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리산 둘레길

배흘림 2009. 9. 29. 16:50

 

지리산둘레길 1일차

(2009.9.24, 인월~매마을)

 

 

항상 언제봐도 천진스런 웃음을 지어 보이던 벗을 떠나 보내고 돌아 오는 길에

그간 친구들 모임을 등한시했던 한 녀석이 "인생, 뭐 있냐? 지리산 둘레길이나 가자."라고 하더군요.

무거운 분위기 탓이었는지 몰라도 무심결에 "그러자" 하고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잘 나갔던 또 한 녀석을 꼬드겨 50을 몇개월 남지 않은

 중년 셋이서 걸으면서 생각하고 얘기하자며 길을 나섰습니다.

 

내년이면 고교 졸업 30년이 되는 친구들이니

뭐 그리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도 대충 서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오솔길에서 임도에서 마을 길에서 그리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많은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검은 교복에 까까머리 그 시절처럼 반은 욕설로 채워진 점잖치 않은 대화를

그러나 내용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중하게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였습니다.

 

 남원군 인월읍에 있는 지리산길 안내센터

 

남원에 도착해서 유명한 추어탕 집인 "새집식당"에서 점심을 먹은후 

안내센터에서 지도 등 각종 자료와 둘레길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여자분 혼자 전화 상담하고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같은 내용을 계속 되풀이 설명을 하는데 고충이 여간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일단 안내센터 앞에 주차한 후 답사길을 떠났습니다.

 

 인월교를 건너자마자 금계방향은 좌측으로 가야 하는데 잠깐 방심한 사이 5분여를 가다가 되돌아 왔습니다.

대개 우리들의 생각에 표지판은 눈에 잘 띄는 색과 글씨를 사용하는 것이

 상식입니다만 이 곳의 표지판은 상식의 틀을 벗어 납니다.

 

 누런 벼들이 충분한 일조량을 받으면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 논은 벌써 수확이 한창입니다.

 

 50을 바라보는 중년 사내 셋이서 걸어 갑니다.

50이라는 숫자가 주는 생경함이랄까, 묘함이 있네요.

숫자에 연연하지 말아야 할 텐데.......

 

 

 중군마을에 들어서는데 이런 표지판이 있습니다.

과연 마을 분들은 지리산둘레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

화려한 등산복 차림을 한 외지인들의 무더기 출현에 대해 반응은 어떠실지?

 

어쨌거나 저쨌거나 마을 고샅길 한 켠에 피어난 코스모스는 우릴 반깁니다. 

 

양봉을 하는데 규모가 상당합니다.

 

 

 노루목 당산 소나무

이 소나무는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자라 매우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마치 정이품송처럼)

 

장항마을은 노루가 목을 길게 내민 형국이기에 옛 이름을 노루목이라 불렀으며

 지금은 노루장(獐) 목항(項)자를 써서 장항마을로 부른다고 합니다.

 

 

표지판이 이런 형태입니다.

친환경적으로 거리도, 설명도 없습니다.

다만 빨간색은 금계방향, 검정색은 인월방향을 가르킬 뿐입니다.

 

 장항마을 느티나무 아래 쉼터입니다.

열심히 사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사는 베트남 여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막걸리는 산청산이라고 하는데 거두절미하고, 맛에 대한 평가는 이하생략......

 

 구름이 예뻐서 담아본 샷입니다.

 

 옛날 목소리가 예쁜가수 박인희씨가 번안해 부른  방랑자가 생각납니다.

원곡은 vagabond 였던 걸로 기억나네요.

실은 여기서도 표지판을 놓쳤었지요. 말 그대로 방랑자가 될 뻔한 곳......

  

 저 멀리 보이는 일성콘도와 코스모스

 

감식초 공장 간판에 파묻혀 먼저간 일행을 제가 사진 찍다 뒤늦게 알고서 후진시킨 지점입니다.

둘레길을 걸을때면 좌우 경치를 감상하더라도 표지판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하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습니다.   

 

 매동마을 뒤 산쪽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우리가 하루 묵은 황토방입니다.

매우 깔끔하고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는 적격입니다.

 

Tip

황토방 : 남원시 산내면 매동리 417-1 이재춘 씨댁

063)636-3289, 011)754-3289 

 

지리산흑돼지 : 황토식당 063)636-9985, 010)654-7693

                         마을 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식당입니다.

'호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상사  (0) 2009.10.03
지리산둘레길  (0) 2009.10.01
광양 매화축제  (0) 2009.03.18
광양 백운산  (0) 2009.03.17
마이산  (0) 2008.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