 적응하기에  현명한 방법이었다.




브라질-포스두 이과수



그리고 고도가 높고 반사광이 강하므로 선그라스와 선크림이 필수고

기후가 건조하므로 립그로스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환전은 도착국가에서 하게될텐데 너무 많이 할 경우 남으면 재환전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손실이 크므로 미리 적당한 비용을 산출한 후에 환전해야 한다.





아르헨티나-푸에르토 이과수



그리고 남미하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 강도나 소매치기 등 치안부재다.

그래서 복대는 필수이고 돈은 물론 여권 등 귀중픔은 항상 분산, 보관이 필수다.


모든 여행지에서 그렇듯 밤에 돌아다니지 않기, 낮이라도 으슥한 길은 피하기.

가능하면 혼자 다니지 않기, 낯선 사람의 호의를 아무런 의심없이 받지 않기,

택시탈 때 조심하기, ATM기는 가급적 은행이나 실내에 있는 기기를 이용하기,

백팩 등 가방은 앞으로 매기 등을 실천하면 위험을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코르코도바


이번 남미여행에서 우리도 작은 불상사로 약간의 손실을 입었지만

미리 학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수업료로 여기며 그마나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렇듯 모든 여행에는 위험이 상주하며 미리 예방 만이 상책이다.


위험요소를 방치, 방관했을 경우

예수님, 하느님, 부처님, 알라님 어느 신들에게도 도음을 받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