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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회식당

배흘림 2012. 6. 12. 15:18

  

백령도에서의 횡재, 자연산 우럭회덮밥을 먹다

(2012. 6. 8)

 

백령도에서 1박 2일이 3박 4일이 되어 작은 섬에서 지루할만 했지만

 비교적 알차게 보냈는데 그 중 하나가 백령도를 뜨기 직전 먹은 회덮밥이었다.

 

용기포선착장 부근에 있는 부두회식당 입구에는 인천시가 지정한 집이라고 붙어 있었다.

다른 일행들이 먼저 10시경에 예약을 하고 11시 반경 식당에 발을 들여 놓으려니

 주인할머니께서는 손님들이 어슬렁거리면 집중이 안돼 생선을 만질 수 없다시며

 약간의 짜증과 함께 한사코 나가서 기다리라고 해서 쫓겨 나왔다.



 

 

 

12시에 겨우 자릴 잡고서도 20여분을 기다려셔야 밥이 나왔다.

그제서야 할머니께서는 여유가 생겼는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기다려줘서 고맙고 또 미안하다고 하시며 밥을 한 양푼 퍼서 내 놓으셨다.

사실 밥 추가서비스는 식욕이 왕성한 군인들에게나 해당될텐데.......



 

 

 

나중에 할머니로부터 들었는데 우럭은 횟감용으로 들여온 것인데

어쩌다 보니 저렴한 회덮밥에 사용하게 돼 할머니의 심기가 불편하게 된거라 했다.

 

하지만 우리가 맛있게 먹자 할머니는 언제 짜증이 났었냐는 듯 좋아하시며

밥은 제대로 먹어야만 먹는 이와 만든 이 모두 기분이 좋다며 반찬도 더 주셨다. 

 

 

 

 

 

음식은 백령도에서 생산되는 채소와 까나리 등으로 만드는데 맛이 좋아서

우리 일행들 모두 식당이 집 가까운 곳에 있다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이었다. 

회덮밥의 가격도 7천원으로 착했다.



 

 

 

밥을 먹은 후 커피를 뽑고 식당에서 서성대니

할머니께서는 식당에서 나가라고 여지없이 내 치셨다.

 

그리고 모자를 두고 간 군인을 향해

 "××을 잘라 버려라. 군인이 정신을 어따 두고...."하신다. ㅎㅎㅎ

할머니에 대해 적응이 어느정도 됐다 싶으니 이제 백령도를 떠나야 한단다.

 

격동의 세월, 격동의 한반도 특히 접경지역에서 한평생을 보냈으니

그런 강한 생활력을 지녔을테고 부두회식당의 할머니 역시 섬여인네들

특유의 강인함일 뿐인데 우리에게는 투박하고 불친절하게 느껴졌으리라.

그러나 우린 속으로 미안해하시는 모습에서 따뜻함과 연민을 함께 보았다.

 

그래서 부두회식당 할머니를 감히 백령도의 욕쟁이할머니 임명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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