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출사
담양에서의 모델출사
(2008. 4. 25 무박 2일)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습니다.
제겐 가혹하리만치 잔인했습니다.
바로 눈 앞에서 고가의 카메라 장비 일체를 도적놈한테 잃어 버리고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을때
아니 공황상태에 빠져 있을때 아내의 권유로 같은 기종을 장만하고 신청했는데 행운이 찾아 온 겁니다.
봄비가 오락가락하는 금요일 밤 부랴부랴 아내가 쓸 카메라와 삼각대를 처제한테 빌려 잠실로 향하는데
나중에 들으니 처제왈 "형부 표정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하더랍니다.
저도 모르게 그런 흡족함이 묻어났던가 봅니다.
이 기회에 빌려주기 쉽지 않은 장비를 선뜻 내준 처제네 부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롤로코스터를 탄 듯한 요즘 날씨에 참석자들의 옷차림들도 제각각입니다.
한겨울인 이, 여름으로 가는이 등등...
28인승 리무진 버스에 안락하게 몸을 싣고 소쇄원으로 대표되는 정자와 대나무의 고장 담양으로 향합니다.
새벽에 추월산 자락에 있는 담양호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으나 일출은 물론 낮은 온도로 물안개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주어진 기회를 살리려 ISO와 EV값를 올려 열심히들 담아 봅니다.
아침은 항아리라는 식당에서 새싹비빔밥을 먹었는데 항아리는 "항상 아름다운 자리"의 약자랍니다.
식당은 내부에 인테리어를 많이 신경 썼는데 너무 많은 것을 꾸며놓아 너저분해 보였습니다.
사진도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면 군더더기가 많아 이렇게 된다라고 생각하며 맛나게 먹었습니다.
두번째 행선지로 가는데 애초의 죽녹원에서 대나무골테마공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몇 해 전에 우리도 대나무테마공원을 다녀가면서 죽녹원은 비슷한 곳이니 생략하기로 했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같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대를 무척 좋아합니다.
오죽하면 아들 녀석 이름 지을때 죽순순 한일 이렇게 해서 "순일"이라고 붙였습니다.
대나무처럼 곧게 자라나라는 의미입니다
그때 TV에서는 순돌이가 인기 있을 때라서 남들 특히 아내는 촌스럽다고 난리였지만 밀어 붙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인이 되신 최명희선생님은 소설 "혼불"에서 바람이 댓잎을 지날때
"사르락 사르락" 또는 "우우"하고 소리를 낸다고 표현했습니다.
대숲이 운다고도 표현했습니다.
제 아내 닉네임이 "꽃보다 님"인데 비교해 보니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허허
인어공주코는 말코라네요.
수십번도 더 지나다닌 메타세콰이어길 하지만 DSLR로 접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접사를 찍으려니 잃어버린 100매크로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모델 양은경씨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헐벗은(?) 모습으로 아낌없이 몸을 내던졌습니다.
양은경씨는 밝은 표정과 화사한 미소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이혜수씨는 모터쇼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이혜수씨는 고혹적인 매력의 소유자였습니다.
테크윈 직원분의 재기발랄한 소품입니다.
이번 출사에서 전문 직업모델의 촬영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흐린 날씨와 경험 부족으로 우왕좌왕했습니다.
풍경사진을 주로 찍다보니 셔터를 누르려하면 다음 포즈로 넘어가는 등 인터벌을 놓치고 허둥지둥했습니다.
아마 좋은 추억이 되고 좋은 보약이 됐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