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 너울성 파도

배흘림 2008. 2. 25. 18:56

 동해 무서운 너울성 파도

(2008. 2. 23)

 

일출을 보려고 6시부터 준비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숙소를 나섰습니다.

7시 7분 찬란함을 고대하던 해는 오늘도 저에게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해넘이는 많이 봐 왔지만 제대로된 바다에서의 해돋이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여름에 제주 우도에서 4시 30분에 해돋이 본다고 나섰다가 허탕친 기억이 납니다.

 

그때 우도가 관광지로 알려지기 전이라서 새벽 일 나가시는

주민들이 보시기에는 얼빠진 중생으로 그려졌을지도 모릅니다.

 

 지리산 종주시에는 장터목 산장에서 "내 팔자에 웬 일출"하고는  포기하고 자는데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산님들 "오늘 제대로된 일출을 봤다"고 자랑하는데

 그 쓰린 속을 라면 국물로 달랬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모자란 덕을 갑자기 어디에 쌓는단 말입니까?

덕을 곳간에 쌓아둘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멀리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들이 보이고 인구항으로 귀항하는 배입니다.

 

 노출울 못 맞춘 사진인데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고 보여서 남겨둡니다.-순 제 맘입니다.

  

8시 전까지는 이렇듯 바다가 잔잔했습니다.

 

 8시경부터 바다는 사나워지기 시작했고 서울 촌놈인

저는 "역시 바다는 파도가 높게 일어야 멋있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파도가 두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십여명을 다치게 했답니다. 

 

        리챠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 "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이 생각납니다.

 30년전에 읽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닐 다이아몬드의 갈매기의 꿈 ost 'Be" 도 생각납니다.

 CD를 찾아서 한 번 걸어봐야겠습니다.

 

 인간도 날개가 있어서 날 수 있다면 조금은 더 여유롭고 소유욕으로부터 자유로울텐데...

 

 

 해돋이도 실패하고 숙소에서 사발면이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터덜터덜 길을 가며

바다를 힐끔 보니 불과 5분전의 바다가 아니었습니다.

하늘은 청명한데 바다는 여름 태풍때의 모습이었습니다.  

 

 파도 사진이 멋지지 않냐고 묻자 아내가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힘이 빠집니다.

검도할때나 힘을 빼면 오죽 좋으련만...

 

 파도가 높이 일자 갈매기들도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너울성 파도는 평상시 파도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합니다.

 

 너울성파도는 일반적인 파도보다 파장이 짧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서 예측이 어렵답니다.

 

 사고가 난 강릉 안목항에서 해양경찰이 왜 방파제 출입을 막지 않았는지 말이 많습니다.

 

 한 경찰의 얘길 빌리면 통제를 안해서 사고가 나면 왜 사고를 미연에 방지 못했냐고 추궁하고,

막으면 왜 과잉으로 업무를 보느냐고 따진답니다.

 

 위험이 따르는 행동에는 각자가 책임질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할 듯 합니다.

 

전문가의 의견도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하겠지요.

 

북한산 숨은벽 능선 아래에 가면 장비없이 바위를 오르려는 무모한 등산객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과의 실갱이가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사고가 나면 그 자신도 다치지만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안겨 준다는걸 알면 그리하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파도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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