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모니 숙소 주변산책과 다운타운 여행자거리
(2018. 7. 22)
샤모니는 몽블랑 등 고산군에 둘러쌓인 분지인데
스마트폰 앱으로 고도를 재보니 해발 1015m가 나왔다.
기온은 오전 7시에 15℃를 가리키고 있었고 낮에도 20~25℃ 정도였다.
한국은 우리가 출발하기 4~5일 전부터 서서히 무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서울은 39℃의 폭염과 30℃에 육박하는 열대야로 고생이 많았다는데......
41시간에 걸친 고난의 행군(?)을 하고 밤 11시 넘어서 도착했건만
기대감 탓인지 다음날 시차나 피곤함도 잊은 채 자리에서 일찍 일어났다.
그러나 여행 첫 날 일찍 움직이고 싶었지만 친구의 딸이 좀처럼
잠자리에서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일단 동네 산책에 나섰다.
일주일 동안 지낼 동네와 친해지고 마을의 분위기도 익힐 필요가 있었다.
숙소를 나서자마자 고개를 드니 몽블랑이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일주일 동안 몽블랑을 동네 뒷산으로 여기며 지내게 된 셈이었다.
몽블랑을 조망할 수 있는 에귀 뒤 디미디 전망대도 보였다.
에어비앤비 숙소 바로 앞에는 다운타운을 오갈 수 있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길만 건너면 기차역 Les Bossons이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물론 다운타운에 숙소를 잡았다면 이동시간과 교통요금이 절약됐겠지만......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다녔고 샤모니 다운타운까지는
4~5정거장에 불과했는데 버스요금이 3유로(4천원)로 매우 비쌌다.
그런데 희한한 점은 버스를 탈 때 버스요금을 받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버스비를 내지 않아도 기사는 굳이 달라고 하지 않았다.
만약 가난한 나라였다면 필사적으로 버스비를 냈겠지만 우리보다 잘 살고
버스요금도 지나치게 비싸고 달라고도 안하니 굳이 낼 필요가 없었다.
호텔에서 여행자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지급한다던데
기사는 패스를 보여 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처음 오는 여행자들 말고는
여행자나 지역주민들 모두 버스요금을 내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6박을 하는 동안 매일 출퇴근하면서 두 번 정도만
버스요금을 지불했으니 상당히 많은 돈을 번(?) 셈이 됐다.
Les Bossons 기차역
기차역은 아담하고 무인시스템으로 운영하는데 버스시간표와 비슷했다.
마을은 녹지가 많았고 동네 주민들은 매우 친절했다.
산책 중에 파워 넘치는 남자를 만났는데 국적을 물어보길래 한국이라 답했다.
알고보니 그는 프랑스인이 아니고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참패한 독일인이었다. ㅎㅎ
마을을 지나는 기차
마을에는 산의 눈이 녹아 계곡이 흐르는데 물살이 거셌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대부분 사람들이 수도물을 그냥 마셨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사람들이 조상을 잘 만났듯이
개나 고양이도 이런 나라에서 태어나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주인과 산책 중인 리트리버를 만났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니
멀리 뒤에서 따라오던 할머니가 개를 불러 앉으라고 명령했다.
사진모델을 해주라는 개주인 할머니의 배려였는데.
이 녀석은 눈웃음까지 지어 보는 우리를 즐겁게 했다.
진정한 동물복지가 실현되는 나라이니 인간들의 삶도 행복하리라.
오후에는 브레방전망대에 오르려고 매표소까지 갔으나
고산지대 특성상 구름이 끼기 시작해서 제대로된 풍광을 감상할 수 없었다.
브레방은 다음날로 미루고 여행정보와 렌트카 등을 알아보기 위해 여행자거리로 갔다.
샤모니 여행자거리는 성수기를 맞아 전 세계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로 넘쳐났고
여행자들을 위한 기념품점과 아웃도어 용품점이 많이 보였다.
샤모니 창공에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문의를 하니 20분 정도 활공에 140유로(18만원)라고 했는데
현지 물가나 우리나라 요금에 비하면 크게 비싼 편은 아닌 듯
동상의 주인공들이 뉘신지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4807m)이 안고 있는
프랑스 샤모니는 근대 등산인 알피니즘이 시작된 발원지다.
또한 1924년 제 1회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도시이니 동계스포츠의 산실인 셈이다.
여행자거리에는 숙소들도 예쁘게 단장하고 있었다.
길거리 행위예술가
샤모니는 작은 마을이어선지 시티투어버스를 코끼리열차(?)가 대신하고 있었다.
가볍게 생맥주를 마시며 잠시 쉬었던 카페
마을을 예쁘게 꾸며 놓았는데 그만큼 많은 정성을 쏟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는 스마트폰에 누구는 아이스크림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기 일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일가족으로 보이는데 아이스크림을 정성들여 아니 무아지경에서 먹고 있다.
개구쟁이 꼬마는 동상에 올라가 거의 레슬링을 하는 수준이었는데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고 뭐라 하는 이도 없었다.
다운타운을 가로 지르는 개천과 다리를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그런데 갑자기 빠른 물살을 이용해 내려가는 한무리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산의 눈이 녹은 물이라 매우 차가울테니 수트를 입고 하류로 떠내려 가고 있었다.
인제 미산계곡에서 리버버깅을 한 적이 있는데 비슷하지만 여기는 엎드려 하는 것이 달랐다.
진정한 스포츠는 연어들처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거 아닌감? ㅋㅋ
여기도 '사랑의 자물통'이 주렁주렁~~
아직은 자물통을 매달 자리가 많이 남아 있으니
사랑의 맹세와 징표가 필요한 분은 서둘러 가시길.......
샤모니기차역
유럽 어느 도시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성당
성당 부근에 있는 빵집
빵이 맛있어서 손님들이 많았고 우리도 주로 이 집에서 빵을 샀다.
엔틱 제품을 파는 상점입구로 여행자들 특히 여성들의 맘을 쏙 뺏을 것 같다.
거의 매일 오후 숙소로 가기 전에 출근해서 장을 봤던 슈퍼마켓 카지노
처음에는 고스톱도 못치고 도박을 혐오하는 나로선 이름 때문에
접근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슈퍼마켓 체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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