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샛별이를 찾은 해피엔딩 스토리
(2010. 10. 31)
첫 날(10.27) 만났을때 모습-매우 양순하면서도 활동적이고 사교성이 매우 좋았습니다
지리산둘레길 3구간의 등구재를 넘어 창원마을의 당산나무 쉼터에 오를 즈음 광택이 흐르고 관리가 아주 잘 된 개가
보였습니다. 당산나무와 개는 좋은 사진 소재라 생각하고 열심히 갔더니 그 일행은 벌써 내려가고 없더라구요.
둘레길을 걷는데 개와 동행하는 일행이 몸이 좋지 않아 속도가 늦어 우리와 함께 가게 됐습니다.
예쁜개를 데려왔다고 칭찬하니 자기네 개가 아니랍니다.
백련사에서 먹을 것을 주니 여기까지 계속 따라오더라는 겁니다.
그럼 10Km 이상을 낯선 이들을 따라 왔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젊은이들은 대구로 간다기에 개를 원위치로 데려다주던가 책임을 지라 말하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실상사에서 봤을때(10. 28)-지쳐보이는 모습입니다.
다음날 뱀사골 산행을 마치고 실상사에 관람차 들렀더니 전 날 봤던 개와 비슷한 개가 있더군요.
전 날 체력소모가 많아서였는지 살도 빠져 있었고 산에서 봤을때의 활달하던 모습이 전혀 없어서 다른 개인줄 알았어요.
그리고 지역이 비슷하니 전 날 만났던 개와 사촌정도되는가보다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신고를 받고 출동한119대원과 종무소 직원분이 얘기를 나누더라구요.
얘기인 즉 실상사 개가 아니고 언제들어왔는지도 확실치 않은데 내쫓아도 다시 절로 들어오고
그러다가 혹여 신도나 관람객을 물 수도 있으니 개를 처리해 달리는 냬용이더군요.
저로서는 전 날 만난 개라는 확신이 안서니 조심스럽게 어제 둘레길에서 겪은 얘기와
백련사개일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귀경하여 집에서 사진을 보던중(10. 30) 목줄을 보니
둘레길의 개와 실상사에서 본 개가 같은 개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즉시 실상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종무소에서는 이미 119를 통해
개를 넘겼으며 개의 소재도 모르겠다는 실망스런 답만 들었구요.
오히려 그 날 확실한 얘기를 해주지 이제와서 그러냐고 핀잔을 주는데 약간 어이가 없더라구요.
결국 남원시청에 알아보시겠다는 답을 듣고서야 통화를 마쳤습니다.
.
저도 동일한 개라는 확신이 없기에 알고 있는 정보만 알려 줄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리고 생명을 존중하는 절이기에 성의있는 답을 기대했건만 서운합디다.
저도 실상사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한 후회를 했습니다.
지리산 백련사 주지스님과 기념촬영(10. 31)
바로 다음날 지리산둘레길을 다시 가게 됐는데 백련사로 올라가는 길을 지나칠때 흘끔보니 꺼뭇한 개가 보이더군요.
냅다 언덕길을 뛰쳐 올라 여쭤보니 유기견보호센터에 가서 찾아왔다고 그러시더군요.(10월 29일)
주지스님은 샛별이를 잃고 혹시 올무에 걸렸을까 노심초사 온 산을 찾아 헤매시다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찾아오셨다고 다행스러워하시더군요.
그 일로 주지스님은 입술이 부르텄고 절집의 모든 식구들이 샛별이를 찾느라 애간장이 다 탔다네요.
재미있는 일은 샛별이가 돌아온 다음에도 탈진한 상태라 도무지 뭘 먹지 않아서
주지스님께서 돼지족발을 사다 푹 고와 먹였더니 원기를 회복하더랍니다.
(설명시 족발을 손으로 표현하시는 모습이 너무 재밌었는데 동영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샛별이를 찾는데 일조를 한 것은 없지만 샛별이가 실종되고부터 유기견센터에서 찾아오기까지의
중간 과정의 스토리를 저에게 듣게 되셨으니 궁금한 점이 많이 해소되셨으리라 여겨집니다.
제게 마지막 궁금증은 금계에서 실상사까지 2차선 차로로 7~8Km는 될텐데 어떻게 샛별이가 이동을 했는지?
아마 절의 향냄새를 맏고 가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실상사에서 쫓아내도 계속 절집으로 돌아온건 아닐지?
아뭏든 모르는 동물에게는 먹을 것을 함부로 주지 말아야겠습니다.
주지스님과 샛별이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무척 다행이구요.
주지스님 건강하시고 샛별이는 행복하게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