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지 대원미륵사지의 아름다움
(2011. 7. 13)
요즘같이 비가 오면 폐사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절집은 대부분 이른 아침 답사때 가장 좋지만 늦은 오후가 최적인 절집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비오거나 잔뜩 흐린 날의 폐사지를 좋아합니다.
폐사지의 옛 영화를 생각하며 저의 공허함도 비우고 절의 흥망성쇠를 돌이켜보면서 한 없는 덧 없슴에 애닲아도 합니다.
여주 고달사지, 양주 회암사지, 원주 흥법사지, 서산 보원사지, 양양 선림원지 등이 제가 좋아하는 폐사지입니다.
개인이나 회사, 국가, 종교 모든 것들은 모두가 절대적일 수 없으며 흥망성쇠가 있고 부귀빈천이 물레바퀴가 돌듯 합니다.
폐사지에서는 이런 속깊은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충주는 태백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물길이 흐르는 높은 지대로 미륵리사지는 비교적 높은 곳에 세워진 절입니다.
우리네 주거문화가 남향이듯이 절도 남향이 대부분인데 미륵리사지는 특이하게 북향으로 지어져 있는데 거기엔
마의태자에 관한 전설이 깃들여져 있습니다. 창건연대는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전기로 추정하며 거대한 돌을
이용해 석굴을 쌓은 후 불상을 모신 석굴사원입니다. .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망국의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갔는데 누이인 덕주공주는 월악산에 덕주사를 지어
남쪽을 바라보도록 마애불을 만들었고 마의태자는 석굴을 지어 북쪽을 향해 덕주사를 바라보게 하였다고 합니다.
석축을 쌓은 형태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忠州 彌勒里 石造如來立像.보물 제96호)
모두 5개의 돌을 이용하여 불상을 만들었고 1개의 얇은 돌로 갓을 씌운 석불입상으로 둥근 얼굴에
활모양의 눈썹, 긴 눈, 넓적한 코, 두터운 입술 등 고려 초기 불상의 양식이라고 합니다. 신체는 단순한
옷주름의 표현이라든가 구슬같은 것을 잡고 있는 손의 묘사 등에서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간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륵리 석등
절제된 균형미가 있는 아름다운 석등입니다.
석등의 창으로 본 석조여래입상
충주 미륵리 오층석탑(忠州 彌勒里 五層石塔.보물 제95호 )
충주 미륵리사지 사각석등(忠州 彌勒里寺址 四角石燈.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15호)
고려 초기에 세워진 석등으로 추정되는 사각석등입니다.
사각석등의 창을 통해 본 석조여래입상
미륵리사지 귀부
귀부만 있고 비신을 꽃을 수 있는 비좌는 있지만 크기도 작고 비신도 없답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수도 없겠지요.
거북이 등에 있는 두마리 새끼 거북이의 모습
그러나 제 눈에는 경기도 화성 우음도의 공룡화석처럼 보이네요.
당간지주 연꽃의 돋을새김
미륵리 3층석탑
안정감을 주고 소박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신라석탑의 양식을 따른 고려초기의 석탑
미륵리 불두
높이 138cm 최대너비 118cm의 화강암으로 만든 대형 불두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눈매는 일자형이고 눈썹이 요즘 여성들 화장같으며 입이 너무 작아 우스꽝스럽습니다.
옆의 돌은 기단인가요?
미륵리사지는 금년부터 미륵대원사지로 부른답니다.
이유는 전북 익산에 있는 미륵사지와 혼동이 돼기 때문이라는군요.
10여년 전에 가족여행으로 미륵리사지를 답사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아내와 아이는 매우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 왔고
저는 그닥 별로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마 그때는 2박 3일의 마지막 여행지로 귀경 직전에 들렀기에 3일 동안 운전의
피로와 제 특유의 여행지에서의 강행군이 남긴 후유증 때문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답사에서는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흥까지 배로 느낀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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