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트레킹 준비물과 카트만두에서의 첫 날
(2018. 3. 2)
한 달여 남미여행을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네팔 히말라야 ABC트레킹을 가기로 했다.
그러다 트레킹팀이 모이지 않아 2월 초에 취소가 됐고
우여곡절 끝에 팀이 다시 꾸려져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합류를 통보하고 불과 10여시간 만에 장인께서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느라 준비를 전혀 할 수 없었다.
삼우제를 마치고 나니 출발까지 남은 일자는 불과 5일,
카트만두행 비행기 티켓도 불과 4일 전에 구입했고
포터가 짊어지고 갈 카고백은 3일 전에야 배송받았다.
지나고 보니 결과는 간단하지만 과정은 복잡하고 험난했다.
ABC트레킹은 해발 800m대인 포라카에서
해발 4,130m까지 오르는 길이라 사계절 장비가 필요했다.
등산셔츠와 바지, 장갑, 모자 등은 춘추용과 동계용 모두 필요했고
바람막이쟈켓과 보온쟈켓(플리스), 경량패딩조끼, 우모복, 양말,
우의, 스틱, 아이젠, 스패츠, 헤드랜턴, 보조배터리를 챙겼다.
동계용침낭과 내복(또는 츄리닝)도 취침시 필수품이고
롯지생활용품으로 슬리퍼, 물티슈, 수건 등을 가져갔다.
그리고 고도가 높고 눈에 반사된 자외선이 강하므로
선그라스와 선블록(선스틱), 립그로스는 필수품이다.
네팔 카트만두공항에 도착하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므로
사진 (증명 또는 여권사진) 1장이 필요하다.
비자발급비용은 체류기간이 15일 이내면 25달러를 받는데
가급적 25달러를 맞춰서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대한항공은 제2터미널에서만 탈 수있어서
제2터미널 개장 후 처음으로 이용했다.
네팔 카트만두 왕복 항공료는 1백 2십만원 정도로 너무 비쌌는데
성수기에다 직항은 대한항공만 운항하는 독과점 노선이어서일 것이다.
비수기이긴 하지만 미국, 유럽노선도 이보다는 저렴하니
대한항공 측이 독점노선이라고 폭리를 취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국을 경유하는 비행편은 40만원 대도 있는데
하루를 묵고 가니 왕복 이틀이 더 걸리는 단점이 있다.
요금은 비싸도 만석에 오버부킹까지 돼서 우리 일행 4명 중 3명이
비지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았으니 그나마 행운이었다.
카트만두의 기상이 좋지 않아 1시간 30분 지연된 오후 2시 50분에 출발했고
7시간 30분을 날아 7시경에야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했다.
네팔은 우리나라보다 3시간 15분이 늦는 참 독특한 시차다.
공항에 도착해서 도착비자를 받는데 15일 비자는 US 25달러였고
일행 중 한 명이 달러 소액권이 없으니 한화로 3만원을 달라고 했다.
공항직원이 우리말로 삼만원을 내라고 할 정도니
아마 그동안 환전으로 상당한 이익을 누렸을 것이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Baggage Claim Area로 갔는데
수화물(카고백)을 찾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만 했다.
가이드를 만나 저녁을 먹으러 간 식당은 네팔전통음식점으로
무대에선 공연도 함께 곁들어졌는데 주로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듯,
음식은 만두와 감자, 닭고기, 콩 그리고 라씨라는 전통주가 먼저 나왔다.
그리고 빈 놋쇠그릇을 식탁에 올려 놓고
잠시 후 달밧이라는 네팔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이 나왔다.
달밧은 우리네로 치면 가정식 백반으로
달은 렌틸콩(녹두콩)으로 만든 묽은 수프이고 밧은 밥인데
달을 밥에 부어 섞어 먹는데 쌀은 역시 동남아처럼 찰기가 없다.
반찬은 떨거리(채소)와 고기와 튀김이 조금 나왔다.
저녁을 먹고 간 숙소는 벅터 람사장이 여행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마야 거르츄라는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첫날과 마지막 날 묵었다.
벅터 씨는 한국에서 생활을 해서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그 덕분에 한국 여행자들이 주고객이라고 한다.
마야 거르츄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에서 환전을 했는데 US1 달러당 102루피로 교환해줬다.
트레킹시에는 돈을 쓸 일이 별로 없으므로 100달러(10,200루피)만 환전했다.
그래서 대략 1달러에 100루피, 100루피는 한화로 1,000원
이런 식으로 셈을 할 수 있어 다른나라들의 화폐들과 달리 계산이 쉬웠다.
벅터 씨는 2000년대 초반 네팔의 부패한 왕정에 맞서
게릴라의 일원으로 연락책을 맡았다가 정부군에 붙잡혀
3일간 발가 벗겨진 상태로 구타를 당하는 고초를 겪었는데
당시 왕궁 근위대에 관리로 있던 친척의 도움으로 석방됐고
그 친척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피신해서 생활를 했다고 한다.
벅터 씨는 한국에서 생활할 때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팔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일을 했다.
사무실 벽에는 2016년 문재인 민주당 전대표의 랑탕계곡트레킹
가이드를 맡았던 벅터 람 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다.
왼쪽은 지진피해현장을 돌아보는 장면
게스트하우스 주방
퉁바라는 수수로 만든 술을 담아 먹는 용기로
아르헨티나 마테차를 마시는 것처럼 빨대 하나로
돌아가며 먹는 것이 좀 찝찝했지만 맛은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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