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같았던 밤에 즐긴 MBC DMZ 평화콘서트
(2014. 8. 15)
8.15 광복 69주년를 맞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찾았다.
원래는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촉구대회에 가려 했으나 웬지 마음이 가지 않았다.
사실은 요즘 집회가 촛불문화제 형식을 취하다 보니 보기에는 편안해도
결과물이 없는 듯하여 참석하기가 망설여졌던 것이다.
두 개의 태풍이 지나가면서 일주일 내내 흐렸던 날씨가 광복절을 맞아 맑아지면서 더위가 몰려왔다.
그래서인지 임진각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의외로 많았고 곳곳에 텐트와 돗자리를 펼쳐놓고 쉬고 있었다.
오랫만에 찾은 임진각은 바람의 언덕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간 것이었는데
예상 외의 많은 인파로 인해 사진을 찍는 것은 포기하고 그늘에서 편하게 쉬었다.
그런데 임진각에서는 광복절을 맞아 MBC에서 DMZ 평화콘서트를 열었는데
밤이 되자 뜨겁던 태양의 열기가 식어 선선한 가을밤의 콘서트가 되었다.
오프닝무대는 브라스밴드의 연주로 시작됐다.
MC를 본 허일후 아나운서와 김소영 아나운서
첫 무대는 유엔젤보이스가 부르는 1950년대 가요메들리였다.
유엔젤보이스는 남성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는데
Boyz Ⅱ Men이나 All-4-One처럼 멋진 음색을 들려줬다.
그러나 유엔젤보이스의 달콤한 목소리는 그들이 부르는 노래들을 듣노라니 화로 바뀌었다.
"전우여 잘가라", "전선야곡", "꿈에 본 내고향", "단장의 미아리고개", "굳세어라 금순아"
모두가 6.25를 소재로 하는 노래들인데 이 노래들의 가사가 평화콘서트의 취지에 맞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 이 트로트 곡들은 6.6 현충일 행사에나 적합한 곡들이지
평화콘서트라는 이름 하에 불려질-아니 더 나아가 광복절에 불려질 노래는 아니다.
광복절 밤의 평화콘서트라고 기획했다면 좀 더 선곡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았을까?
언제부턴가-아마 김재철이가 개판칠 때부터-사람들은 MBC를 엠빙신이라고 놀려 부른다.
그런데 평화콘서트라는 이름아래 선곡된 곡을 보면 정말로 엠빙신의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바리톤 유주호 씨가 부른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Chanson du Toreador(투우사의 노래)"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인 소프라노 김영미 씨의
조지 거쉰의 "Summer Time"
탈북어린이들로 이루어진 와글와글합창단의 동요메들리
바이올리니스트 쟈스민 씨의 하얀거탑 OST "B Rossette" 베에토벤 바이러스
소향 씨의 인연(이선희 곡), 드라마 마의 OST "오직 단 하나"
원래 교회에서 가스펠가수로 유명했었다는데 "나는 가수다"로 대중적 인기도 얻은 소향 씨
카운트테너 정세훈 씨의 The Phantom Of The Opera (오페라의 유령)" 중 "Think Of Me"
이어지는 곡은 헨델의 오페라 Rinaldo(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첼리스트 배일환 씨의 막스 브루흐 곡 "Kol Nidrei(신의 날)"
개인적으로 이 날 콘서트 중 가장 좋았던 선곡과 무대였는데
한여름의 가운데서 가을을 느꼈던 밤에 더욱 듣기 좋았던 첼로의 소리......
최승환 씨가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메조소프라노 김수정 씨와 바리톤 유주호 씨의 듀엣 오페라의 유령 중 "All Ask Of You"
김수정 씨와 유엔젤보이스가 부르는 "You Raise Me Up"
소프라노 김영미 교수의 베르디 오페라 "La Forza Del Destino(운명의 힘)" 중
"Pace, Pace Mio Dio(신이여 평화를 주소서)
마지막 무대는 모든 출연자가 함께 부르는 "아리랑"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 가야 할 문제가 있는데 바로 관람매너다.
클래식 위주의 공연이다보니 객석을 채우지 못해 좌석수도 줄이고
호객행위(?)도 했지만 그러고도 객석을 다 채우지는 못했다.
내가 여기서 지적하려는 것은 다름이 이나라 관람객들이
공연도중에 퇴장하는 것인데 그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무리 공짜콘서트라지만 공연 도중에 관객의 절반 이상이 빠져 나가고
게다가 가수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중에도 떼지어 퇴장을 하는 것이었다.
공연 도중에 꼭 나가야 한다면 공연자가 바뀌는 틈에 퇴장을 하는 성숙한 관람매너가 아쉬웠다.
요즘 야외프로그램이나 여행프로그램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장비인
헬리콤인데 기술이 많이 발전했는지 크기가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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