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세로 돌아간 듯한 씨에나의 골목여행

배흘림 2015. 4. 29. 16:38

중세로 떠난 씨에나 깜뽀광장 기행

(2015. 3. 11)

중세도시 씨에나의 본격적인 골목탐방 시작점

 

폼페이에서 2천년전 고대 로마를 봤다면

씨에나에서는 중세 이탈리아를 봤다고나 할까?

 

시간이 중세에 머문 도시 씨에나의 골목에서는

아기자기한 맛과 중세의 분위기를 맘껏 느꼈다.

 

씨에나의 건축활동은 16세기 경부터 중단되었고

대부분의 현대건물은 성벽 바깥 쪽에 지었기에

본래의 모습이 손상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씨에나가 현재도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게 된 연유는 아이러니한데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피렌체와 씨에나는 도시국가시절 경쟁관계에 있었고

16세기 스페인과 피렌체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하며 피렌체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면서 피렌체가 상업적 지배력도 가져갔고 상대적으로 씨에나는 정체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구시가지 전체를 유물로 가지게 됐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토스카나 지방은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로 끼안띠, 몬딸치노 와인이 유명하고

씨에나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인만큼 대대로 전통을 이어오는 상점들이 많다.

 

 

 

씨에나 사람들은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 똑같은 모양으로 보수해서 사용하므로

현대적인 건물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중세에 머무르는 도시가 됐다.

우리 같으면 재개발, 재건축한다며 허물고 부셔서 아파트 짓기에 급급했을텐데......

 

이탈리아 씨에나나 특히 베네치아 수상도시에서의 삶은 매우 불편할텐데

아마도 이들은 편리함과 효율보다는 전통과 멋드러짐을 우선으로 꼽나보다.

 

 

 

 

아직은 여행사 패키지상품에 씨에나가 포함된 상품이 없어서

자유여행자들 외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다.

 

 

 

또 사진에서처럼 여행자들로 복잡하지 않아서

로마나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에서처럼

배낭을 앞으로 매지 않고 뒤로 매도 된다.

 

그러나 주차해둔 차의 유리를 깨고 훔쳐가는 경우도 많다니

불필요하게 접근하거나 친절을 베풀면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된다.

 

 

 

 

 

 

 

 

어느 도시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씨에나에서는 좀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골목의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문과 문고리, 창틀, 조명등 등을

들여다 보며 걷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깜뽀광장(캄포광장)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광장이라고 하는데 나의 미의식이 약해서인지

반발심이 작용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광장까지 아름답다는 칭송에는 동의할 수 없다.

어쩌면 푸블리코궁전의 만자탑에 오르지 않아서 참 맛을 몰랐을 수도......

 

 

 

 

 

오히려 내게는 TV에서 봤던 팔리오축제가 열리는 장소란 것이 더욱 흥미로웠다.

그런데 말이 경주하기에는 길이 경사져 있고 무엇보다 협소해보였다.

 

팔리오축제는 이탈리아의 여려 곳에서 열리는 축제로

그 중에서 씨에나의 팔리오축제가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팔리오라는 말은 깃발이란 뜻이며 지역마다 문화와 성향이 달라서

각자의 지역을 상징하는 깃발과 색, 문장, 수호성인들을 가지고 있다.

 

팔리오축제는 지역을 단결시키며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간다.

예전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귀족의 자제가 기수로 선발됐으나

요즘은 귀족제도가 없어졌으니 전문기수와 말을 빌려와

전폭적으로 후원하면서 축제를 치룬다고 한다. 

 

 

 

 

팔리오축제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말경주인데 로마시대의

전통 그대로 안장과 등자(발판)없이 말을 타는 경주다.

그러니 기수는 위험한 상태로 경기를 치루게 된다.

 

실제로 팔리오축제는 보지 못했고 유튜브에서 지난 몇 경주를 봤는데

출발대기선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고 결과는 무조건 승자독식이었다.

 

경주가 열리는 깜뽀광장이 부채꼴 모양이라 직각으로 꺽이는 구간이 있는데

급커브 구간에서 말이 펜스에 부딪히며 기수가 낙마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어떤 경우에는 중심을 잃은 기수가 낙마하는 사고도 속출했는데

 기수가 낙마한 말들도 질주본능 때문인지 그대로 함께 질주를 했다.

 어쩌면 기수가 없으니 가벼워서 더 잘 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푸블리코궁전

푸블리코궁전은 14세기에 지어진 고딕양식의 궁전으로

현재 1층은 시청사로 2,3층은 시립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푸블리코궁전의 102m에 이르는 만자탑의 꼭대기 부분

 

 

 

 

 

저 광장 복판에 누워 하늘을 보면 전생이 보인다나?

아니 그럼 얘네들도 윤회를 믿는다는 겨?

 

 

 

이탈리아 경제도 어렵다는데 광장에서 청년들을 보니

걱정 하나 없이 여유로워 보이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우리동네 노량진에는 공시생들로 넘쳐나는데 말이다.

 

 

 

 

유튜브에서 봤을 때 낙마사고의 대부분이

저 코너에서 속도조절에 살패해 많이 일어났다.

 

 

 

깜뽀광장에는 예쁜 레스토랑이 많았다.

하지만 많으면 뭘하나? 그림의 떡인걸......

누구는 짧은 시간에 쇼핑도 하고 커피 ,아이스크림도 사 던데

우린 도통 그런 요령을 타고 나지도 않고 배우지도 못해서......

 

 

 

 

 

 

 

 

 

고풍스런 건물 사이로 고풍스런(?) 노부부가 걸어가는 모습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