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포 콘파펭

배흘림 2015. 6. 13. 18:09

 

 

이번 라오스 여행의 주 목적지 중 하나였던 콘파펭 폭포

(2015. 3. 28)

 

몇 년전 KBS에서 슈퍼 피쉬-끝없는 여정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지의 물고기잡이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소개되었던

여러 지역 중 가장 강한 인상을 심어준 곳이 바로 콘파펭 폭포의 어부였다.

그 후 63빌딩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영화로 다시 만났고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됐다.

 

전날 왓 푸에서는 크메르제국이 번성했을 시기의 앙코르 유적을 만났다면 

이날은 라오스의 젖줄 메콩강과 삶을 함께 하이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었다.

 

빡쎄에서 하루를 쉬고 씨판돈으로 가는 길 역시 순탄하고 무난한데

오히려 이 길에서 방심과 졸음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비오는 88고속도로에서 짚차가 중앙선을 넘어 내 앞으로

 세바퀴 가량 데굴데굴 굴러오던 모습이 환영처럼 떠오른 건 왜였을까?

  

역시 세상이란 쉬운 듯 쉽지 않으며 순간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 각박한 것일까?

그런데 어쩌랴 여행은 실수의 연속이고 실수가 없는 여행은 재미가 없을 것을......

 

상점에는 벌써부터 4월에 벌어질 물 축제인 삐마이 축제를 앞두고

축제때 입을 화려한 옷을 걸어 놓고 있어서 명절 분위기가 나고 있었다.

역시 축제는 뭐니뭐니해도 장사꾼들과 아이들이 제일 신나는 법!!!

 

 

 

 

 

콘파펭 폭포 역시 왓 푸에서와 마찬가지로 라오스 물가로는 엄청난 무려

 5만 5천낍(7달러, 8천원)이나 받았는데 전동차 탑승삯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사실 나 같은 여행자는 걸으면서 보는 여행이 훨씬 좋은데 말이다.    

 

 

 

 

 

매표소를 통과하니 곧바로 사원이 나타났다.

그런데 사원에 불상이 모셔진 것이 아니라 큰 통나무가

유리관 안에 모셔져(?) 있고 네 방향에 제단이 있다.

 

 

 

 

하도 신기해서 매표소로 다시 돌아가 직원에게 물었다.

물론 라오스 말을 못하니 내 담당 통역관(?)인 작은별여행사

 김미진 팀징님을 통해 콘파펭폭포와 나무에 얽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큰 비가 왔을 때 떠내려 가지 않고 계속 폭포에 머물고 있어서 건진

신성한 나무로 "마법의 나무", 또는 "신령스러운 나무"로 불린다.

 

 

 

라오스 문자가 이 자리에 있으니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전동차의 처음 기착지인 여기서 우린 이미 "WOW !"를 남발다.

하지만 여기는 "피발의 새" 예고편에 불과했고 본편은 조금 뒤에 이어졌다. 

 

 

 

 

드디어 모두가 "WOW !" 할 수 밖에 없는 스펙타클과 마주했다.

지금이 건기의 막바지인데 이 정도면 우기에는 어쩌란 말이냐?

 

 

 

 

 

티벳에서 발원하여 무려 4,180Km를 이어 내려가며 주변 1억명을 품는

 "어머니의 강" 메콩강이 1,500Km를 흘러 내려와 만들어낸 걸작이 "콘파펭 폭포"다.

 

 

 

 

 

콘파펭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포로 높이 21m, 폭이 무려 9.7Km에

달하며 우기에는 더욱 확장돼 14Km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불구경과 물구경이 세상 최고의 구경이라고들 말하는데

 그 광경을 보려면 우기에 찾아 가시라.

 

 

 

 

좀 더 역동적인 폭포를 만나려면 아래 쪽으로 내려가야 했을텐데

그냥 여기서 머물렀던 것이 사진을 보는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메콩강은 잠시 격렬했던 자신의 모습을 추스리고 가빴던 숨도 고른 후

평온을 되찾아 다시금 "어머니의 강"으로의 제 모습을 갖추고 유유히 흐른다.

 

그리고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에서 짠물과 섞이면서 그 이름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바로 이이가 나로 하여금 콘파펭 폭포를 기억하게 하고

여기로 오게끔 만든 친구다. 물론 그는 날 알 턱이 없다.

그러나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그저 반갑다.

 

 

 

 

 

오는 내내 검은 색 빤쮸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이 친구를 만나길 학수고대했다.

성난 메콩의 물줄기 위로 지나가는 외줄에 의지해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카메라를 보며 순박한 미소를 짓던 그를 말이다.

 

그리고 만났다.

아니 멀리서 쳐다볼 뿐이다.

아니 렌즈에 내 가슴의 렌즈에 담았다.

그의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서......

 

 

 

 

 

사실 이런 차림으로 투망을 던지는 어부는 톤레샵 호수 등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 달리 그는 유독 외로워 보인다.

마치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결과가 궁금해진다.

투망에는 물고기가 그득할까?

 

 

 

 

다시 어부는 투망을 어깨에 맨 채 다른 곳으로 옯기려고 한다.

아니 자신의 삶과 가족의 생계를 저 어깨에 짊어지고 옮겨가고 있다.

이번 투망질은 별 재미가 없었던 듯 어깨에 체념까지 더해져 무거워 보인다.

 

 

 

 

그의 옆에는 항상 따라 다니는 아이가 있는데 아마 아들일 게다.

아이는 하루의 생계를 위한 아비의 몸짓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루함을 몸짓으로 내보인다.

  

 

 

저 또래 아이들이라면 게임기가 손에서 떨어지지 않을텐

 

 

 

그의 투망이 다시금 힘차게 허공으로 날개짓 한다.

 

 

 

그리고 투망은 마치 물총새처럼 강물 속으로 파고든다.

 

 

 

이번에는 실한 놈이 걸려 미소짓기를 빌며 자리를 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유난히 땀이 많은 체질이라 미리 겁먹

망원렌즈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가장 후회스런 부분이었다.

 

 

 

 

라오스의 미소

 

 

 

현지인이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원조 쌀국수

 

 

 

 

출구로 나갔다가 매표소의 양해를 얻고서 다시 사원(사당)으로 들아왔다.

 

 

 

아까와 달리 젊은 처자들이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향초에 불을 붙이고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저렇게 지성으로 치성을 드리도록 만드는 걸까?

과연 이들은 무엇을 갈구하는 것일까?

 

 

 

그런데 다시 보니 참 멋쟁이 처자들이다.

그대들이 기원하는 바 이루어지길 나 또한 빈다.

 

 

눈물의 짬빠꽃

전날 왓 푸에서 봤던 독짬빠와 비슷하지만 가운데 노란 부분이 거의 없는 꽃으로

하얀꽃잎을 신성하게 여겨 집 주위나 평범한 장소에는 심지 않는 꽃이라고 한다.

 이 꽃은 죽은자에게 바치는 꽃이며 슬픔과 죽음을 꽃이다.

그래서 당연히 기도할 때나 선물을 하면 안되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