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몽탕베르(Montenvers)와 얼음동굴(Ice Cave)

배흘림 2018. 8. 25. 12:11


몽탕베르와 얼음동굴까지 걸어서 다녀오다

(2018. 7. 25)


샤모니 2days pass의 사용기한이 끝났으니

3일째는 몽탕베르와 메르 데 글라스, 얼음동굴에 가기로 했다.






오전 9시경에  샤모니 센트로에 도착했는데 16℃를 나타내고 있었다.

한국은 40℃에 육박하는 폭염과 30℃에 이르는 열대야로 모두 지쳐 있다는데

지인들한테 미안하기도 하면서 생애 처음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느꼈다.





몽탕베르역으로 가는 기차역은 샤모니역 옆의 운치있는 이 육교를 이용하면 나온다.






메르 데 글라스 (Mer de Glace)로 가는 기차역


우리의 원래 계획은 여기서 산악열차를 타고 몽탕베르로 가서

메르 데 글라스와 얼을동굴을 보고 돌아오려던 거였다.


그런데 티켓을 사려니 몽탕베르역까지는 2days pass

포함된 구간이고 따로 구입시에는 32유로를 내야했다.

여기서 잠시 갈등이 생겼다.





메르 데 글라스 (Mer de Glace) 티켓 매표소


전날 오후에 왔으면 몽탕베르 구간은 그냥 탈 수 있었을 텐데

사전공부를 하지 않은 탓에 사용기한 내에 이용하지 못하고

다시 32유로를 쓰려니 돈을 낭비하는 듯 여겨져 아까웠다.


그래서 원래 알프스에 오면서 세운 계획이 트레킹을

많이 하려 했던 것이었으므로 걸어서 가기로 했다.(09:50)






매표소 앞에는 산악열차의 기관차가 전시돼 있다.






몽탕베르역까지 다니는 산악열차

보통 30분 간격으로 다니는데 성수기에는 20분마다 다닌다고 한다.






철로 가운데 톱니모양의 레일은 경사가 심한 구간에서도

철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한다.







 해발 1035m의 샤모니에서 해발 1913m인 몽탕베르역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초반에는 경사가 제법 높았다.






등산로에 딱 한 군데 있는 쉼터


트레킹을 하는데 어린아이를 셋이나 대동한 젊은 부부도 있었고

남녀노소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생각외로 많았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하체가 길어서인지 걷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나도 한때는 백두대간 종주할 때 준족이란 소리를 들었었고

히말라야 ABC 트레킹을 할 때도 빠르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알프스에서는 도저히 그들과 함께 갈 수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트레킹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알프스 트레일이 햇빛에 바로 노출되는데 반해

 등산로는 숲길로 이루어져 있어 햇볕을 피할 수 있었고

브레방 쪽의 조망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또한 알프스에 야생화가 한창일 때라 눈도 즐거웠다.










몽탕베르역에 거의 다와가니 하늘을 찌를 듯한 침봉과

그를 호위하는 듯한 작은 침봉들로 이루어진 절경이 우리를 맞아줬다.





아마 이 동네가 에귀 디 미디에서 봤던 침봉들의 일부분이리라.









메르 데 글라스 (Mer de Glace)


보이는 봉우리가 알프스 3대 북벽 중 하나인 그랑드 조라스일까?

그리고 흙 아래에 빙하가 있는 건지? 아니면 빙하가 녹아 없어졌을까 ?





눈이 녹은 물이 실폭포를 이루어 내리고......





이제 얼음동굴로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이 구간은 무료다.






얼음동굴까지 가려면 철계단 500개를 내려가야 한다.

그럼 올라올 때는 고생 좀 해야 한다는 얘기다.






불과 수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얼음으로 뒤덮였을 곳이

지금은 눈 녹은 물이 휩쓸고 가면서 남긴 상흔만 존재한다.







얼음동굴로 가는 철계단 옆으로는 2001, 2003, 2005, 2015 등의

숫자가 적힌 팻말이 있는데 그것은 그 해의 빙하 높이를 표시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 빙하가 녹는 속도를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엿 볼 수 있었다.  



알프스에서 가이드를 40년 이상 했다는 70세 되는 분

자기네가 온전한 빙하를 본 마지막 세대일 거라고 말했다는데

직접 병들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얘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2시간 30분을 걸어서 올라와서인지 철계단을 오를 때는 힘이 들었다.










얼음동굴(Ice Cave) 입구













역시 알프스답게 소를 조각한 작품






얼음동굴 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으로

여기서 기념사진을 담으려는 이들이 많았다.





얼음결정체


얼음동굴을 본 후 크리스탈전시관을 관람해야 하는데

그만 망각하고서 올라왔던 역순으로 걸어서 내려갔다.

하산은 휴식없이 걸었더니 1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