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상원사
늦여름의 짧은 휴가
(2008.8. 19~20)
직업의 속성상 여름에 휴가를 다녀온지가 언제인지도 까마득하다.
꽃보다님이 피크기간이 지난 8월말로 접어드는 시기에 휴가를 얻어 놨는데 하필 내 일정이 바빠질 무렵이다.
새벽 4시경 요란한 천둥소리에 놀라 잠이 깼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뒤척이다 포기하고 인터넷에 접속하니 19일에 대관령자연휴양림의 방이 1개 비어 있다.
피크는 지났어도 준성수기인데 누군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취소를 했나보다.
무조건 예약부터 하고 처가에 19일부터 1박 2일 여행의 동반을 제안했다.
19일 새벽 5시 50분 집을 나서 처가에서 장인,장모님, 조카 성훈이를 태우고 출발~
아뿔사! Oh! Oops!
군자교를 지나자 장모님이 틀니를 놓고 오셨다고 한다.
개미산악회 손회장님이 우스개 소리로 분실물 주의사항 얘기할때마다 틀니를 얘기하던데...
그냥 농담만은 아니었나보다.
장모님께서는 괜찮다고 그냥 가자고 하시지만 노인네들은 밥심으로 버티는 것인데 어찌 그럴수 있나?
아뭏든 출근 시간전에 서울을 빠져 나가려던 계획은 틀렸고 정확하게 40분을 허비한후 GO~
처가의 고향이 보이는 여주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했다.
점심을 진부 부일식당이나 송어회를 먹을 요량으로 간단히 했는데
예정에 없던 적멸보궁 답사로 배고픈 하루를 보내게 될 줄이야.
상원사 동종 (국보 제 36호)
현존하는 한국 종 중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종으로
신라 성덕왕 24년(725년)에 조성됐다고 한다.
비천상
구름 위에서 천의(天衣) 자락을 흩날리며 공후와 생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은 경쾌하기 이를데 없는 모습이다.
볼록한 두 뺨과 유연한 천의 등은 8세기 전반의 이상적 사실풍의 불교조각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날은 첫 날의 강행군 때문인지 궂은 날씨 영향인지는 몰라도
장모님의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서 주로 드라이브를 즐겼다.
얼마전 수리를 마친 경포대와 허난설헌 생가, 점심으로 초당할머니 순두부
그리고 정동진을 거쳐 휘닉스파크 부근의 일송정에서 송어회를 먹고 귀경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
1.6L짜리 맥주를 3병 싣고 갔는데 바닥이 났다.
장인 혼자서 다 드신거다.
평소에도 진지를 드실 때마다 캔맥주 한 개 정도는 비우신다.
내가 보기에 과한 양이다.
물론 활동양이 많으신 분이지만 진압태산(塵壓太山)
조금씩 쌓이는 알콜을 당해낼 장사는 없다.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만만치 않으실 것이다.
저녁 드실때만 한 캔 정도 비우시면 좋지 않을까?
아침부터 술을 드시는 모습은 절대로 아름답게 보이질 않는다.
그건 옛날 막노동자들의 생활습관이질 않는가?
한여름에 털신을 만나다니...
어느덧 산사에는 겨울이 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