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2010. 9. 30)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신보다 위대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너무 아쉬운 이야기
"울지마 톤즈"
9월의 마지막 밤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왔습니다.
보통 영화를 보면 블로그에 간단하게 단상만 기록하는 정도인데
"울지마 톤즈"만큼은 긴여운이 남을 것 같고
이 감동을 남기지 않고는 잠도 오지 않을 것 같기에
이 밤에 그를 추모합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그는 가난한 10남매의 아홉번째로 태어나 일찍이 아버지마저 여의었으나
타고난 인자한 성품과 재능, 노력으로 지구상 최악의 아프리카 수단 톤즈에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시기한 신때문에 기적은 미완성으로 이제 남은자들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지나가는 거지의 헤진 옷을 실과 바늘로 꿰매줄 정도로 인간을 사랑했고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피아노와 기타를 독학으로 연주했으며 이미 중3때 "묵상"이라는 성가를 작곡했다고 합니다.
영화 중에 "묵상"이 나오는데 그 가사가 중 3이 썼다고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인류애를 담고 있더군요.
의대를 졸업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 갈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성직자의 길을 택했고
신학생시절 가봤던 지구상에서 가장 열악한 아프리카의 남수단의 톤즈를 부임지로 선택합니다.
그 곳에서 그는 단순한 봉사자가 아닌 그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현지인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그들과 같이 고민하고 아파합니다.
손수 병원을 짓고 누구도 거두지 않은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나환자촌을 만들고 그들의 친구로 지냅니다.
버려진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건 그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없이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망가진 육신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샌달을 맞춰 신겨주기도 했구요.
또한 그는 실천가였습니다.
가난에서 해방시키려 학교를 설립하고 직접 수학도 가르쳤습니다.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서 감성을 풍부하게하고
근사한 제복을 입힌 브라스밴드를 조직해서 지역사회에 봉사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가진 재능을 시기한 신때문일까요
2년만에 휴가온 고국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말기암 판정을 받습니다.
10일간의 휴가는 영영 돌아갈 수 없는 하늘에서의 영생으로 너무나 아쉬운 4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이프리카 수단 톤즈에서
의사로
성직자로
수학선생님으로
때론 브라스밴드 지휘자로
그들의 아버지로
영원한 벗으로 살았던
그를
톤즈와 우리는
추억할 겁니다.
그리고 이 밤 이태석 신부님을 데려간 신이 너무도 밉습니다.
고 이태석 신부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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