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포츠

밤에 남한산성에서 내려다 본 서울

배흘림 2009. 5. 2. 14:24

 

남한산성에서

(2009. 4. 27) 

 

 민속촌에 갔다가 귀가길에 밤하늘을 보니 맑은듯 흐린듯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에이, 이왕 가는길 약간만 돌아가면 되니 가보자." 하고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몇 번 가본 남한산성이지만 야경출사를 위한 시도가 처음이면서도 정확한 포인트 확보도 안 된 상태였다.

SLR클럽에서 전에 읽었던 서문 위 포인트를 가려하니 차도가 없다.

 

마침 야간순찰을 도시는 경비원 아저씨들을 남문에서 만나 여쭤보니

콘크리트길을 25분여 가면 촬영지가 있다고 알려 주신다.

 

그러나 전에 읽었던 서문에서 도보 5분 거리까지 차량 접근이 가능한 곳을 여쭤보니

단호하게 이 지점이 가장 가까운 거리라고 말씀하신다.

어쩌랴 준비소홀이니 믿을수 밖에......

 

 

 

 

그리하여 두 대의 카메라와 삼각대를 메고 때아닌 야간산행에 나섰다.

손전등도 없이 초승달에 의지해 우린 걸었다.

 

드디어  남한산성에서 가장 높은 수어장대에 도착했는데

밤이라 실루엣만 보이지만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야경은 훌륭하지만 나무가 시야를 가로 막는다.

 

 

 

 

 

 

 옛날 병자호란때 남한산성으로 피난간 인조는 수어장대에 올라

삼전도에 진을 친 청나라 20만 대군을 내려다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때 앞에 환한 불빛이 보였다.

대단한 젊은이가 언덕길을 헉헉대며 자전거를 타고 올라온다

가쁜숨을 고르기도 전에 길을 묻는다. 

그러나 정확한 포인트를 모른다.

 

 

 

 

 

 

 철수하고 되돌아 가는데 암문에서 헤드렌턴 불빛이 보인다.

야간산행을 하는 산꾼이다.

다행히도 그 분이 야경포인트를 알고 있어서 자세히 알려 주신다.

오던길을 다시 돌려 10여분을 당도하니 반가운 서문이다.

 

 

 

 

 

다시 생각에 빠진다.

인조가 이 서문을 통해 삼전도로 내려가서 청태종에게 굴욕을 당했다지...

400년이 지난후 우리는 그 문을 사진을 찍기 위해 통과한다.

 

 

 

 

  

거기서 밤하늘 별의 궤적을 담고 있는 한 사진가를 만났다.

닉네임 "해바라기"라는 그 사진가는 도보로 5분만에 접근하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끝으로 야경사진에는 별관심이 없는 아내가 야간에 왕복 한시간 동안이나 산행을 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키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