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천문산
장대한 천문산과 신비로운 천문동
(2013. 9. 14)
중국 여행의 베스트셀러 아니 우리나라 국민 여행지 중 베스트셀러인 장가계!!!
다녀온 사람들도 많지만 다녀오지 않은 이들도 대충은 알고 있다는 장가계에 다녀왔다.
대체 장가계가 뭔지 단골로 다니는 동네이발소 아줌마도 장가계에 다녀오셨다면서
그간 여행깨나 했다면서 아직도 장가계를 안 가봤냐는 사람들의 의문(?)이 많았다.
장가계 지역은 연평균 강수일수가 200일이라니 이 곳 여행의 가장 최고의 적은 날씨일 것이다.
우리가 머문 장가계에서의 삼일 동안 여정은 옅은 운무만 끼었을뿐 축복받은 좋은 날씨였다.
다만 사진을 찍는데는 운무와 함께 내리쬐는 역광이 뷰파인더를 보는 내내 곤혹스러웠다.
전날 늦은 밤 아니 이른 새벽에 도착해 공식적인 첫 여행지인 천문산에 갔다.
천문산은 최고봉의 높이가 1,529m로 세계 최장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케이블카를 타고 출발한 직후 좌측으로 보이는 풍경은 개발 바람을 탄 우리네 시골 같았다.
바로 우측으로 카메라를 돌리니 이쪽은 전형적인 중국풍 건물들로
케이블카를 사이에 두고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 이채롭다.
케이블카 안에서 잡아 본 천문산의 백미, 천문동의 모습
서서히 높이를 올리니 천문산의 기암들이 서로 자랑을 하고 있는 듯하다.
아흔아홉굽이 길을 평면도인 사진으로만 봐 왔는데
직접 하늘에서 입체적으로 보니 "역시 중국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길이 좁은데다 안전시설도 미비하니 셔틀셔스에 탄 일행은
운전기사까지 포함하여 모두 공동운명체인 셈이다.
길을 내기 위해 기암의 하단을 절개해서 들어간 부분이 눈엣가시다.
이제 곧 우리가 갈 길인 귀곡잔도가 아찔한 모습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다.
천문산 케이블카는 길이가 7.45Km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라고 하는데 소요시간도 편도로만 35분이 걸렸다.
비용도 케이블카 탑승만 미화 70달러였고 귀곡잔도와 유리잔도를 포함하여
1인당 110달러를 지불했으니 현재 환율로 12만원이나 되는 큰 돈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귀곡잔도를 걷다가 짐 운반용 당나귀 두마리를 만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없어진 풍경을 중국 명산의 산꼭대기에서 보게되니 색달랐다.
아흔아홉굽이 길은 멀어졌다 가까이왔다를 반복하며 제 갈 길로 간다.
깍아지른 절벽 위에는 전망대로 보이는 멋없는 건물이 세워져 있다.
이어지는 귀곡잔도의 모습으로 생각했던 것보다는 스릴을 느낄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너무 밋밋하게 느껴져 실망할 정도였다.
천문산사
천문산 트레킹 중 만나는 천문산사를 둘러보며 절의 건축시기는 모르지만
교통도 불편하고 험준한 산 속에 어떻게 큰 절집을 지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신도들은 고행을 감수하면서 다녔을 것을 생각하니 종교의 힘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
절의 가람배치는 우리와 비슷하게 사천왕상과 인왕상들을 모셔 두었다.
고루(鼓樓)
종루(鐘樓)
좌측의 고루(북)와 우측의 종루(종)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 절에서의 목어와 운판은 원래 없는건지?
아니면 내가 찾지를 못한건지?
천왕전에는 독특하게 포대화상이 모셔져 있었다.
우리나라 절에서는 포대화상을 보통 실외에 모시던지 방치(?)하는데......
포대화상
보통 달마대사로 잘못 알고 있는 포대화상은 중국 절강성 명주 출신으로 본명이 계차다.
포대화상은 몸집이 뚱뚱하고 포대(자루)를 지팡이에 걸어 어깨에 메고 떠돌아 다니면서 동냥한 것을
포대에 담아 다니며 수행했고 사람들의 길흉화복이나 날씨 등을 예견하면 모두 맞았다고 한다.
916년 명주 약림사에서 입적했는데 미륵보살의 화신이라하여 존경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천왕전은 우리의 일주문 격인지 좌우에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었다.
특이하게도 천왕전 포대화상 뒤쪽에 미륵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
관음각(觀音閣)
역시 중국 절의 채색은 화려하고 색이 짙었다.
절 앞에는 해자로 보이는 연못도 있었다.
이 곳에서 걷는게 부담스러운 몇몇은 리프트를 타고 하산하고 대부분은 유리잔도로 향했다.
흔들다리도 건너고......
다시 이어지는 귀곡잔도
역광과 옅은 운무가 시야를 방해했다.
깍아지른 절벽에다 기둥을 박고 도로를 만들었으니 정말 대단한 중국인들이다.
귀곡잔도는 2008년 4월에 개통했다고 한다.
조금 전에 건넜던 흔들다리-약간 흔들릴 뿐 그리 많이 흔들리는건 아니었다.
역시 붉은색을 좋아하는 국민들답게 온통 붉은색 리본을 매달아 놓았는데
멀리서 봤을 때 붉은색 꽃처럼도 보이고 단풍이 든 것 같은 착각도 일으키게 했다.
여기까지가 귀곡잔도고 이제 유리잔도에 도전할 차례다.
길이 60m의 유리잔도는 귀곡잔도와는 다르게 아찔함이 느껴졌다.
유리잔도에서는 유리 표면에 생채기가 남지 않도록 덧신을 신고 걸어야 한다.
유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느낌은 강원도 정선의 병방치와 63빌딩 전망대에서처럼
오싹함이 있었고 나도 모르게 자꾸 우측으로 몸이 쏠려서 꽃님에게 놀림도 받았다.
귀곡잔도와 유리잔도 트레킹을 마치니 한바퀴를 돌아 다시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다가 도중에 케이블카에서 내려 셔틀버스로 옮겨 타고
아흔아홉굽이 길을 올라 천문동으로 향하는데 중간 정류장에서 담은 천문동의 모습이다.
하늘로 향하는 문이라는 천문동은 해발 1,300m지점에 높이 131m, 너비 57m, 깊이 60m의
동굴로 천문성경이라 불리며 신성시되고 있는데 999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야 한다.
처음에는 완만한 경사로 시작하지만 꼭대기 부분은 상당한 경사였다.
다행인 것은 계단의 높이가 낮아 누구나 오를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 일행은 일정상 천문산쇼를 관람해야했기에 가이드가 30분의 시간만을 허락했고
우리 일행 25명 중 우리 부부만 천문동에 다녀왔는데 쉬지 않고 올라 갔더니 12분이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