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지겟길, 평산리부터 가천다랑이마을까지
(2012. 9. 1)
첫 날 청솔원 정 대표께서 진교면까지 데려다 주셔서 진교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남해읍을 거쳐 평산리로 갔다.
평산리로 가려는데 버스기사님이 우리더러 진교에서 오는길이 아니냐면서 바래길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는데
아직은 바래길의 표지판이 부실하고 사천마을부터는 차길을 걸어야 할 거라는 등의 정보를 버스기사분께 많이 얻었다.
평산리에 내려 바래길 1코스를 시작하려니 힐튼 남해 C.C가 보였다.
저들은 작대기를 들고 걷고 우리는 등짐을 지고 걸을 뿐 걷는 것은 매한가지다.
평산리에서부터 풍광은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10:10)
고목이 누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같이 타고 온 버스에서 내리신 할머니가 나무그늘아래서 짐이 무겁다며 쉬고 계셔서
짐을 들어다 드리겠다니 당신네들 등짐도 무거울 것 같으니 괜찮다며 손사래 치시며 마다셨다.
남해 바래길 1코스는 평산항부터 가천다랑이마을까지 16Km로 5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두 번 길을 잘못 찾아 돌아왔고 점심과 낮잠 30분을 포함해서 7시간이 걸렸다.
평산 1리의 모습
날씨가 차이가 많은지 하루 전에 하동에서 본 감보다 많이 익었다.
남해는 마늘과 유자가 유명한 고장이다.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이제 마늘을 심으려 준비하고 계신단다.
닭의 장풀(달개비)
펜션으로 보이는데 웬지 내 눈에는 바다와 안 어울리고 생뚱맞아 보인다.
전망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던 자리에서 한 컷
조망이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세 번째 남해군 여행을 왔는데 동행했던 친구는 남해군이 처음이란다.
그런데 남해군의 풍광이 통영과 흡사하고 너무 멋지다고 했다.
여기서부터 조금 나가면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표지판이 없었다.
스마트폰의 네비와 지도 모든 것을 검색해도 찾지를 못해서 유구마을로 향했다.
옥의 티
60,70년대식 반공구호가 아직도 벽에 씌어 있다니 착잡하다.
이 곳 유구마을부터는 거의 차길을 이용하여 걸어야 한다.
그나마 통행량이 많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12:00)
이 표지판 아래서 홍현마을로 가지 않고 우측 콘크리트 길 야영장 방향으로
접어들면 사촌마을로 가는 길이 조금 가깝고 차길을 벗어 나게 되어 좋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사촌마을을 지나(12:50) 부실한 표지판 덕에 홍현마을로 보이는 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다.
사촌마을과 사촌해수욕장의 모습 (13:30)
해수욕장이 폐장을 한 후라 영업을 하는 식당이 한군데도 없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멋진 나무그늘에서 쉬어가고 싶은데 아침을 일찍 먹은데다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때라 그냥 지나침이 조금 아쉬웠다.
남해군 역시 풍광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펜션이 있었고 또 여기저기서 펜션들을 신축 중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숙박시설들만 지으면 우리처럼 가난한 여행자들은 어디서 쉬어야할까?
선구리의 어느집 마당과 옥상에서 말리고 있는 고추와 ?
선구리의 마을회관에서는 마침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여쭤보니 결혼식피로연 중이라는데 결혼식은 남해읍이나 도회지에서 하고
마을 어르신들께 따로 대접하기 위해 출장부페를 불러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농담으로 들어가서 먹고 가도 되냐고 여쭈니 얼마든지 먹으라고 하신다.
이번 남해여행에서 여러번 느꼈던 점, 남해군은 참으로 후한 인심을 가진 고장이다.
선구리에서 선구횟집이라는 식당을 어렵게 찾았다. (14:00)
선구회집에서는 가장 간단한 메뉴인 회덮밥을 먹었다. (1인분 1만원)
마늘의 고장답게 마늘막걸리가 있어서 갈증해소용으로 한 잔 했는데 맛이 약간 시큼했다.
선구해변으로 모래가 이닌 몽돌해수욕장이다.
광양항으로 가는 듯 보이는 큰 컨테이너선이 가고 있는데 물동량이 상당히 많았다.
이 곳에서 다시 길을 잘못 들었다.
원래는 차길로 나가야 하는데 분명 표지판이 있어서 갔더니 한바퀴를 돌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나마 손해를 안 봤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이 정자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였다.
함께한 친구는 정자 위에서 30분 가량 아주 달디 단 오수를
즐기고 난 후 일어나며 모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을 가졌다고 했다.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 가족묘를 조성해 놨다.
경관이 멋지다고 포토스팟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도 만들어 놨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가천마을에 당도했다.(17:10)
정심과 휴식을 길에 헤맨 모든 것을 포함 7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