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럴수가...
이 세상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
오랫만에 강릉, 속초 출장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습니다.
속초 하고도 고성 경동대학교에서 업무가 끝났습니다.
오후 네시
성과도 썩 괜찮았고 이제부터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로 합니다.
송지호의 풍광을 즐기자!
사진을 즐기자!
셔터음을 즐기자!
지난 4월 가족여행때 처음 가 본 송지호와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으로 갑니다.
이 길을 꽤 지나 다녔으면서도 두 곳은 저와 인연이 없었습니다.
지난 4월 가족여행때는 비바람 몰아치는 초겨울 같은 을씨년스러운 날씨로 말미암아 즐거움이 반감됐었습니다.
물론 비바람이야 폭풍우를 몰고 다니는 인간 블랙홀,
살아 움직이는 기우제인 두 처제들의 출현 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때는 DSLR카메라도 없는데 덩달아 자동카메라마저
CCD가 망가져서 아무런 기록물을 남기지 못했었습니다.
해도 긴 시간 혼자만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려 카메라를 꺼내 스위치를 on"에 놓습니다.
그런데 LCD창이 이상합니다.
악! 이럴수가
"메모리"
이때 메모리는 뮤지컬 "캣츠"의 삽입곡인 메모리가 아닙니다.
지난주 김포 문수산 산행시 찍은 사진을 확인하려고 책상 위에 놓고 온 거였습니다.
다행히 그때 고장났던 자동카메라가 동행해 주어서 아쉬운대로 몇 장 찍었습니다.
아쉽지만 송지호는 포기합니다.
"시간대가 색온도도 높고 역광이라 노출잡기도 어려울텐데..." 자위하며 집으로 향합니다.
그러구 보니 이번주에는 다른 일과 더불어 많은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하찮고 작은 메모리라도 없으면 비싼 장비도 쓰지 못하고 오랜 준비도 물거품이 되는구나..."
"결국 이 세상에는 모든 것들의 자기 자리가 있고 쓰임새가 있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없구나."
보잘 것 없는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하구나.
"가족을 사랑하자."
"이웃을 사랑하자."
"먼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자."
삶의 목표를 재설정하고 노력하자
작은 메모리는 제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미시령 터널을 통과한 후 용대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오랫만에 용바위식당의 황태정식이 맛보고 싶어서 입니다.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8천원
제가 처음 갔을때 4천원이었는데 거의 20년만에 두 배로 올랐습니다.
이른 저녁을 먹고 38선휴게소를 지나며 창 밖을 내다보니 "S"라인인 소양호 물줄기가 노을빛을 받아 반짝거립니다.
좋은 촬영 포인트 한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 eraisi 님의 블로그
카메라를 잃어버리고 일주일 만에 간 가족여행 그저 쓸쓸히 쓸쓸히 물만 바라봅니다.
많은 생각이 교차하지만 콕 끄집어 낼 무언가도 없습니다.
다만 머리 위의 서리가 나이를 가늠케 하여 더욱 쓸쓸함이 더해 집니다.
지나친 허무주의인가요?
이 송지호를 두 달 만에 와서 담아가려 했건만 준비 소홀로 가보지도 아니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출처 : eraisi 님의 블로그
카메라가 없으니 노인 관광이 되고 말았습니다.
화진포에서 김일성 별장도 안 보고 그냥 복분자 와인 일병 쭈~욱
출처 : eraisi 님의 블로그
양떼목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