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내장산 등산

배흘림 2012. 11. 15. 16:10

 

가을 단풍에 푹 빠져든 내장산 산행

(2012. 11. 9)

 

여행과 등산을 그리 많이 다녔으면서도 내장산에 한 번도 안가 봤다고 하면 다들 놀래시더군요.

원래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편이라 단풍도 유명해지기 전 방태산 같은 곳만 찾아 다니곤 했었죠.

 

그러다보니 유명한 내장산 같은 곳은 아예 머리 속에서 지우고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우화정 사진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니 가보고 싶단 생각이 스멀스멀 밀려옵디다.

 

 

 

 

실은 내장산에 갈 기회가 전혀 없었던건 아니었습니다.

오 년전인가 내장산에 가기로 했었는데 정선의 민둥산 하산 중에 미끄러지며

아킬레스건을 다치는 바람에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던 아픈 추억도 있습니다.

 

 

 

 

11월 9일 서울에서 5시 4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안개가 갈수록 짙어지며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들어서니

앞이 희미해 운전하기가 어려워지고 설상가상으로 호남고소도로에 진입하니 아예

시야가 30m~40m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게속 비상등을 켜고 조심스레 운행을 했습니다.

 

운전의 어려움도 컸지만 어렵게 날을 잡고 먼 길을 떠나는건데 낮에도 연무가 남아 있다면

낭패라고 생각하며 제발 뜨거운 햇살이나 찬바람이 불어와 안개를 걷어가 주기를 바랬습니다.

 

9시경 내장사주차장에 도착하니 다행스럽게도 안개가 서서히 밀려가며

내장산과 단풍의 화려한 색이 빼꼼히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공용주차장으로 들어 가려는데 몇 군데 식당에 "식사시 무료주차"라고

붙어 있기에 그 중 한 집에 들어가 돌솥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09:00)

 

돌솥비빔밥이 1만원이니 조금 비싼 편이긴 해도 주차비 5천원을 절약했으니

결국 식대에 주차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여기면 되겠죠. 

 

 

 

단풍의 절정도 지나고 잦은 비와 바람에 잎이 떨어졌지만

 내장산매표소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단풍은 그 고운 자태를 뽐내더라구요.(10:10)

 

 

 

 

 

산 위에 멀리 보이는 것이 전망대입니다.

 

 

 

드디어 단풍을 담는 사진가들이 좋아하는 우화정에 도착했습니다.

 

 

 

호수이기 때문에 기온이 낮아 단풍이 주변보다 조금 일찍 찾아오고

서둘러 잎새 떨구는 곳이라 겨우 느낌만 남아 있었습니다.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었구요.

 

 

 

언제부턴지 동전을 넣는게 자연스러워졌는지 지나가며 한 두개씩 던지더군요.

 

 

 

내장산에서도 가장 유명한 단풍터널인 내장사 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의 길입니다.

우리는 내장사를 둘러본 후 일주문 우측의 서래봉으로 오르는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했습니다.(11:45)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약 15분 정도 오르니 벽련암이라는 작고 예쁜 절을 만났습니다.(12:00)

 

 

 

벽련암 누각에서 바라본 전망대와 장군봉, 연자봉입니다.

 

 

 

 

좀 더 당겨서 찍은 것으로 운무가 조금만 덜했다면 동양화 한 점이 될 수 있었을텐데요.

 

 

 

벽련암에서 30분 가량을 머물다가 산행을 다시 시작했는데

 벽련암 바로 위에는 정읍자생녹차보존지역이 있었습니다.

 

이 곳은 6백여년 동안 외국이나 외지의 어떤 녹차와도

교잡되지 않은 순수 정읍자생녹차 품종 보존지역이랍니다.

 

 

 

어느 사람의 솜씨인지?

거대한 바위를 자갈 한 개가 떠 받치고 있는 듯이 끼워 놓은 재치에 한 번 웃고 지나갑니다.

 

 

석란정지(12:36)

조선말기 유림들이 모여 명성황후를 추모하는 제사를 지내고 원수를 갚을 것을 맹세했던 서보단이

있던 곳으로 석란이 많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지금은 정자나 석란은 없고 석란정이란 글씨만 남아 있습니다.

글씨는 조선시대 여류묵객 몽연당 김진민의 글씨이며 정자를 보존하기 위한 석란계원 36명의 명단이 새겨져 있답니다.

 

 

 

서래봉에서 바라본 운무가 잔뜩 낀 내장산 연봉과 먼 산들의 봉우리 모습입니다.(13:20)

 

 

 

서래봉 정상(624m)

서래봉은 내장산의 북쪽을 두른 대표적인 봉우리로 농기구인 써레를 닮았다하여 서래봉이라 부른 답니다.

 

 

 

 

서래봉에서 내려다 본 벽련암 전경입니다.

 

 

 

 

 

이 장면은 내장사의 전경입니다.

 

 

 

서래봉에서 불출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이런 철계단이 많았는데

폭이 좁고 불편해서 빨리 재시공을 하거나 보완해야 할 시설물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노무현 정부때 국립공원입장료를 페지시킨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국립공원은 수익자부담원칙을 적용해 입장료를 걷고 그 돈으로 보수와 관리를 하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물론 내장산에 들어갈 때 입장료를 1인당 3천원 씩이나 내지만 그것은 대웅전이나 태워먹은

내장사 절의 수입일 뿐이고 절이 공사비용을 내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서래봉 아래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불출봉(632m)에 도착했습니다.(14:30)

원래는 망해봉과 연지봉, 까치봉을 거쳐 하산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단풍에 매료되어

사진 찍다가 시간을 많이 허비해서 불출봉에서 내장사로 하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불출봉에서 본 망해봉과 까치봉입니다.

 

 

불출암지

고려 광종 26년(975년) 하월선사가 이 곳의 암벽에 형성된 천연동굴을 이용하여

암자를 세웠던 자리로 나한전 등의 건물은 6.25 동란 때 완전히 불탔다고 합니다.

 

 

 

 

불출봉에서 40여분 내려오면 원적암을 만나게 됩니다.(15:20)

 

 

 

 

 

원적암 주변에는 수령이 약 300~500년으로 추정되는 비자나무 30여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내장사 부근으로 내려오니 단풍이 막바지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그러나 나무가 너무 커서 꼭대기에는 그대로 매달려 있어요.

역시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교훈을 새기며,이 동네 까치들은 행복하겠지요?

 

 

 

내장산입장료는 대웅전을 태워 먹었어도 3천원을 꼬박 받습니다.

 

그럼 그 많은 입장료는 어디에 사용하나요?

매표소에는 입장료를 문화재 유지보수, 불사에 쓴다고 적어 놨군요.

종교가 자신들의 성지에 들어오는 이들로부터 돈을 받는다?

그거 어불성설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