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소매물도

배흘림 2008. 3. 31. 17:50

 

 

쪽 빛 바다,소매물도

(2008. 3. 29 무박 2일, 개미산악회)

 

지난주 삼천포에 이어 미항 통영으로 출발합니다. (23:00)

한반도에서 섬을 제외하고 여수와 더불어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 통영으로 봄맞이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 일행 중 조상묘를 잘못쓴 분이 있는지 지난주 보다 더 많은 비가 옵니다.

하기야 두 주 연속 연이어 가는 이는 산악회 회장과 저 밖에 없으니 두 사람 중 한 명이겠네요.

 

원래는 새벽에 통영에 도착하면 미륵도 일출 산행후에 소매물도에 들어가려했으나

등대섬 갈라지는 간조시간이 오전 9시 33분 전후로 두시간 삼십분씩이기에

일정을 바꿔서 캄캄한 새벽에 거제 학동몽돌해변으로 향합니다.

 

기사님도 어두운 길이라 그런지 길을 잘못 들어 좁은 길에서 큰 차를 두 번이나 돌리느라 애씁니다.

애초에 가던길이 정확한 길이었는데 캄캄한 빗길에 운행하려니 아는길도 헷갈리는가 봅니다.

 

버스가 재를 넘어 고도를 낮추니 가로에는 �꽃과 동백이 서로 만개를 다투고 있습니다.

 

몽돌해변에 도착(05:10)했으나 비가 오니 차에서 내리기 싫어서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기사님이 잠 좀 자야겠다고하는 바람에 졸지에 버스 문지기를 하게 되어 잠도 달아나 버립니다.

 

해물을 곁들인 해물된장찌게에 아침 식사를 한 후 버스는 신선대 전망대로 향합니다.(07:10)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 전경

 

 

 부산에는  신선대부두가  있는데 이 곳 신선대는 풍광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빗 속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담고 있는 저를 뒤에서 아내가 담아줬습니다.

 

 절대 에코로바 전속 모델 아닙니다.

 

 

신선대를 약식으로 본 후 저구항에서 8시 30분 소매물도행 배에 오릅니다.

소매물도까지는 약 30분 걸립니다.

 

1961년 개교하여 1996년 폐교된 학교터입니다. 

 35년동안 13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니 평균 4명이 못되게 졸업시킨 단촐한 학교이자

우리나라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학교였을겁니다.

 

 

 등대섬 사진포인트입니다.

 

렌즈 필터 한 가운데에 빗물이 있네요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소통하는 길 

 

 몽돌입니다. 파도가 센지 보길도 예송리나 학동 몽돌보다 돌이 훨씬  큽니다.

여기도 약육강식이 지배해서 작은돌들은 휩쓰려 갔겠지요. 

 

 

 사모예드 이녀석은 SBS 동물농장에 출연했던 꽤 유명했던 녀석입니다.

비에 젖고 흙에 굴러서 털이 개털이 됐습니다만 영특한 녀석입니다.

이녀석 큰 덩치에도 어찌나 빠른지 초점을 눈에 �췄는데 꼬리에 꽃혔네요.

 

우리 일행이 배에서 내려 지네집인 하얀산장을 지나니까 이녀석이 출동해서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앞서 가다가 뒤를 힐끔 한 번 보고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기다리고 더 멀면 돌아왔다 같이 가고

아뭏든 개보다 못한 인간이 많은 요즘에 시사하는바 많습니다.

 

10여년전에 홀로 해남 두륜산에 갔을때도 우연히 그 유명한 진도개의 안내를 받은 적이 있는데

개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산행이 매우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도시인들은 등대를 보면 좋아하고 가까이 가고 싶어 합니다.

아마 흔들리고 고달픈 일상에서 마음의 안식과 인생의 좌표를 찾기 위함이 아닐까요?

 

등대섬 정상에서 내려다 본 유람선입니다.

소매물도 트레킹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약 한시간 삼십분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립니다.

코스도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쉽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이런 이들에게는 유람선 관광이 안전하게 소매물도를 느낄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흐린 날에도 물이 비취빛을 띕니다.

 

 등대에서 본 기암

 와우! 동배다

얼핏 보면 태극 문양입니다.

이번 동행에도 오해를 받았던 사랑스런 제 아내입니다.

어떤 분은 구체적으로 우리 둘의 관계를 묻더랍니다.

좋아라 해야 할지?

어째야 할지? 

 

 

뒤에 보이는 섬이 대매물도입니다. 

 

 

해발 152m밖에 되지 않는데 0m에서 시작해서 올라오니 땀 좀 남니다. 

 

전망이 좋다보니 해방후에 일본으로부터의 밀수선을 감시하던 초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접사를 찍으려 100매크로 렌즈를 준비해 갔건간 비로 인해 포기하고  이렇게만 남기니 아쉽습니다.

사실 오동도, 선운사, 동백정 등 여러군데서 동백을 봤지만 제가 본 중 가장 또렷하고 예쁜 색이어서 아쉬움이 더 합니다.

 

동백꽃의 크기도 작아서 선운사의  것 만합니다. 

 

이곳을 지나며 육자배기 들으며 동동주나 한 잔 했으면 했더니 제 얘기를 들으신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분이 "선운사 골째기로" 시작하는  미당 서정주의 "선운사동구"를 읊고 계셔서

"아니 아직도 그 시를 외우십니까?" 하고 여쭈니

그 분이 "저는 현직 국어 교사입니다." 라고 대답하시더군요

 

 

이녀석 등대섬에서 오는 길에 추월하더니 같이 가려고 다시 돌아 오고 있네요.

   

아마 새끼인 듯 합니다 

이름은 퐁퐁입니다.

그래서 제가 어미는 트리오냐고 물어 봤습니다.

 

날이 궂으니까 쑤시더니 이제 좀 시원하다. 

이녀석은 이렇게 몸 풀고 쏜살같이 가더니 생선 꼬리 한 개 입에 물고 와서 열심히 뜯데요.

 

또 다른 녀석 

 

에라 날도 궂은데 잠이나 퍼자자 

 

 

 두 마리는 묶여 있었습니다.

 

 

선착장  건너편 풍경 

 소매물도 마을입니다.

지금은 현재 11가구가 살고 있는데 약간씩 개발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 섬은 1989년에 한 건설사가 주민들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섬 전체를 매입했는데

이 회사가 부도나고 다른 업체로 소유권이 넘어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세를 주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소매물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통영 중앙시장으로 갑니다.(11:30 배 출발)

8년만에 온 통영 이제는 조용한 도시가 아니었습니다.(13:40)

버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겨우 차를 대고 입맛 당기는 중앙시장으로 향합니다.

 

산악회 회장님 단골집에 가니 10명에 10만원, 4인분을 3만원에 회를 떠 줍니다. 

식당에서 2만원에 3명이 소주와 매운탕에 공기밥까지 먹으니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