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대교의 임시개통을 이용해 찾은 교동도
(2014. 6. 29)
우연히 강화군청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교동대교 열흘간(6.21~6.30)의 임시개통 배너를 봤다
그동안 교동대교가 공사 중이란 소식은 가끔 들었었지만 차를 이용해 갈 수 있다기에
사전 지식도 없이 나로서는 처녀여행지인 교동도에 발을 들여 놓았다.
교동도는 접경지역이고 민통선이기에 출입신고서 제출과 출입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
교동도는 47.14 Kmº의 면적에 1,400여 세대, 3천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열세번째로 큰 섬으로 구석구석을 다녀보니 제법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동도는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물길이 만나는 곳이라 삼국시대부터 해상교통의 요지였고
경기, 황해, 충청도 삼도수군을 관장하는 삼도수군통어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과의 직선거리가 불과 2.6Km밖에 되질 않아
최전방의 역할을 해왔고 덕분에 개발의 물결에서 비껴나 세월이 잠시 머물러 있는 섬이다.
그동안은 카페리를 이용해서 다녔었고 배로는 불과 15분이 소요됐다고 한다.
교동도의 남쪽인 남산포구에서 본 석모도와 상주산
아마 사진의 섬들은 미법도와 서검도이리라
교동시장
먼저 교동읍성과 화개사, 교동향교를 답사하고 읍내로 와서 교동시장을 둘러봤다.
워낙 TV를 멀리하기에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1박2일"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유명세를 탔다는 것은 알고 갔다.
그런데 교동시장은 우리네 60년대나 70년대에서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모습을 지녔고
지역 어른들도 인사하면 반갑게 대해 주시는 모습이 영락없이 인정많고 사람냄새 나던 우리네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대도시에서는 별다방, 콩다방 등에 밀려 자취를 감춘 다방이 시장 어귀에서만 세 곳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교동대교가 개통되고 관광객들이 많아지면 교동도에도 커피숖이 생길 거고 그럼 다방에도 변화가 일지 않을런지?
양복점 안에서는 연세 많은 노부부께서 직접 옷을 짓고 계셨다.
급할 때는 병원의 역할도 했을 약국의 내부도 역시 조촐하다.
그렇다고 설마 약들이 60,70년대에 생산된 것들은 아니겠지? ㅎㅎ
서울 퇴계로 5가 충무초등학교시절 학교 옆 이발소가 문득 떠오른다.
그때는 상고머리로 깍고 다녔었는데......
제비집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어느 집 처마에 독특한 모양의 제비집이 있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제비 몇마리가 날아 왔는데 새끼들도 이미 다 컸는지 보이지 않았다.
역시 군부대 지역 특징인지 클럽도 몇 군데 있었다.
동네 한 가운데에 쓰러져 가는 폐가가 있는데 교동대교의 개통 이후에는 투기 바람의 제물이 되지 않을런지?
난정저수지
점심을 먹은 식당에서 권해서 찾아간 곳으로 저수지의 규모가 생각보다 방대했다.
바다처럼 보이는 난정저수지
교동도에는 난정저수지와 고구저수지가 있는데 둘 다 큰 규모의 저수지였다.
저수지 건너편 마을
난정저수지에 간 목적은 북한땅이 보인다고 해서 갔지만 짙은 해무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아 비포장도로를 달린 보람을 찾을 수 없었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 직선거리로 2.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말그대로 지척이다.
물이 빠지는 썰물 때면 걸어서도 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위험한 생각인가? ㅎㅎ
교동도(월선포)선착장에 본 석모도 상주산
교동도(월선포)선착장에서 본 교동대교의 주탑
교동대교는 길이가 3.4Km로 빠른 물살에 공사의 어려움이 컸으리라 여겨진다.
교동도의 월선포선착장 대합실로 이제 페업을 해야 될텐데 배는 다른 해운사에
팔리면 다시 어느 섬인가를 다니겠지만 이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뭘할지?
또 대합실 옆 시골치고는 비교적 큰 슈퍼는 업종을 뭘로 바꿀 건지?
남의 일 같이 보이지 않고 다리의 개통이 또 하나의 음지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잠시 우울모드에서 눈길을 돌리니 천진한 어린 자매가 유쾌한 동작으로 기념촬영을 하면서 생기를 북돋아 줬다.
역시 생명력이 강한 소나무!
이 강한 생명력을 가슴에 담고 교동도를 떠났다.
교동도에서의 하루를 정리하자면 한 번쯤은 가볼 만하지만 문화재도 없고
볼거리, 놀거리마저 없으니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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