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우연히 본 해병사병 환송회
(2012. 6. 8)
백령도에서 1박 2일로 예정된 일정이 안개로 인해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해
그만 3박 4일의 비교적 긴(?) 여행이 되고 말았다.
매일 항구에서 기다리다 배편이 취소되면 돌아가길 사흘째,
그날도 오전에는 출항이 불허되고 안개가 걷혔다 끼었다를 반복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출항허가가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려 재빨리 짐을 챙기고
우릴 태우고 갈 마린브릿지호로 다가가니 군악대의 주악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그날은 해병장병들도 안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생활을 하루 더 하고 전역하는 날이었다.
원래 전역일은 목요일인데 배가 뜨질 못해 하루를 더 기다렸다가 가족 품으로 가는 거였다.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27년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봤다.
물론 귀신잡는 해병은 아니고 이 뽑는 육군 치과위생병 출신이지만......
장병들의 모습을 보니 키도 훤칠하고 인물도 다들 미남이다.
22개월여의 고생을 한 해병대 장병들 답지않게 피부도 뽀얗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여단장, 참모장님들이 말년병장들 빡시게 돌리지 말길 바란다. ㅎㅎ
아뭏든 이제 세상은 그대들의 것이고 세상은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다.
입대 전보다 세상은 더욱 각박해졌고 남북관계, 세계경제 모두 삐꺽거리고 있다.
그 어느것 하나 만만치 않은 도전들이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포항에서의 훈련병 시절을 상기하며 해병대정신으로 극복하라.
그러면 이 세상은 그대들의 것이 되리라 믿는다.
정의와 부(富)는 불현듯 찾아오지 않는다.
뼈를 깍는 인내와 고통 속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다가온다.
곧 군에 입대할 내 자식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군선배이자 애비로서 당부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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