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화마에 대웅전을 잃었지만 추색으로 물든 내장사
(2012. 11. 9)
내장사 일대는 단풍의 절정은 지났어도 우리나라 단풍 1번지답게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636년)에 영은대사가 50여동의 대가람을 세우고 영은사를 세웠는데
조선 중종 34년(1539년)에 사찰 철폐령이 내려짐에 따라 불태워졌으며, 명종 22년(1567년)에
희묵대사가 법당을 지었고 정조 3년(1779년)에 영담대사가 대웅전을 중수했다고 합니다.
근세에는 백학명선사가 절을 크게 중흥시켰으며 언제부터인지 확실치는 않으나
영은사를 내장사로 부르게 됐으며 1951년 1월 12일 한국전쟁 때 모두 불에 탔습니다.
1958년 주지 다천스님이 대웅전을 중건하였고 1971년에 내장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사찰복원사업이 이루어져 오늘날 내장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2년 10월 31일 새벽에 전기누전으로 추정되는 불로 대웅전이 다시 전소됐습니다.
일주문은 산문이니 일주문을 넘어서면 절에 들어간 겁니다.
내장사 표지판에는 108그루의 단풍숲을 거닐며 백팔번뇌에서 벗어나라고 씌어 있더군요.
일주문을 들어서며 본 광경입니다.
사천왕문
천왕문에서 바라본 정혜루
사색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란 말이 생각나게끔 분위기를 자아내는군요.
정혜루
며칠전에 난 불로 대웅전을 잃고 사죄의 글을 붙여 놨는데
한 켠에서는 대웅전 건축을 위한 모금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사찰이 신도들의 시주로 운영이 된다고 하나
이토록 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대중들에게
진정으로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천하명승내장산
탑 뒤 천막이 쳐진 곳이 화마가 휩쓸고간 대웅전 터입니다.
범종각
현대 국악 사물놀이의 근원인 사물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 있습니다.
범종은 지옥중생을 구원하며, 법고는 땅 위의 축생을 제도하며,
목어는 수중 중생을 다스리고, 운판은 하늘의 중생을 일깨운다고 합니다.
명부전
극락전
극락전은1964년에 세워진 전각으로 아미타불을 모셨습니다.
아미타불은 시방정토 극락세계의 부처님으로서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인
죽음으로부터 중생들을 구원하여 극락정토로 이끌어 영원한 생명을 주시며
죄업의 고통으로 절망하는 나약한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시는 부처님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건물이 범종각, 뒤는 정혜루 왼쪽은 불에 소실된 대웅전 터입니다.
서래봉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고즈넉한 모습입니다.
집사람은 유명한 관광지의 절인만큼 손이 많이가고 화려한 절집을 예상하고 왔는데
의외로 소박하고 게다가 가을색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면서 내장사에 흠뻑 취했답니다.
화마에 순식간에 재가 돼버린 대웅전입니다.
기둥으로 씌였을 나무와 깨진 기와가 나딍구는데 착잡한 마음이 들더군요.
다시 속세로 나가기 위해 일주문으로 향합니다.
내장사 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