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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회현동 시범아파트
배흘림
2010. 4. 21. 11:32
철거를 앞 둔 회현동 시범아파트
(2010. 4. 18)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중 하나라는 회현동 시범아파트에는
벌써 몇 년 전에 공고한 철거예정 안내판이 놓여져 있어서
그간의 쉽지 않은 협의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한때는 부자들의 공간이었지만 오래된 연식을 숨기지 못하고 이렇게 퇴락하고 있다.
아직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함부로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겠어서
먼 발치에서 전경 위주로만 담고 철수했다.
중학교 동창 중에는 남산초등학교와 남대문초등학교 출신들이
여럿 있었으니 아마 한둘 쯤은 이 아파트에 살았을 것이다.
10층짜리 건물로 당시 고층아파트인데도 엘리베이터가 없지만
절묘하게 지형을 이용하여 6층과 7층에 구름다리 형태의
출입구를 설치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고 한다.
어린이놀이터의 그네에는 봉만 남아있고 그네는 어디론지 사라졌다.
그 어느 누군가 고물장수한테 엿바꿔 드셨나?
세입자를 구하는 글이 올라 오는 걸 보면 보상 과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권력을 가진자, 부를 축적한 자들은 용산참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제발 빈민들을 소모품으로 여기지 말고 도시빈민도 당당히
서울시를 구성하는 한 축이라는 상생의 지혜를 기대한다.
길 건너 백범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공사장 일꾼들이 바삐 움직이고
벚나무는 꽃을 활짝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