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사량도 지리망산

배흘림 2008. 3. 24. 13:58

 

사량도 지리망산(398m) 산행

(2008. 3. 23, 개미산악회))

 

토요일 오후 용왕산에서 런닝을 40분 정도 하고 있을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1시간을 채운후 마무리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데 우산이 필요할 정도로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토록 부정확했던 기상청 아니 해명청의 예보가 보란듯이 딱 맞아 떨어집니다.

 

기상청 홈피에 접속해서 일요일 날씨를 검색해보니 비는 일요일 오후까지 내리고

특히 산행 예정지인 남부 지방은 최고 60 mm까지 예상합니다.  

 

지리망산은 국내 5대 악산에 들만큼 바위산이고 좌우 절벽길과 세미클라이밍 수준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던데

우중에 클라이밍할 생각을 하니 슬슬 걱정이 앞섭니다.

 

산악회 회장으로부터 취소 통보가 안오나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 봅니다.

여느때 같으면 취소할법도 하건만 이상하게 연락이 없어서 11시경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새벽 4시 30분 알람 소리에 일어나 산행 준비하고 5시 30분 오목교역에 당도하니 보란듯이 버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서울을 벗어나지 못해 안달난 아니 환장(?)한 산꾼들이 앉아 있습니다.

 

대진고속도로 덕유산 구간을 지나 함양, 산청을 지나니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립니다.

그런데 삼천포항에 도착 (10:10)하니 빗방울이 잦아들기 시작하고 유람선에서 내리니 비는 완전히 멎어 있습니다.(11:40)

이미 삼천포항 주차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버스 수십여대가  서 있는데

오늘 사량도 배편 예약자만 오천명에 이른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내지항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데 비온 후라 등산로가 매우 미끄럽습니다.

이미 여기서부터 바지가 흙으로 범벅이 되기 시작합니다.

 

능선에 오르니 좌우에는 운무로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그저 앞사람의 발자욱만 따라 발걸음을 뗍니다.

 

땀이 많은 저로서는 습도가 높으니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더 안보입니다.

아예 안경을 벗고 맨 눈으로 진행합니다.

시력 좋은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이 새삼 일어납니다.

 

 

 

옥녀봉과 대항선착장에서 방파제 안의 어선들, 그리고 옥녀봉 반영

 

 

유람선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

 

 

유람선 상에서 담아본 어선 

 

 

 

 

날씨가 좋은날은 지리산을 볼 수 있다하여  붙여진 지리망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일어나보니 다행스럽게 하늘이 열려 있습니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몇 장 찍고 배낭 정리하고 일어서니 불과 5분 정도 사이에 다시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표지석에는 그냥 지리산으로 되어 있네요.

 

옛날에 뱀이 많아 붙여진 이름 사량도는 상,하도와 수우도 세 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데 불모산 부근에서 바라본 하도입니다.

지리망산, 옥녀봉이 있는 섬은 상도입니다.

 

 진달래꽃이 도시의 그것보다  빛깔이 참 곱습니다.

 

옥녀봉과 하산하는 등산객들 

여기도 아파트가 들어서 있습니다.

 

 송아지가 귀엽습니다.

 

5시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나 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도 이 지역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듯 합니다.

먹거리도 부족하지만 먹고 쉴 시간의 여유도 없이 바로 배에 올라야하기에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산행시에 조망이 이 정도만 됐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비가 오지 않은 것만도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산악회 회장이 방금 지난 봉우리가 옥녀봉이라면서 하산하자고 합니다.

채석장같은 자갈밭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니 10여분만에 섬일주도로가 나옵니다.

그런데 호돌이 형님등 선두그룹을 진달래 밭에서 만났는데 옥녀봉을 지나서 내려오는길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습니다.

많은 인파에 진행이 더딘 코스를 끝까지 고집했다면 제시간에 하산했으리라 보장할 수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산악회 회장님의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보이는 곳이 육지인지 섬인지 분간도 할 수 없지만 아름다운 오후입니다.

 

 과자를 던져주니 언제 나타났는지 갈매기들이 군무를 펼칩니다.

 

 

 유람선에서 본 사천시

 

 

 

날씨의 변화가 참 많은 날이었습니다.

물론 빛의 변화가 심해 사진도 매우 어려운 하루였습니다. 

 

 유람선 치고는 배의 규모가 굉장히 컸고 시설 또한 좋고 청결했습니다.

1층에는 무도회장까지 있어서 춤꾼들에게는 일석이조의 나들이를 즐길수 있어 만족스러워 하더군요.

 

 이제 사량도, 삼천포의 추억들을 안고 각자 자신의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버스가 대진고속도로 함양을 지날 때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봄철 건조하고 땅이 메마를때 비가 와주고 산행시에는 잠시 비도 쉬어가는 센스,

하늘과 땅의 박자가 착착 맞아 떨어지는 하루였습니다.

아니면 우리 누군가 행운을 몰고 다니는 복덩이가 있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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