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고찰의 품격 장항리사지 5층석탑
(2013. 6. 5)
언제나 그랫듯이 치열하게 돌아다닌 경주 답사여행의 마지막날 감포로 향했다.
답사 마지막 날의 첫번째 여정으로 장항리사지의 5층석탑을 보러 갔다.
장항리사지는 토함산에서 동해로 흘러 내려가는 계곡 건너편 절벽 위에 있어서
예전에는 징검다리를 건너서 갔다는데 요즘에는 다리와 계단을 잘 만들어 놓아
답사객들이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계단의 갯수을 세면서 올랐는데 얼추 계단의 수가 108개였다.
우연한 것인지 아니면 불교의 백팔번뇌를 나타내려 의도한 것인지......
주차장부터 장항리사지에 이르는 길로 사진에서 보면 무척 멀어 보이지만
광각렌즈의 효과일 뿐 실제로는 멀지도 힘들지도 않는 길이다.
장항리사지는 토함산에서 동쪽으로 뻗어내린 산줄기가 두 계곡과 만나는 곳
계곡 위 절벽 위에 터를 잡았고 절의 이름은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마을이름인
장항리를 따서 장항리사지라 부르고 있으며 동서로 탑 2기가 남아 있다.
장항리사지 서 오층석탑(국보 제 236호)
서탑은 8세기에 조각된 매우 훌륭한 걸작으로
이중기단에 9m 높이의 5층석탑으로 도괴되었던 것을 최근에 복원하였다.
1층 몸돌 4면에는 도깨비 형태의 쇠고리가 장식된 두 짝 씩의 문을 조각하였고
그 좌우에는 연꽃모양 대좌 위에 서있는 인왕상을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서
멋스러움을 더해 주는데 이 몸돌 4면의 인왕상 조각은 희귀한 수법이라고 한다.
서탑의 지붕돌이 깨져있다.
장항리사지 동탑
동탑은 무너져 계곡에 뒹굴던 1층 몸체돌과 지붕돌 다섯을 모아 세웠다고 한다.
동탑은 기단에다가 서탑과 마찬가지로 4면에 도깨비 형태의 쇠고리가 장식된 문고리와 인왕상을 새겼다.
동탑의 인왕상은 계곡에 흩어져 있어서인지 마모와 훼손의 정도가 심했다.
주차장에서 장항리사지로 가는 길가에는 작은밭이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땡볕 아래서 일을 하고 계셨다.
우리는 커피를 한 잔씩 하려다가 착하고 인자하신 우리 꽃님이 먼저 할머니께 커피 한 잔을 갖다 드렸더니
경주시내에서 마시려면 천원은 줘야 하는데 아까워서 못 사드신다며 아주 맛있게 드시는데 맘이 짠했다.
그리고는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죽은 아들과 그 동생의 죽음을 보고 함께 죽겠다고 음독한 장남,
시집가서 살고 있는 딸들의 얘기 등 당신의 고단한 삶을 낯선 이방인에게 선뜻 푸셨는데
아마도 그렇게해서라도 그 고달픔에서 잠시 멀어지고 싶으셨던 모양이리라.
할머니께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합장하여 인사를 하시면서
계속 손을 흔드시는데 그 모습에서 우리네 엄마들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