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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칠장사

배흘림 2011. 6. 29. 15:31

재미있는 얘기가 가득한 천년고찰 칠장사

(2011. 6. 25)

 

      

        장마철에 여행을 가려니 날씨가 신경이 쓰여 기상청 홈페이지에 자주 들락거리게 되더라구요.

       1박 2일짜리 제천여행과 저울질하다가 그래도 당일이 부담이 적어 보여 안성, 청주행을 택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오전에 일시 소강상태였는데 운 좋게 비를 피해 답사를 마칠수 있었습니다.

       하느님 아니 부처님이 보우하사 이런 행운도 찾아오네요.  

 

 

       칠현산 칠장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사천왕문입니다.

 

       칠장사는 창건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라 진덕여왕 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칠현산은 원래 아미산이라고 불렸는데 칠현산으로 바꿔 부르게 된 재미있는 설화가 있습니다.

      

       고려 현종 5년(1014)에 혜소국사가 왕명으로 이곳에 머물면서 중창할때에절 주위에는

포악한 7인의 도적놈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도적이 물을 마시려고 절에 있는 샘에 갔는데

바가지를 보니 순금이라 도적은 품 안에 감추고 나왔고 다른 도적들도 물을 마시러 갔다가

금바가지를 발견하고 하나씩 옷 속에 감추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돌아와보니 훔쳐 온 금바가지가 온데간데 없어서 이상히 여긴 도적이

다른 도적에게 말하자 다른 도적들도 하나같이 금바가지가 사라진 것을 실토하였는데

 이들은 혜소국사가 신통력을 부린 것을 곧 알아차리고 혜소국사에게 교화되어 개과천선

 현인이 됐다는 설화에서 칠현산으로 부르게 됐답니다. 

       그런 연유로 칠장사(漆長寺)를 칠장사(七長寺)로 부르게 됐다고 하네요.

 

 

 

      조선시대에는 인조 원년(1623)에 선조의 비인 인목대비가 인조반정으로 복위되자

아버지 김제남과 아들 영창대군의 명복을 비는 원찰로 삼아서 크게 된 절입니다.

     

신라말에는 한 살 짜리 핏덩이 궁예를 10살때까지 숨겨 키워준 절이기도 합니다.

또 입장에 살던 박문수가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면서 나한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자는데 꿈에 과거시험 문제를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었다는 설화도 있지요.

문제유출은 심각한 문제인데 그럼 박문수의 과거급제는 무효야~ 무효!

 

 

 

      

칠장사는 벽초 홍명희의 대하소설 <임꺽정>의 무대이기도 한데 임꺽정의 스승인 백정 갖바치 출신

병해대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주민들에게 가죽신 깁는 법을 가르쳐 가죽신이 안성유기와 더불어

안성 특산물이 되었고 병해대사는 임꺽정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범종루

범종과 목어, 운판, 법고 이 네가지에서 우리의 사물놀이가 생겨 났다고 합니다.

 

 

 

칠장사는 사진에서 보듯이 거찰도 아니고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네 삶에 휴식이 필요할때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소박한 우리네 질그릇 같은 고졸한 절집입니다.

 

 

 

 

       

5단의 기단 위에 맞배지붕을 한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로 아주 옹골찬 느낌이 나며

법당 내부에는 삼존불이 모셔져 있고 우물천장에는 불화와 연꽃이 채색되어 있습니다.

 

 

 

 

 

괘불탱화를 거는 돌입니다.

 

 

        

절마당에는 삼층석탑이 있는데 원래 죽산에 흩어져 있던 탑 부재를 죽림리 목장에서 관리해오다 칠장사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봉업사지 석불입상 (보물 제 983호)

 

대웅전 오른쪽에 조각이 빼어난 석불입상 한 기가 있는데

불상과 광배가 같은 돌로 만들어진 불상은 원래 죽산리 봉업사터에 있었던 불상입니다.

 

봉업사가 폐사되자 죽산중학교로 옮겼다가 1980년경에 이곳으로 옮겨왔는데

 석불입상은 고려 초기 양식의 우수한 작품으로 보물 제 98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석불입상 옆에 거북 형상을 한 거북바위

 

 

 

나한전에는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현인이 됐다는 칠현인의 현신이라는 일곱 나한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혜소국사비(보물 제 488호) 비각

 

 

혜소국사비 비신

 

임진왜란 때 적장 가토 기요마사가 칠장사에 들러 무례를 굴었는데 이때 한 노승이 나타나 크게 꾸짖자

화가 난 가토가 칼로 노승을 치니 노승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비석이 갈라지면서 피를 흘렸다고 합니다.

 

이 광경을 본 가토는 혼비백산해서 달아났다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습니다.

이를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도 비신의 가운데가 갈라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비신의 양측에 새겨져 있는 쌍룡의 조각은 섬세하고 멋집니다.

 

 

 

비각 안에는 비신·귀부·이수가 각각 떨어진 채로 있는데  날렵한 비신에 비해 귀부와 이수가 지나치게 커 보입니다.

아마 큰 이수를 못 이겨 비신이 쓰러진 게 아닐까요?

 

 

  귀부

여러 각도에서 보니 무섭기도 하던데 이 모습은 장난스러운 표정이네요.

 

 

 이수 

조각이 크고 힘이 있어 보입니다.

여주 고달사지에서 봤을때와 같은 느낌입니다.

 

 

 

 

 

 

         부도

 

 

 

 

홍제관 내에는 5불회 괘불탱화(국보 제 296호), 3불회 괘불탱화(보물 제1256호)가 보관돼 있는데 부처님오신날에만 개방한답니다.

 

 

중국견 차우차우 같은데 이 녀석은 매우 양순합니다.

 

 

 

이 녀석은 묶여 있는 걸로 봐서 불도를 덜 닦았거나 불자가 아니거나 아뭏든 매우 흉악해 보입니다.

        혜소국사가 계셨더라면 현견으로 개과천선시켰을텐데요.......

 

        아뭏든 장마철 비 사이를 뚫고 칠장사 답사를 잘 마쳤습니다.

차에 오르니 비가 다시 오기 시작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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